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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자연건강법으로 육아를 실천하는 엄마들의 모임

잘먹고, 잘살자

본문

 

 옛날 같으면 못 먹어서 병이 생겼다지만, 요즈음은 너무 많이 먹어 생기는 것이 병. 채식을 위주로 하던 우리의 식단이 각종 인스턴트 식품과 육류로 대체되면서 다양한 질병이 늘어나게 되었다는 주장이 심심치 않다. 더구나 마치 신처럼 여기던 현대의학으로도 치료하지 못하는 병이 생겨나고, 의사들의 지나친 권의의식과 성분을 알 수 없는 약들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원인을 지나친 환경오염과 잘못된 식습관에 있다고 보고, 우리 몸을 우리가 알고 아이들에게 만큼은 건강한 것을 먹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자연건강법으로 육아를 시도하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얼마 전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 라는 책이 나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심한 오염과 인공적인 먹거리만이 가득한 세상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여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또 한권의 책 「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 또한 운동가이자 자연요법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최민희 씨가 자신의 둘째딸을 낳아 기르면서 얻은 지혜들을 모아 담고 있다. 이 두 권의 책이 세간에 화제가 되면서 많은 엄마들이 자연 속에서 아이들의 먹거리를 찾고 자연건강법으로 아이의 병을 치료하려는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엄마들간의 정보교류가 손쉬워 지면서 웹사이트 상에 같은 뜻을 가진 엄마들의 모임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자연건강법 육아 실천 모임
우리의 몸 우리가 알자

 

「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의 저자인 최민희 씨가 주축이 되어 운영되고 있는 수수팥떡(http://www.asamo.or.kr)은 자연건강법으로 육아를 실천하는 웹사이트 상의 대표적인 모임이다. 약 1년 여 전에 문을 연 이 사이트는 자연육아를 실천하고자 하는, 혹은 병원이 아닌 곳에서 아이의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엄마들로 항상 북적인다.

수수팥떡의 신라영 씨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은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의사의 권위가 지나치게 높아서 스스로 자신의 몸에 대해 정확하게 알거나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몸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고 독점되어 있는 것이죠. 특히나 없는 사람들일수록 병원치료에서부터 소외되고 있어요. 그래서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알아서 없는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각종 성인병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도 무렵. 70, 8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실효를 거둔 후 10년 정도 지난 시점과 일치한다. 경제성장으로 식탁을 갈수록 풍성해지고 서구의 것을 숭상하는 태도는 식탁에도 찾아와 육류의 섭취가 늘어갔고.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문명 속에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는 먹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 자리잡아갔다. 즉 10여 년 간의 무분별한 식생활습관이 90년대까지 병을 키웠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90년으로부터도 10년이 더 지난 2002년, 이제는 단순히 섭취하는 음식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음식이 안전한가의 문제까지도 거론되는 시점이다. 자연자체가 과도하게 오염되었기 때문에 사실 자연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음식이 안전하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먹고살아야 하나.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생활운동으로 접근해야 할 터

 

수수팥떡의 신라영 씨는 "사실 지금시점에서 완전히 안전한 식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편이 맞죠. 자연자체가 오염되었기 때문에요. 하지만 자연자체가 오염되고 완전한 식품이 없다고 해서, 뭘먹어도 마찬가지인 것은 아니죠. 되도록 할 수 있는 데까지 몸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는 편이 낫다는 거죠. 물론 땅이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채소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같은 조건이라면 육류보다는 채소가 더 도움이 되죠. 중금속이나, 오염물질 등이, 먹이사슬을 따라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축척 되기 때문에 같은 조건이라면 녹색식물보다는 육류에 더 많은 오염물질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라고 말했다.

 

수수팥떡의 경우 그 중심을 육아에 두고 시작한 모임이지만 단순히 육아에만 머무르고자하는 것은 아니다.

"저희는 자연육아법을 통해서 자연건강법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그래서 병이 생긴 다음에 병을 치료할 목적으로가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건강법이었으면 하구요. 더 나아가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생활운동입니다. 오염된 환경과 바쁘게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운동인 거죠. 예를 들어 처음에는 엄마들이 아이에게 병이 있다던가 해서 저희 사이트를 찾게 됩니다. 그 병의 원인을 치료하기 위해 식단을 바꾸면 가족전체의 식탁이 바뀌는 거구요. 그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해 환경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시작은 아이로부터 출발하지만 사회전체의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확대되는 기회를 제공하고싶어요."

 

그래서 수수팥떡에서는 자연건강법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 외에도 단식프로그램 운영, 자연건강법 강의 진행, 아토피와 자연요법 특강 등을 진행한다.

"사실 정말 해 볼만한 프로그램은 많다고 생각해요. 가장 해보고싶은 프로그램은 예비 부부 교실이라고 이름붙일수 있는 그럼 프로그램인데요. 사람의 체질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시기를 태중에 있을 때부터 3돌 정도까지로 보거든요. 그러니까 엄마 아빠의 몸이 건강한지 아닌지도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그래서 아기를 낳을 계획이 있다면 적어도 6개월 정도전에 단식을 하고 6개월 간 자연식으로 식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유지한다면, 그냥 아기를 낳는 것보다는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이와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도 유익할 것 같아요. 그런 계기를 통해 부모가 변화하는 기회도 될 거구요."

 

소에게는 소젖, 사람에게는 사람 젖

 

기자가 찾아간 성남의 한 아파트에 점심시간이 가까워오자 아이를 안은 엄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모두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 2주에 한번 꼴로 가까운 지역의 엄마들이 모여 모유에 대한 정보도 나누고 함께 놀이프로그램도 진행하는 그런 모임이다.

이 엄마는 인터넷 모유수유정보신문(http://www.breastfeeding.co.kr)을 통해 만나 프리챌에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유수유율은 약 15% 미만. 열 명중 여덟이 넘는 아기가 분유를 먹고 자란다. 아직 사회적으로 모유수유에 대한 인식이 낮은데는, 직장여성들이 모유수유를 하기에는 불합리한 조건에 놓여있는 것도 한몫을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우유 단백질에 대한 과도한 믿음 때문이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사실 우유는 소젖이지 사람 젖이 아니죠. 그런데 그런 소젖인 우유가 사람 몸에 좋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죠. 사람도 마찬가지이지만 동물도 새끼를 낳고 기르는 시기에만 젖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먹는 우유를 짠 소는 새끼를 낳아 키우려고 젖이 나오는 게 아니죠. 우유 생산을 위해 여성호르몬제를 계속해서 투입하기 때문에 우유가 나오는 거죠. 물론 우유회사들은 우유가 살균처리과정을 거쳐 안전하게 가공된다고 하지만 여성호르몬제를 맞아서 짠 우유가 아이를 위해 만들어지는 엄마의 젖보다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사실 최근까지 매체를 통해 분유광고가 가능했던 나라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 밖에 없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유식광고마저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현재 분유회사의 막대한 로비에 의해 우리나라에서는 이유식광고가 진행중이며 그 과정에서 교묘하게 분유를 광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유가 분유보다 좋은 이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왠지 모유수유는 불편해 보인다. 아이와 한시도 떨어질 수 없고. 엄마들 몸매도 망가질 것 같고 여자들의 사회생활에도 막대한 장애물이 될 것만 같다. 게다가 분유를 먹은 아이들이 더 잘 잔다고 하지 않는가.

"보기에는 모유수유가 왠지 귀찮을 것 같지만 막상 해보면 분유를 먹이는 것보다 훨신편하답니다. 일단. 일일이 분유통을 삶지 않아도 되죠.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외출할 때도 주렁주렁 달고 다닐 것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몸만 가면 되죠. 특이나 아이가 아플 때, 모유는 정말 좋은 치료제가 됩니다. 그리고 분유를 먹이면 아기가 잘 자는 이유는 분유자체가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이기 때문에 소화를 시키기 위해 잠을 자는 거니까 잘자는 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죠. 몸매가 망가진다고들 하는데, 저희들 중에는 모유를 먹여서 몸매를 망가트린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산후조리에 도움을 주죠. 물론 직장여성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국가와 기업이 개선해야죠."

듣고 보니 정말이지 분유보다 백번 낳은 것이 모유수유이다. 그런 대도 왜 모유수유율을 15%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모유수유의 적 - 산부인과

 

산모가 아이를 출산했을 때 2시간내에 젖을 물려야만 모유수유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엄마가 아이를 낳고나면 아이는 곧장 신생아실로 옮겨지고 엄마와 아기가 첫 대면을 했을 때 아이는 엄마 젖보다 분유 병을 먼저 빠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분유의 경우 포만감 때문에 아이는 3시간동안은 깨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는 엄마가 특별히 분유를 먹이지 말기를 주의하기 전에는 당연스레 아기에게 분유통을 물려버린다. 오랜산고에 정신 없는 엄마는 모유를 수유할 시기를 놓치게되고, 이후에 모유를 수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높은 제왕절개 분만 율도 한 몫을 한다.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을 경우 산모의 회복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엄마와 아기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더욱 늦어지고 당연히 모유수유는 어려워진다.

즉,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 등의 모유수유에 대한 인식개선이 없다면 산모들의 모유수유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잘 산다는 것이란 무엇일까. 경제성장과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돈이면 모든 것을 살수 있는 세상, 잘 산다는 것은 비싼 것을 먹고 좋은 것을 가지는 것 일까? 그렇다면 왜 영양가 높다는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 병드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는 것일까?

잘산다는 것은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自然)스럽게 사는 것 아닐까. 자연의 흐름에 따라 자연의 정복자가 아닌 자연의 일부분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을 배워야할 세기. 이제야 잘못들어선 길을 알고 되짚어가야 하는 우리의 현실에, 문득 문명의 진보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글 · 사진 박채란 객원기자(rhanair@korea.com)

 

작성자박채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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