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아동(兒童)·청소년(靑少年)의 문제행동과 접근방법 > 기획 연재

정신지체아동과 청소년이 다니는 학교나 시설에서 별안간 흥분하거나 화를 내고 친구들을 차거나 때리고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파괴하고 제자리에 조용히 앉아있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음식이나 물건을 훔치고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공격적이고 주위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비사회적인 돌출행동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먹지 못할 음식을 먹거나 자신을 상해하는 자기공격적인 행동을 통해 주위 삶들을 매우 힘들게 하기도 한다.

소위 문제행동으로 불리는 이러한 행동은 흔히 중증이나 중복장애를 가진 정신지체인에게 자주 관찰되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비장애우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행병학 연구에 의하면 정신지체인의 10∼40%는 어떤 형태이든지 정신장애를 갖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결과는 정신과 치료나 심리치료가 당연한 처치로 받아들여져서는 안되며 대부분의 정신지체인의 돌출행동은 생활중심의 교육과 치료를 통해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돌출행동에 대한 해석은 다음 몇 가지 모델들에서 차이가 있다.

의학적 모델

가장 오래된 학문적 모델은 의학적 모델로 오늘날까지 널리 설득력을 갖고 있다. 전통 정신의학에서는 근본적으로 정신지체, 돌출행동, 그리고 질병을 같은 범주로 보고 있다. 정신지체인의 정신장애와 돌출행동을 ‘과민성, 자극성 정신박약’ 혹은 ‘둔감성 정신박약’으로 정의하고 정신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정신지체인의 정신적 상해, 감정적인 갈등문제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의학적 이론 역시 정신지체인의 정신장애에 대한 병리학적인 연구결과는 극히 일부분의 외형적인 증상만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사회학적 모델

전통적인 정신의학 모델은 사회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이론의 발달로 대체되었다. 먼저 사회심리학에 바탕을 둔 사회화이론에서는 정신지체 아동과 청소년의 돌출행동의 발생을 부모의 교육성과의 부족으로 보고 가족 간의 상호작용장애와(나) 결핍된 사회화의 결과라고 정의한다.

「사회학적-체제비판적 연구」에서는 돌출행동과 전적인 시설수용과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증명하였다 (Goffman, 1972). Labeling-Theorie(낙인이론)에서는 돌출행동의 발생과정을 사회규범의 습득과 사회적 통제수단의 방법을 주 과제로 삼고있다. 규정을 위반하는 행동들을 - 예를 들어 학교에서 한 학생이 일정시간이상 다른 학생들을 방해하고 떠들며 제지하는 교사의 말을 듣지 않는 행동 - 시발로 하여 교사의 강도 높은 개입에도 학생이 적응하지 못하고 갈등이 커져 긍극에는 ‘수업불가능자’로 낙인이 찍히게 되어 학교나 시설을 떠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지체아동과 청소년은 결핍된 사회화 조건의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비판이 대두되었다.

체계적 생태이론

최근 돌출행동에 대한 해석은 일련의 원인관계가 아니라 상호관계 속에서 시도되고 있다.

체계적 생태이론에서는 수업을 방해하는 돌출행동은 학생의 입장에서 강제적인 교육현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도가 담긴 반응으로 보고 있어 수업에 방해가 되고 사회적인 부적응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해 갈등을 해소시키고자하는 교사의 노력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의 행동은 상대방의 행동에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상호작용적이기 때문이다.

즉, 돌출행동은 단지 그 개인만이 아니라 개인과 주위환경(사람, 사물, 사건들)과의 관계에 장애가 있음이 표출되는 것이므로 관계 속에 있는 사람과의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방식에 접근하면서 타인의 눈에 비정상적이고 비사회적으로 비춰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체계적 생태이론에서는 ‘정신장애’ 혹은 ‘행동장애’라는 개념은 사용되지 않는다.

체계적인 생태이론에 근거하여, 위에서 언급한 정신지체학생의 돌출적인 수업행동들은 교사에게 있어서 교육적 도전으로 받아들여 교육진단과 교수법에 변화를 시도하게된다. 여기서 교육진단이라 함은 특수교육의 관점에서 특별한 개인지도와는 구분이 된다.

사례를 통해 돌출행동에 대한 접근방법의 중요한 단계들을 설명하고자 한다.

<예시>: 놀이시간을 마치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놀이감들을 정리하고 제자리에 앉도록 지시하였다. 혼자 놀이에 열중하던 영수는 제자리로 돌아가라는 교사의 지시를 무시하였고 영수에게 다가가 놀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교사에게 "싫어요!"라고 거부하면서 점차 발을 구르고 소리를 지르며 구석 바닥에 주저앉았다.

먼저 아동(학생)의 돌출행동의 빈도와 강도에 대한 기록을 관찰한다.

예시: - 자주 매일 발생함.

- 수업일자가 지나면서 점차 강도도 심해짐
아동의 돌출행동의 긍정적인 함축의미를 도출해 보고 스스로 질문을 통해 검증해 본다.

예시: 영수의 돌출행동은
- 수업에 따른 인지기능의 과부담을 피하기 위한 표출행동이다.
-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를 더하고 싶은 의지의 표출이다.
- 어느 정도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지 교사의 인내를 시험해보려는 의도이다.
- 교사의 지시보다 스스로 결정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출이다.
- 교실에서 관심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고자 하는 의도이다.
- 자신을 수업에 끌어들이려는 교사의 의도를 경험을 통해 간파했기 때문이다.
-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 자신이 하고있는 놀이를 방해받지 않고 끝내고 싶은 의지의 표출이다.
- 의자에 조용히 앉기보다는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은 의지의 표출이다.

학생의 긍정적인 메시지와 장점을 찾아낸다. 단순한 돌출행동의 증상에만 개입의 초점을 맞춘다면 학생의 근본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현재의 개입방법으로 증상이 누그러졌다 할지라도 학생이 의도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좌절만을 경험했다면 증상은 다시 재발하게 되고 강도 역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학생의 긍정적인 신호와 장점을 기술한다.
- 빈도와 강도를 고려하면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관찰한다.
- 긍정적인 신호의 의미와 기능을 기술한다.
- 전체적인 분석과 비교를 해본다.

예시: - 교사는 영수의 행동에서 하던 일을 끝마치려는 성향을 있음을 보았다.
- 교사는 영수가 아직 끝내지 않은 놀이를 제지시켰을 때 거의 화를 내고 있어

그의 돌출행동에 대한 함축의미를 알 수 있었다.

- 그의 일을 완성하려는 의지는 학습과제를 해결할 때도 나타났다. 그러나 자신의 지적수준을 넘어 과도한 부담이 될 때는 즉시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특히 그의 완성의지는 그가 하고자 하고 이해했으며 실제행동으로 보여지는 과제를 수 행할 때 잘 나타났다.

수업의 구조적인 요소를 재검토한다. 학생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과 평가는 학습과정을 변화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즉, 어느 정도로 개별적인 교육방법을 사용해야하는지, 어떻게 긍정적인 메시지나 학생의 장점을 살리고 도전적인 행동은 줄여나가야 하는지, 동시에 긍정적인 사회성 발달과 학생개인에게 의미있는 자아정체적인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가능성과 변화를 찾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가능한 총체적인 방법이 고려될 수 있다.

그밖에 필요로 되는 개별적인 특별한 도움으로는 강도 높은 개별화 교육과 치료 등 문제의 양상에 따라, 그리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행동(돌출행동)과 접근방법은 가정 혹은 시설이나 그룹홈에서 생활하고 있는 성인 정신지체인에게도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