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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리포트] 장애우 고용을 늘려가는 일본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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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맥도날드햄버거가 무척이나 많다. 우리 집에서 5분 정도 거리에만도 세 군데나 있을 정도이다. 광우병파동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는 하지만 아직도 맥도날드 햄버거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 맥도날드가 얼마 전 전국 3702점포 중 대부분에서 수화사용이 가능해졌다는 발표를 했다. 예를 들어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주문하시겠습니까?’ 등이 수화로 가능하고 , ‘물 좀 주세요, 화장실이 어디죠?’ 라는 고객의 수화를 알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객의 편의를 위해 수화가 가능한 직원에게는 푸른 뱃지를 착용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 맥도날드 햄버거가 햄버거 장사에서 최고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사실은 장애우고용율에서도 최고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법정 장애우고용율이 1.8%인데 반해 맥도날드는 2.8%로 최고의 장애우고용율을 보이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약 100여 개의 점포에서 정신지체장애우가, 20여 점포에서 지체장애우가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높은 고용율은 바꿔 말하자면 낮은 퇴직율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99년 6월까지 맥도날드를 떠난 장애우는 4명에 그쳤다. 맥도날드에서는 장애우가 일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해마다 양호학교의 학생을 실습생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양호학교 선생님들도 맥도날드에 파견을 나가 직접 일을 해 봄으로써 현장에서 필요한 학생들의 능력을 학교에서부터 기를 수 있는 여건도 마련했다. 그리고 약 2만 5천 항목에 이르는 맥도날드 메뉴얼에는 (지적)장애우가 일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일에 관한 꼼꼼한 설명이 적혀 있다.


일본 복지작업소의 긍정적인 변화들


일반고용에서의 이러한 움직임과 더불어 최근 눈에 띄는 것이 복지작업소의 변화이다. 복지작업소란 수산시설, 작업소로 대표되는 복지적 취업의 한 형태로 ‘지체장애우복지법, 정신지체장애우복지법에 기준한 지체장애우갱생원호시설, 정신지체장애우원호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곤란한 신체장애우, 지적장애우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자활에 필요한 훈련 등을 행하는 시설’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일본 전국에 약 5,200여군데(99년 현재)가 있으며, 시설 당 평균 이용자수가 14.3명, 평균 이용기간이 7년이라고 한다. 복지작업소의 가장 큰 특징은 소규모라는 것이다. 전국 어느 곳에 가도 약 20명의 이용자와 4~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가족적인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일반고용이 어려운 장애우, 일반고용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복지작업소에 입소한 장애우가 이곳에서 오랜 기간 있을 수 있는 것은 가족적인 분위기와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성에 맞는 작업방법이 연구되기 때문이다. 일반기업에 장애우가 적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대인관계라는 것을 감안해 가능한한 대인관계로 인한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작업을 행하는 과정에서도 무리하게 작업위주의 부담을 주지 않고, 가능한 작업만을 담당하게 한다. 예를 들어, 종이 자르는 것이 어려운 이용자에게는 자르는 선을 긋는 일을 담당하게 한다. 반드시 선이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니라도 선을 긋는 작업을 넣어 그 사람에게 가능한 일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다른 일반고용에서는 볼 수 없는 작업소만의 특징일 것이다.

최근 작업소에서는 이용자의 일반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용장애우가 일반 기업에 실습을 나가거나 새롭게 취직을 하면 작업소 직원이 함께 동행한다. 화장실 이용법, 다른 직원에게 인사하는 법 등에 대해 조언을 제공하고, 회사측에는 해당 장애우의 금기사항, 시설보수 등을 조언한다. 직원의 참여로 인해 장애우는 새로운 환경에서 오는 불안감을 줄일 수 있고, 기업에서는 장애우의 능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 복지작업소 직원에게 중요한 것은 가능한한 회사측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한다. 만약, 장애우의 편의만를 회사측에 강조한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장애우취업의 질적 확대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하고 있다. 맥도날드, 복지작업소는 목적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지만 장애우취업의 정착을 위해 노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이 기업의 사회성을 생각하고, 복지시설이 기업의 생리를 인정할 때 장애우취업의 길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 이범석(일본 군마대학 의학부 보건학과 작업치료 전공)


 

작성자이범석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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