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공항 편의시설, 장애우에게는 여전히 문턱 높다 > 기획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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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신공항 편의시설, 장애우에게는 여전히 문턱 높다

[연중기획] 편의시설 환경을 점검한다(5)

본문

인천국제공항이 처음 문을 열 당시 많은 언론에서는 인천신공항 여객터미널이 주차장에서 출국 도우미까지 대기하고 있는 세계수준의 장애우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대서특필했다.
인천공항측 역시 여객터미널 종합안내센터에 도우미가 24시간 배치돼 장애우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안내나 편의시설 안내를 1대 1로 돕고, 장애우가 주차장 등 첫 도착지부터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각 교통시설의 일정 장소에 설치된 호출기를 누르면 종합안내센터의 도우미를 부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다 장애우 전용 엘리베이터를 따로 설치했고, 일반 엘레베이터에도 아래쪽에 장애우용 조작버튼을 별도로 만들었으며, 전체 주차장 주차면적의 1%를 장애우용으로 배정해 장애우들이 쉽고 편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배려했음을 강조했다.그러나 이런한 공항측의 이야기와 언론의 보도들은 공항 현관에서 바로 깨져 버린다
.
인천국제공항은 장애우들이 이용하기엔 여전히 미비한 게 너무 많다. 공항측의 말대로 엘리베이터, 장애우용 화장실 등 눈에 보이는 편의시설은 꽤 갖추고 있지만 공항 도착에서 출국까지의 동선을 점검하면 곳곳에서 불편을 강요하는 장애물이 발견된다.
어떤 것들이 장애우들의 공항이용을 불편하게 하는지 살펴보았다.

 

지하주차장 출입구부터 철제 말뚝이 휠체어 가로막아

 

▲인천공항편의시설의모습

인천공항측은 휠체어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지하 2층, 지상 4층 바닥면에 "턱"을 두지 않았고 경사로도 가능한한 설치하지 않았으며, 어쩔 수 없이 경사로가 필요할 경우 폭을 1.6m 이상 확보하고 기울기를 1/12 이하로 해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항공사측과 항공사는 4대의 전동휠체어를 마련, 안내데스크에 요청할 경우 장애우,노약자들에게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하주차장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출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앞서 말한 이야기들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여객청사 지하주차장의 장애우 주차구역은 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출입문 입구에 10센티미터 높이의 턱이 있어 휠체어 이용자를 힘들게 한다. 특히 문 앞에는 손수레 운행을 막기 위한 철제 말뚝이 30센티미터 간격으로 세개 박혀 있고, 엘리베이터 앞에도 촘촘이 세워져 있는 말뚝 때문에 주변사람들이 휠체어를 들어서 옮겨주지 않는 이상 이용하기가 어렵다. 주위 사람의 도움이 없다면 엘리베이터를 눈 앞에 두고도 20분 이상의 거리를 돌아서 걸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시각장애우를 배려한 편의시설은 거의 없어

 

청사 앞 횡단보도에는 시각장애우가 개인 휴대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음성안내기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안내기는 국내에 유통되는 여섯 종류의 리모컨 중 두 종류만 정상 작동된다.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말 모든 종류의 리모컨에 작동되도록 규격을 정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횡단보도 시작 부분에만 점자블록이 있을 뿐 공항 안으로 들어서면 점자유도블럭을 찾아볼 수 없어 비장애우들도 헤매기 쉬운 넓은 공항에서 장애우들이 원하는 곳까지 정확히 가는 것은 더욱 어렵다. 지하철처럼 동선을 따라 점자유도블록이라도 설치했다면 휠씬 이용이 수월했을거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입출국장 로비 등에 49개가 설치된 공항시설 안내정보 단말기에서는 장애우 시설 관련 정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점자로 된 안내판이나 책자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용이 불편하다.

엘리베이터를 타도 버튼에는 점자로 층수가 표시되어 있지만 음성안내방송이 잘 들리지 않아 타고 내리는데 불편함이 있다.

 

항공사 카운터 너무 높아
휠체어 장애우들 이용하기에 어려워

 

눈에 보이는 편의시설은 어떤 곳보다 정성을 쏟아 배려한 것처럼 갖추어져 있지만 정작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비합리적이기 일쑤다. 3층 출국장의 항공사 카운터들의 높이 역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우들에게는 너무도 높은 높이이다. 장애우 전용 화장실이나 전화기를 만든 건물에서 정작 출국수속을 밟기위한 항공사의 카운터 높이는 150센티미터 정도가 된다. 비장애우가 서도 가슴 위를 윗도는 카운터는 휠체어 장애우나 노인들의 경우 그 앞에 서 있어도 항공사 직원들은 그를 볼 수 없는 지경이라 항공사 직원을 불러서 1대1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넓은 공간의 화장실 그러나
물내리는 스위치 변기 옆에 붙어 있어 사용 불편

 

인천국제공항에는 먼저 일반인 화장실보다 두배 가량 큰 장애우 전용 화장실이 지하 2층, 지상 4층의 공간에 172개나 설치돼 있다. 크기도 가로 2m 세로 2.2m로 넓찍해 전동 휠체어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했다. 또 손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수도꼭지에 살짝 손을 대면 일정한 온도의 온수가 공급되도록 전자감응식 세정장치를 설치했다.

그러나 화장실의 물 내리는 스위치가 변기 옆에 붙어 있어 몸을 구부려 누르기가 쉽지 않아 휠체어 장애우들에게는 자동 센서식이 필요하다.

 

어디에도 없는 직원 호출용 전화기,
직원호출 헬프폰 공수표

 

공항공단측은 개항과 동시에 헬프폰을 운영한다고 여러 차례 발표했다.직원호출 헬프폰은 인천공항이 문을 열 당시 이용자 모두가 가장 편하고 쉽게 1대 1로 종합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내세운 시설이었지만 문을 연지 한달이 지나도록 공항공단 내 건축팀과 정보통신팀이 전화 박스함 설치를 서로 미루고 있다. 지하주차장에서 가까운 엘리베이터 앞에 헬프폰으로 보이는 전화기 한 대가 있기는 했지만 아직 비닐도 뜯어놓지 않은 채로 있어 직원호출 헬프폰은 공수표임을 알게 했다.
인천공항 공보실 관계자는 "헬프폰 설치가 늦어진 것은 공사 실무 부서간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비나 눈으로부터 전화기를 보호하는 박스함 구매가 늦어졌기 때문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설치 작업을 끝내 장애우들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불편하기 이를데 없는 공항시설에 짜증나는 마음을 억누르며 버스정류소로 걸어나와 휠체어 탑승시설을 갖춘 공항행 버스가 있는지 둘러보았다.
최고급 시설을 갖추었다고 자랑하는 리무진 버스 마저도 휠체어리프트가 있는 차량은 없다. 장애우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길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한가지 단편적인 모습이라 하겠다.

글/ 함께걸음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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