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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수의 창업전야] "나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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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하루를 살고 새벽 2시쯤이라고 가정해 보자. 갑자기 서러운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도대체 왜 내 인생은 이다지도 고달픈 것일까, 누구하나 믿고 기댈 곳도 없고, 난 알고보면 참 착한데.....

 

이런 기분이 든다면 얼른 종이를 꺼내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 보자. 자기자신에게도 좋다. 가식없이 순수하게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 그리곤 얼른 접어 서랍속에 넣는다. 그리고 자고 난 아침에 그 편지를 꺼내 읽어보면 정말로 솔직하게 쓴 사람이라면 첫 번째 단락을 읽기도 전에 "정말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새벽은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흔히들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템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이는 한쪽 면을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제대로 창업을 하고 성공하려면 "누가 어떤 아이템을 선택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첨단을 걷는 실리콘밸리에서도 투자자들은 누가 어떤 아이템으로 투자를 요청해오는지를 판단요건의 첫 번째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의외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실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여유없이 빠듯한 가운데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에서 창업의 첫걸음을 시작해 보자.

 

나를 보는 네 가지 단계

 

그렇다면 이제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자. 이달의 주제는 "창업, 나를 아는 데서 시작하자"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나"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겉으로 보이는 나와 진짜 나. 겉으로는 독하고 세 보이지만 속으로는 유우부단하고 맘도 여리다거나, 보기에는 약해 빠졌지만 속으로는 실속을 챙기는 나. 이런 식의 겉과 속다름은 성격을 구분하는데는 요긴할지 모르겠지만 창업을 준비하는데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창업준비생이라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며,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4가지 방법으로 나를 구분해 보자. 다소 엉뚱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잘하고 못하며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창업상담을 하다보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지난 5년간 광고업계에서 일해 왔는데 이젠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식이다. 이 경우 잘하는 것은 광고 일이지만 싫증이 나서 다른 일을 찾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을 잘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은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그 분야의 창업을 하는 게 좋다.

 

그렇지만 위의 예처럼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면 둘을 잘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같을 필요는 없다. 일은 일이라고 생각하며 취미나 여가생활을 통해 좋아하는 일을 찾으며 되니까. 물론 요즘은 직장인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좋아하고 잘하고

 

시작은 좋아하는 일부터 정리하도록 한다. 시시콜콜, 아주 작은 것까지 적어 나가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음악을 좋아한다는 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수 누구의 어떤 노래를 좋아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자. 누워서 천장 바라보며 빈둥거리는 것도, 지나가는 아가씨 힐끔거리는 것도 솔직하게 적자. 누구 다른 사람 보여줄 것이 아니라 내가 살펴보려고 하는 거니까 한두 개 적으니 더 이상은 적을 게 없다는 식의 태도는 삼가야 한다. 하루종일, 아니 며칠을 생각해서라도 종이 몇 장에 빼곡이 적어야 한다.

다음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지만 - 물론 예외의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하다 - 잘하는 것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한다. 최소한 종이 한 장 분량은 채우도록 하자.

정말 중요한 부분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잘 못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셈이 흐리다든지, 기억력이 좋지 않다든지, 길을 잘 모른다는 소소한 것까지 잘 못하는 것을 적는 일은 좋아하는 일을 적는 것만큼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싫어하는 것을 적는다.

바퀴벌레를 싫어하고, 밖에 나가는 것을 싫어하고,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하고 등등등...... 이 역시 솔직하게 적는게 필요하다. 이렇게 네 가지를 적는 일은 자신을 구석구석 살펴보는 단계로, 때론 힘들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적다보면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첫 번째는 자신을 잘 알게 된다는 것. 사실 자신이 생각하는 나와 남이 보는 나는 상당부분 괴리감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남을 보는 것만큼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은 게을리 했다는 것으로, 충실히 따라했다면 자신의 실체를 깨닫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글쓰기"에 한걸음 다가서게 된다는 것이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글쓰기에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사업이라면 "사업계획서" 쓰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는 정말로 힘든 일이다. 때문에 그냥 말로 설명하고 아는 사람들끼리 대충대충 해 나갈 것처럼 시작하는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지만, 사업자 등록을 하고 홍보문안을 만들다보면 결국 글쓰기는 피할 수 없다. 한가지 더. 큰 성공은 아니더라도 나름의 성공을 거두고 주목을 받는다면, 그때부터는 자신의 성공담을 책으로 펴내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 일이다. 책이 일반의 시선을 끌게 된다면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도 꽤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글쓰기의 중요성은 나중에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고칠 수 있는 것과 고칠 수 없는 것


자기확인 4단계를 성실히 시행했다면 이제 이 결과를 토대로 다음 작업을 진행해 보자. 자신을 확인했다면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로 그칠 이유가 없다. 필자는 자기확인 4단계에 이어 진행하는 작업을 "자기혁신 3단계"라고 부른다.

 

그 첫 번째 단계는 "변신"이다. 힘차게 아이들이 즐겨보는 만화영화에 보면 자동차에서 로봇으로, 요즘은 동물에서 로봇으로 형체를 바꾸는 변신 로봇이야기가 즐겨 나온다. 그런가 하면 포켓 몬스터나 디지몬에서는 이를 진화라고도 표현한다. 진화건 변신이건 간에 하여간 달라져야 한다는 말이다.

나이 서른이 넘으면 고칠 수 있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이미 대개는 습관으로 굳어졌거나 성격이 된 부분이 많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힘들고 어렵더라도 고칠 것은 고치고, 버릴 습관은 청산해야만 한다.

시간 약속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시간 지키는 게 영 맘에 들지 않아서 "싫어하는 일"에 포함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못하는 일에 포함되어 있다면 이는 스스로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잘하는 일로 바꿀 수 있다.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어 자기확인 4단계를 실시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변신"을 하기 위함이다. 장점을 알아서 자신감을 얻고, 단점을 깨달아 보완하려 한다면 힘들 것도, 또 못할 일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 단계는 "교육"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자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학하듯 스스로 체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잘하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고, 사업하기에는 소질도 없고, 의욕도 없고 식으로 자신을 평가절하하는 사람이라면 탄식대신 부족한 면을 교육으로 메워야 한다. 공부는 학교에서만 가능한 건 아니다. 책을 읽고, TV나 라디오를 듣는 것도 하나의 공부이며, 사람들과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 한 살 두 살 나이 먹어가는 것까지 우리네 인생은 공부의 연속이라고 생각하며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은 "선전포고"이다. 말이 무시무시하긴 하지만, 자신을 깨닫고 변신에 힘쓰며 부족한 점은 공부로 메울 의지를 갖고 있다면 이제 남은 일은 이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도움을 청해야 한다. 혼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 무슨 사업이든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선전포고는 큰 의미를 갖는 동시에 현실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자, 이제 남은 일은 실천하는 일이다. 아무리 뛰어난 이론이라도 행동하는 사람이 없다면 죽은 것. 열심히 노력해서 자기자신을 깨닫는 시간을 가져보자. 창업단계의 첫걸음은 이렇게 시작했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다음 호에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창업을 위한 첨단의 도구, 컴퓨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글/ 곽동수 (소호창업전문가, 컴퓨터 칼럼니스트)

 

 

작성자곽동수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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