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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터 장애우고용 의무 이행해야

[특집] 충격! 벼랑 끝에 내몰린 실직 장애우들, 실효성 있는 대책 원한다 Ⅲ - 전문가 제연1

본문

고달픈 시기에 정부의지 밝히는게 중요

  "장애우 고용" 이라는 다섯 글자로 이루어진 화두(話頭)를  풀어보려고 몇 년을 고민하며 보냈으나, 아직도 그 고민을 시원하게 풀어낼 실마리를 잡지는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자괴(自塊)로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앞이 캄캄하기까지 한다. 안타깝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난이라고 일컬어지는 소위 "IMF시대"를 겪어온 지 1년 반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그 고민덩어리는 풀어질 요량이 없다. 이럴 때 장애우들이 겪는 "아픔의 실상은 어떨까"를 상상하면 몸둘 곳이 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 사회는 참으로 건강하게 이런 어려움을 말 그대로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그 어려운 문제들을 비판만 하고 있어도 충분 할텐데 함께 거들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많은 까닭이다. 실직장애우의 실태를 이해하기 위한 조사, 정부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한 활발한 연구모임 등. NGO의 활동 양태를 보면 그 사회의 건강여부를 알 수 있다는 이야기를 새삼 되새기게 하는 대목이다.


 

실업실태 파악 위한 지표 개발해야

  현 시점에서 장애우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으로는 장기적 과제와 "IMF형 과제로 구분할 수 있다.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려가면서 당장의 문제도 해결하는 이를테면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자는 방식이다.
  장기적 과제로는 첫째, 장애우의 실업 실태를 정확히 살필 수 있는 지표의 개발이 필요하다. 장애우의 실태는 5년에 한번 이루어지는 조사 이외에도 전국적인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지표가 없다.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어떤 통계도 장애우에 대한 사항은 찾아볼 수 없다. 지표가 없으니 정확한 사항을 알 수도 없고, 꼭 필요한 정책개발도 뒷받침될 수 없다. 시급한 대로 국민연금, 고용보험, 의료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자료를 활용해서라도 장애우의 실상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장애우가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편의시설, 작업보조 장비와 도구 등 장애우 고용환경 인프라의 구축이 빠른 시간 내에 완비되어야 한다. 일부 편의시설은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의 시행으로 그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나머지 부문은 그렇지 않다. 장애우 편의시설 제조 등 관련 산업에 대해서는 세제ㆍ금융지원을 통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셋째, 장애우들이 취업을 하게 되면 비 장애우와 비교해 생산성이 뒤떨어진다는 편견을 해소시키고, 나아가서 생산서의 격차가 있더라도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직무설계, 직무재배치 등을 컨설팅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양성과 활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 그 동안 장애우의 취업이 어려웠던 것은 장애우의 생산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메카니즘을 적극 개발하지 못했던 것도 한 원인임을 자각해야 한다.


 

공공근로, 3개월 한시조치 배제 필요

  "IMF"형 과제로는 두 가지의 방안이 있다. 첫째, 공공부문 즉,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 정부투자기관과 출연기관 등 모든 공공기관이 향후 1∼2년 이내에 장애우 고용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즉각 실행에 옮겨야 한다.  정부의 구조조정과 맞물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단히 어려운 사안이긴 하지만 고달픈 시기에 정부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주는 의미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결단이 쉽게 내려질 수도 있다. 또한 정부투자ㆍ출연기관의 규모가 50인 정도일 경우 의무사업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의무비율2%를 고려하면 1인 이상의 고용인원이 발생하므로 먼저 고용하는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가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집행하고 있는 공공근로, 인턴제 사원채용, 직업 안전망의 확대 등 제반 사업들에 반드시 2%이상을 장애우로 채우고 장애인력에 대해서는 3개월이라는 한시 조치를 배제해야 한다. 실업대책사업의 규모로 볼 때 공공근로 사업 등에 2%이상의 배정은 현 시기 장애우 실업의 시급한 부문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장애우 고용"이란 4인 5각 경주와 같이 아주 어렵고 힘든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기업, 장애우와 장애우 단체가 다리를 묶고 어깨 걸고 뛰는 달리기에 비유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둘이 다리를 묶어 세 다리로 뛰는 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4명이 다리를 묶어 다섯 개의 다리로 뛴다는 것은, 비상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난제(難題)다. 스스로를 철저하게 절제하면서 타인들의 입지를 고려하여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그 달리기는 그것으로 끝이다.
  새봄에 볼 수 있는 연초록의 신선함과 비온 뒤 활짝 개인 날 아침의 청명함에서 오는 청량감을 장애우 고용이라는 일의 현장에서 느끼고 싶다.

 

 

글/ 권기성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지원국장)

작성자권기성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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