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보상운동 강력하게 벌이겠다.”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피해보상운동 강력하게 벌이겠다.”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를 이끌어가는 시민단체

본문

  지난 2월 25일 한국 정부는 올해 안에 ‘비인도적 재래식 무기 금지협약(COW)"에 가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KCBL, 회장 서재일)는 “이번 발표가 한반도에서 대인지뢰를 제거하는데 한걸음 나아간 조치라고 생각 한다.
  그러나 이미 1997년에 만들어진 ‘오타와 대인지뢰금지의 사용, 비축, 제조, 이전의 금지 및 폐기에 관한 협약’ 이 올 3월1일에 발효됐음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 됐던 COW가 탐지 불가능한 지뢰에 대해서만 사용을 불가하는 등 부분적으로만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이미 국제 사회에서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데도 우리 정부가 COW에 가입하려는 의도를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지난 3월 발표했다.
  우리 사회에서 시민단체가 개입하기가 가장 민감한 부분중 하나인 국방문제에 대해 정부와 대치되는 주장을 서슴치 않는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는 과연 어떤 단체인지 회원 단체들을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거짓말하는 정부에 맞서 성명서 발표
  먼저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가 발족한 1997년 세계의 동향부터 살펴보자.
  지난 1997년 9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대인지뢰금지협약 초안이 전세계 89개 참가국의 합의로 통과됐다. 그리고 한 달 후 대인지뢰금지협약이 통과되는데 가장 큰 활약을 한 국제대안지뢰금지운동본부(ICBL)와 이 단체의 대표 조디 월리암스가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해 전세계는 대인지뢰사용금지에 대한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한편 대인지뢰문제에 관해서 그 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국내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도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하나 둘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오슬로 회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 우리 정부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는 대인지뢰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대표단을 오슬로에 파견했습니다. 이 때 정부 대표는 한반도내에서는 대인지뢰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에 민간인 피해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주장을 했죠, 그러나 이것은 거짓입니다.”
  전부터 평화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인지뢰 관련 기사를 스크랩 하고 있었던 당시 ‘통일맞이칠천만겨례모임’ 자료실장 김창수씨는 신문기사를 통해 정부가 거짓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급히 국내 시민단체들에 연락을 취해 회의를 소집했다. 그리고 정부의 주장과 대치되는 내용의 성명서를 작성해 오슬로에 보냈다.
  이 때 모인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1997년 11월 6일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이하 KCBL)가 창립한 것이다.
  창립 이후 KCBL이 가장 먼저 벌인 사업은 국내 대인지뢰 피해자 발굴사업이었다. 신문기사를 통해 국내에 민간인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어떻게 해서 지뢰 피해를 입었고 현재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직접 증언을 들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 즈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역시 대인지뢰로 인해 팔과 다리를 잘리고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국내 지뢰피해자를 찾는 중이었다. 연구소는 얼마 후 경기도 파주군 금파리에 지뢰 피해자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 이 마을을 찾아가 지뢰피해자 이덕준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이덕준 씨를 통해 이 마을에 지뢰피해자가 7명 가량 더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이덕준 씨와의 인터부 내용을 함께걸음 97년 10월호에 실었다. 그리고 이 명단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로부터 건네 받은 KCBL은 피해자 실태조사에 들어 갔다.
  이 때부터 국내 대인지뢰피해자들의 실태를 카메라에 담아오고 있는 전 신바람사진교육연구소 소장 이시우 씨는 “처음에 사진을 찍으면서 이상했던 것은 피해자들이 지뢰 피해 사실을 알리려 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도 그 사실을 애써 모른척 하는 것”이라고 실태조사를 처음 나갔을 때의 상황을 회상했다. 그리고 이 의문은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풀렸다. 피해자들이 처음 이 지역에 농사 지으러 들어올 때, 사고가 발생하면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를 썼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사고가 나도 본인들 책임이기 때문에 이 사실을 누구한테 하소연하지도 않았고 군 당국 역시 지뢰피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조사팀이 찾아갔을 때도 피해자들은 조사에 쉽게 응하지 않아 설득하는데도 많은 애를 먹었다고 한다.

 


KCBL, 백춘옥 할머니 손해배상 청구
  KCBL은 두 번째 사업으로 98년 2월 ‘97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조디 윌리암스를 국내에 초청했다. 노벨상을 수상하고 얼마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활동상이 세계 여론의 관심을 끌때였다.
  예상했던대로 조디 윌리암스가 한국의 비무장지대와 금파리 지역 지뢰피해자들을 만나는 모습은 외신기자들에 의해 세계에 널리 보도되었다. 특히 국내에 지뢰피해자가 없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뿐 아니라 군 당국의 관리 허술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그 동안 정부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얼음장같이 차기만 했던 국내 여론도 대인지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후 KCBL의 참가단체가 창립 당시 15개에서 27개 단체로 대폭 늘어났고 국내에 있는 대인지뢰 피해자 실태조사도 본격적으로 다시 실시하게 되었다.
  2차 실태조사에 참여했던 한국바하이 한상진 총무는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에 지뢰 피해자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갔을 때, 피해자들이 연로해서 이미 죽거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서 생존자를 찾기가 아주 어려웠어요. 어서 이분들을 찾아 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장애우등록을 해도 급수가 낮아 별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지난 3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오슬로 회의에 참가했을 때 다른 나라에서는 대인지뢰피해자들이 중심이 되어 운동을 펼치는 모습이 인상 깊어 국내에서도 피해자를 교육하고 지원하기 위한 ‘함께 가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지난 5월 9일 발족하게 됐다”고 말했다.
  KCBL  역시 피해자 피해보상운동 차원에서 지난 해 12월 2차 실태 조사 도중 만난 강원도 양구에 사는 백춘옥 할머니를 대신해 국가배상을 신청했다.
  소송작업을 맡은 평화인권연대 손상열 대표에 따르면 “백춘옥 할머니는 98년 여름 밭에서 지뢰를 밟아 발목이 잘려 춘천의 한 병원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았는데 병원비 때문에 상당한 빚을 졌다고 합니다. 변호사와 상의해 보니 군에 보상을 신청하면 치료비와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 동안 아무도 이 사실을 말해 주지 않았다”며 “결과는 6월쯤 나올 것”이라고 했다. 만일 백춘옥 할머니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그 동안 피해 사실을 숨겨 왔던 국내 대인지뢰피해자들도 한꺼번에 소송을 할 가능성이 커 KCBL은 이번 소송 결과에 주목 하고 있다.
  한편 올 3월 1일 군에서 전역한 장교들로 구성된 한국지뢰문제연구소가 창립했다. 이 연구소 김신명 소장은 “군인은 전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국내에 있는 지뢰를 안전하게 처리하여 살기좋은 금수강산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의무에서 지뢰문제 연구소를 설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지뢰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고 홍보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그동안 피해자의 실태를 카메라에 담아 온 이시우 씨와 한국교회여성연합은 대인지뢰금지 홍보를 위해 6월에 사진집을 발간한다. 한국교회여성연합 김은주 총무는 “지뢰피해실태를 알리는데 사진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며 “일본어와 영어로 동시 번역해 국내의 연실을 외국에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여성연합은 전에도 원폭피해자 사진집을 발간해 원폭피해자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KCBL의 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소 조제국 사무국장은 “실태조사 결과가 각종 매스컴에 보도되면서 대인지뢰문제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유도하게 된 것, 특히 국의 대인지뢰 관리 허술로 인한 민간인 피해자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린 것은 큰 성과”라고 평했다. “KCBL 회원단체들이 각자 자기 역할을 찾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이러한 변화들을 고려해 지난 3월 정기총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이번 정기총회 때는 그 동안의 사업 평가와 함께 조직개편도 실시했는데 원주 영강교회의 서재일 목사가 새롭게 대표로 선출됐다.
  서 대표는 정기총회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KCBL은 대인지뢰 피해자를 계속 발굴해 피해보상운동을 강력하게 벌여나가고 대인지뢰의 진상을 밝히고 제거하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고 앞으로의 사업방향을 밝혔다.
  피해자 중심으로 새롭게 거듭난 KCBL의 앞으로의 활약상이 기대가 된다.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 참여단체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경실련통일협회, 녹색소비자연대, 문학예술청년공동체준비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국제연대위원회,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열린사회시민연합, 우리민족서로돕기,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참여연대 연대사업국, 통일맞이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와인권연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국교회여성연합,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기독교사회선교협의회, 한국기독교학생회총연합, 한국불교환경연구원, 한국유전자운동연합 21세기정치발전연구소, 한국지뢰문제연구소, 환경운동연합 (27개단체)

 

글/ 노윤미 기자

작성자노윤미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