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1] 김대중 정부의 장애우복지 정책, 질적 양적으로 긍정적인 변화 예상
본문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 피력
김대중 당선자의 당선을 놓고 일부에서는 김 당선자가 집권을 위해 자민련으로 상징되는 보수세력과 손을 잡았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김 당선자가 속해 있고, 이제 여당이 된 국민의회는 창당 때부터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임을 표방해 왔다. 때문에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 기득권 세력과 지배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대신해 국가 경영의 책임을 맡았다는 것은 새 정권의 정책 방향이 이전 정부와는 다른 상당히 개혁적인 노선이 될 것임을 짐작케 하고 있다.
이를 예감하게 하듯 김 당선자는 당선 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역대 정권과는 달리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일할 능력이 없거나 자활능력이 없는 노인과 장애우 극빈자에게도 따뜻한 배려를 하겠다."는 김 당선자의 말은 사회복지와 장애우 복지에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임을 증명하는 단초이다.
그뿐만 아니라 김 당선자의 국정 방향을 보도하는 언론에서도 통일과 복지정책에 대한 김 당선자의 진보적인 정책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즉 김 당선자가 끌어가는 정부에서 가장 큰 변하는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사회복지 정책에서 역대 정권과 큰 차이를 보이리라는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정치지도자중 김대중 당선자만큼 소외계층의 인권과 복지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소외계층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력한 정치인은 없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이다. 김 당선자의 과거 행적이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면 김대중 당선자 이후 우리의 관심사인 장애우복지는 어떤 변화를 맞을 것인가?
김 당선자가 아직 대통령으로 취임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장애우 복지정책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변화의 전체 모습을 그려내는 것은 무리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이전 김 당선자의 장애우 문제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발언, 그리고 행동으로 보여준 일련의 조치들은 김 당선자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장애우 문제를 풀어갈 지를 충분히 짐작하게 해주고 있다.
함께걸음은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 두 차례에 걸쳐 김 당선자와 인터뷰를 가졌다. 한번은 직접 인터뷰였고, 또 한 번은 서면인터뷰였다.
이중 96년 12월에 일산 김 당선자의 자택에서 있는 직접 인터뷰에서 김당선자는 장애우 문제에 대한 자시의 소신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먼저 김 당선자는 "나 자신도 장애우라는 사실을 먼저 밝히고 싶습니다. 나도 고관절을 다친 장애우이기 때문에 장애우에게 동병상련의 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이 장애우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 당선자는 이어 좀 더 적극적으로 "그런 점에서 나는 내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장애우에게 격려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라고 장애우와 자신을 동일시했다.
또한 김 당선자는 "그런데 나는 장애를 가지기 전에도 마찬가지로 장애우나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아주 컸습니다. 그렇게 된 데는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모든 인간은 사랑 받을 권리가 있고, 모든 인간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장애우는 인간 가운데 불편한 몸을 가지고 있고, 사회는 장애우에 대해 동정심보다는 사랑, 그리고 인간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고 장애우문제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의미했다.
김 당선자는 이어 장애우 등 소외계층 문제에 대한 정치인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나는 소외계층 문제를 생각할 때 늘 정치인들이 정직한 마음을 가지고 민주주의를 한다면 다수의 소외계층의 권리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아니나, 그것이 정치의 목적이 아니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물론 자유경제, 시장경제를 지지하지만 소외계층의 복지에 대해서는 그 사회에 알맞은 경제발전과 병행하는 복지는 꼭 추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김 당선자의 평소 지론이 대통령 당선 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역대 정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소외계층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차별금지법 제정하겠다 공약
김대중 당선자는 단지 장애우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걸음과 가진 두차례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애우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실현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복지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장애우 문제를 꼭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김 당선자가 선거를 앞두고 공약한 장애우 문제 해법은 앞으로 김 당선자가 이끌어가는 국정에서 장애우문제가 어떤 식으로 해결돼 나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에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함께걸음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 당선자는 "장애우 문제가 해결되려면 장애우에 대한 정책이 두 가지로 분류되어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장애우가 자립할 수 있는 정책, 즉 장애우들에게 필요한 교육과 직업훈련을 통해 일터를 갖게 하고 재활치료와 편의시설 마련 등으로 장애우들이 자립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장애우 고용에 정부가 먼저 모범을 보여서 법정 숫자 이상이 되게 공무원으로 채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일할 수 있는 장애우들에게 적극적인 취업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반면 중증장애우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을 생산적 사회복지 정책이라고 합니다."라고 장애우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김 당선자는 장애우 복지 공약에서 "집권을 할 경우 정부가 솔선수범해서 장애우 의무고용률 2% 이상을 준수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가 먼저 장애우 교용의 모범을 보이고 현재 3백인 이상의 기업으로 한정시키고 있는 의무고용대상 사업체 범위를 확대함으로서 장애우의 고용기회를 넓혀 나갈 것입니다. 또한 장애우 생활보조수당을 현재 4만5천원에서 월 10만원 수준으로 대폭 인상할 것입니다. 그리고 장애종류별로 장애발생로 인한 추가비용을 조사하고 점차적으로 장애발생 추가비용 전액이 장애우 수당으로 지급되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기초연금제를 도입하고 장애우의 경우 무각출연금제도 도입을 고려하여 장애우라면 누구나 연금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고용확대와 수당 인상과 확대 지급을 공약했다.
이러한 공약중에서 우선 생활보호대상 장애우에게 지급되고 있는 생계보조수당을 1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은 김 당선자가 몇 번에 걸쳐 강조한 공약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공약으로 꼽히고 있다.
김 당선자는 이어 "반문명적 사회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하여 집권 후 제일 처음으로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위한 연구작업에 착수할 것입니다. 이 법의 제정은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권리임을 확인하는 훌륭한 장치가 될 것입니다. 이 법에 근거하여 장애우가 장애우라는 이유로 모든 사회환경에서 차별 받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라고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공약하기로 했다.
장애우 교육문제와 관련해서 김 당선자는 "장애우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장애우를 격리 수용하고 교육함으로서 일상적인 생활에서 장애우와 생활하는 경험이 적은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장애우의 격리 수용과 격리 교육을 철폐하고 장애우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통합복지 통합교육을 실시할 것입니다."라고 통합교육 실현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에 거는 장애우들의 높은 기대
김 당선자는 비단 장애우 문제에 대한 관심과 해결책 제시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장애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정치인이기도 한다. 이 점이 그 어떤 공약보다도 김대중 대통령 정부에서 장애우 복지의 발전에 기대를 걸게 하는 부분이다.
김 당선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 장애우 인권과 복지에 기여한 부분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아무래도 15대 국회의원 선거 때 장애우 직능 대표로 이성재 변호사를 영입한 것일 것이다. 이성재 변호사를 전국구 3번으로 영입해서 국회에 진출케 함으로서 김 총재는 장애우 문제의 해법을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김 당선자는 정치권에서 외면했던 장애우 계층을 직능단체로 인정하고, 이성재 씨를 당선 안정권에 공천했다. 이 사실 자체는 장애우들에게 높은 자긍심을 심어줬으며, 그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 장애우와 장애계가 하나로 뭉쳐 후보를 미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다른 후보와는 월등하게 보일 정도로 장애우 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나아가 장애우 대표를 인정해서 장애우 정치세력화를 앞당긴 후보에게 표를 몰아두자는 분위기가 장애계에 팽배했다. 그 결과는 그 동안의 분열을 극복하고 지역정서까지 뛰어넘어 장애계가 모두 김대중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김대중 후보 승리에 기여한 40만표가 장애우들의 표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김 당선자가 이성재 변호사를 장애우 대표로 영입한 것이 대선에서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에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다.
그러면 김 당선자는 왜 장애우 대표를 영입했을까. 김 당선자의 말을 들어보면 그 이유는 적어도 대선과는 상관없다. 역으로 이 부분이 또한 김대중 대통령 정부에서 장애우 복지발전에 기대를 걸게 하는 부분이다.
함께걸음과 인터뷰에서 김 당선자는 "15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내가 장애우 영입에 대해서 결심을 하게 된 까닭은 운명을 개척하는 것을 보고 싶고, 그러한 모습을 통해서 모든 장애우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의 장애우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하고 싶다는 데 있었습니다. 장애우 소외가 없어지려면 올바른 정부 정책도 필요하지만 장애우 자신도 자기 권리를 찾는 응집력이랄까 각 회에 진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15대 전국구 인선에 있어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이성재 의원 영입입니다."라고 심정을 피력한 바 있다.
이렇게 김 당선자는 장애우 인권과 복지 문제에 전향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고, 관심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장애우 복지에 기여한 정치인이다. 그런 김 당선자가 이끌 정부에 대해 장애우들이 높은 기대를 가지는 것은 매우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김대중 정부에서 장애우 복지에 획기적인 변화가 곧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무리인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김 당선자는 IMF 사태로 상징되는 부도난 국가를 넘겨받았다. 따라서 앞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경제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장애우 복지문제는 뒤로 넘겨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그렇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부에 장애우들이 역대 정부와는 다른 기대를 가지는 것은 김대중 당선자가 소외계층, 그 중에서도 장애우 문제을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의지가 국정에 반영되고 사회적으로 꽃 피는 날 우리나라의 장애우들에게 드리워진 소외의 그늘은 조금씩 벗겨질 것이다. 그렇기 되기 위해 장애우들과 가족들의 참여와 노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이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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