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에게 바란다
본문
한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되기를
조일묵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회장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만고풍상을 다 겪은 사람으로 누구보다도 소외된 사람과 차별받는 이들의 처지를 직접 경험해 본 분이다. 장애우 문제에 대해서는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장애우를 직능대표로 전국구 국회의원에 지명하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우선은 장애우들의 생활안정을 위하여 힘써 주기를 바란다. 장애우 가구의 소득은 일반 가구 소득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재활관련 치료 등에 소요되는 비율 때문에 생활비는 비장애우에게 비하여 더 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장애우들의 경제적 생활안정을 위하여 장애우들에게 일터를 주고 중증장애우에게도 별도의 안정대책을 강구해 주기를 바란다.
둘째는 장애우들이 겪는 이동권 확보와 인식개선에 대한 여러 가지 불편해소를 위해 힘써주기를 바란다. 셋째는 장애우복지는 통치권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된다. 통치권자로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장애우들이 복지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 주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1930년대에 미국에 있어서 경제공황을 극복하고 복지시책을 확대한 루즈벨트 대통령처럼 우리나라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고 동시에 장애우복지를 획기적으로 증진시키는 한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되어 주기를 간곡히 기대해본다.
장애우가 정책결정의 축이 되어야
유정종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회장
나라 경제의 파산 선고는 그간 누적된 경제구조 문제가 곪아터진 것이며, 장애우 문제 또한 예외없는 구조적 문제를 담고 있다. 이렇게 무거운 멍에를 짊어진 김대중 당선자가 시작해야 할 일은 수혜대상자인 장애우가 정책 결정의 중심축에 서게 하는 일이라 본다. 이는 소외계층, 특히 남다른 차별을 받았던 우리 장애우에 대한 권익을 공정하게 보장하는 일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말은 쉽지만 파생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대통령 후보자로서 장애우에게 약속한 공약의 적극적인 실천은 물론이고 능력있는 장애우를 등용하여 국회의원 및 광역의회, 지방단체장의 일정비율을 장애우로 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김대중 당선자의 확고한 결단력이 있을 때 정권교체를 염원했던 4백만 장애우들은 다시금 힘을 모아 그의 어깨에 힘을 실어 줄 것이며, 곧바로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신풍토를 일소하는 장으로 연결될 것이다.
소외 계층의 작은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대통령
유병우 정신지체인 권익을 위한 전국부모연합회 회장
15대 대통령 선거는 우리에게 새로운 지도력의 탄생이 가져다주는 희망과 함께 많은 과제를 드러낸 선거였다. 특히나 지역, 계층간의 갈등의 깊이는 경제몰락이라는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거 후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러한 평가의 상이함으로 인해 대책도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것이다.
작은 정부, 재정축소로 합의된 경제난국의 돌파구가 무엇일 것인가에 대해 다시 갈등은 재연될 것이다. 또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들은 자기논리를 들어 일부 과대예산을 삭감하려는 시도에 반기를 들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삶의 질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더욱 작게 들릴 수밖에 없겠지만, 이런 작은 목소리도 더욱 귀기울여 심신이 불편한 장애우에게 현실적인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합리적 신념을 가진 대통령으로 오랫동안 기억하기를 바란다.
다소 늦게 가더라도 함께 가는 사회를
이석형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 회장
국가부도위기, 소득수준 5천 달러 추락이라는 어려운 경제사정을 앞에 두고 있는 우리 사회의 과제는 "오직 경제발전"이 아니라, 경제구조를 포함한 사회의 제 모순을 바로 잡는 "국가 구조조정"이다. 사회의 모든 가치를 효율과 관리라는 잣대로 재단하러 강자중심의 시대는 이제 우리의 옷이 아니다.
장애우는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차별이란 폭력을 받고 소외되어 왔다. 인간으로서 정당한 권리가 아니라, 강자의 시혜와 동정에 의해 살아 왔다. 이는 바로 우리사회가 강자논리에 의해 유지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의 경제 위기를 부른 정경유착, 재벌경제도 강자논리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장애우계 많은 사람들은 현 경제상황으로 인해 장애우들의 삶을 지금보다 더욱 어렵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과제를 제대로 풀어 나간다면 장애우들의 미래가 그리 어두운 것은 아니다. 사회의 잘못된 전반적인 구조를 바로잡아 나가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부담을 줄여 나가는 작업과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장애우의 불편 부당한 삶이 사회의 부담으로 방치된다면 결코 올바른 구조조정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새 시대는 다소 늦게 가더라도 모두의 손을 잡고 가야 한다. 또 다시 줄서기를 시키는 사회가 되면 우리는 갔던 만큼 돌아오는 아픔을 겪게 될 것이다. 새 정권은 이 모든 것이 기우임을 알게 해주기 바란다.
장애우 복지 기초자료인 "장애우인구조사"실시를...
양동춘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 회장
"복지 하면 돈이다"라는 등식을 말하는 것이 통례이다. 하지만 장애우복지의 가장 큰 걸림돌의 하나인 장애우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 잡은 것은 꼭 돈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이다. 대통령당선자는 유세 중"나도 장애우다."라는 말로 장애우에게 설득력있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이웃으로 느끼게 했다고 본다. 장애우들로부터 신뢰를 받으며 장애우를 대변하는 분이 국가 최고의 지도자인 대통령이라고 상상만 해도 장애우복지는 절반은 심정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젠 우리 장애우들은 아파도 아프지 않고 힘들어도 힘들지 않는 그 무엇을 느끼고 소망하며 김대중 당선자가 대통령으로서 공약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굳이 장애우복지의 구체적인 제안을 하라면 기초적이고 원초적인 장애우복지의 근거자료인 "장애우인구조사"를 지난 선거 여론조사 못지 않게 실시해 달라고 대통령당선자와 새 정권에게 당부한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바람직한 장애우복지를 이룰 수가 없다고 본다. 제임기간 중인 20세기 말까지 이 일을 실시해야 21세기 장애우복지가 모래 위에 성이 아니라 반석 위에 든든히 세워지는 복지가 될 것을 기대한다. 부디 어려운 난국을 잘 이끌어 한국의 만델라 대통령으로 노벨상의 영광을 전국민과 함께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마지 않는다.
생선 몇 마리보다는 낚시대를..
유종열 경남 율곡초등학교 특수교사
결론부터 말하면 나의 장애우 제자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투자 그리고 필요한 정책들을 구성해달라는 것이었다.
장애우에게 교육은 생명이다. 그러나 아이들을 가르쳐서 졸업을 시켜보니 그 다음은 갈 곳이 없는 것이다. 또 다시 집으로 돌아가 과거처럼 재가장애우로 전략해 버리는 게 현실이다.
교육의 목적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이라면 교육받은 장애우가 직업을 가지고 경제적 생산라인에 편입되어야만 비로소 교육의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반쪽 교육밖에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업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 고등부에서 직업교육을 시킨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직업능력을 제대로 갖추기 힘들기 때문에 장애우를 위한 고등교육기관인 전문직업훈련소가 필요하다. 장애우 전문직업훈련소(가칭)에서는 직업훈련을 갖춘 장애우들을 대상으로 장애에 맞는 직업 직종을 개발하고, 직업능력을 향상을 위해 보호작업장을 만들어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흔히 특수교사에게는 제자가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직장을 가지고 사회구성원으로서 꿋꿋이 살아가는 제자들이 늘어난다면 나는 더 바랄 것 없겠다. 이제 몇 마리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대를 쥐어주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각 구청에서 장애우 버스 운행했으면
김동수 재가장애우, 서울 용산구 이태원 1동
시끄럽고 답답한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와 희망이 있던 제 15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21세기를 이끌어갈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모든 국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에게 어려운 경제난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아갈 것을 희망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희망하고 있지만 한가지 걱정이 있다.
지난 70년대와 같이 경제 부흥을 위해 사회복지와 장애우 복지를 배제하고 경제만 살리는 대통령이 될까 걱정이다. 어느 한쪽만 발전시킨다면 그 나라는 결국 절반의 실패를 맛볼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이 될 때마다 우리는 장애우복지가 보다 더 현실적으로 바뀌어지기를 바랐으나 매번 형식적인 복지정책으로 그치고 말았다.
예를 들어 지하철 가판 신청에 있어서 장애우에게 먼저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신청자격을 장애 1∼2급, 생활보호대상자로 제한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볼 때 장애등급 1∼2급이면 거의 가족의 보호를 받고 있어 GNP 1만불 시대의 경제수준으로 볼 때 가족이 생활보호대상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이렇듯 형식적인 복지정책은 지하철 판매대 말고 많이 있다.
그래서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실질적인 장애우복지정책을 펴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장애우의 이동권을 확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 노원구청에서는 장애우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노원구청에 살고 있는 장애우들은 장애우 버스를 이용하여 컴퓨터도 배우러 다니고, 검정고시도 공부도 하고 있다. 노원구 뿐만 아니라 각 구청에서도 장애우 버스를 한 대씩 운행한다면 각 지역 장애우들의 이동권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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