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운 사람들이 사는 그곳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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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가족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키장에 갈까, 근사한 외식을 할까, 좋은 영화를 볼까, 이렇게 즐거운 선택의 기로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한 번 뒤돌아보면 따뜻한 사람의 인정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 주위에 함께 살고 있다. 격심해진 경제침체 여파와 북한돕기운동 등으로 후원의 손길이 예년보다 줄어들어 올해 연말을 맞는 이들의 한숨은 크다.
막상 좋은 일을 한 번 해보려고 해도 어느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사람을 그리며 살아가는 전국의 시설 몇 곳을 소개한다.
서울 잔디네 집
1985년 설립된 한국근육디스트로피협회(정철영)가 90년에 마련한 잔디네 집은 10여 명의 진행성근이양증 장애우들이 공동체생활을 하는 곳이다. 아직까지 발병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환자들은 재활과 연구센터를 겸하는 이곳을 통해 최신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회원들간의 재활의지를 다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487-126, 02-338-0883)
하남 나그네 집
1985년 설립된 나그네 집(대표 김철)은 장애 유형에 상관없이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 가족에게 버림받은 장애우 40명이 함께 살고 있다. 85년 나그네 집이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오두막집이어서 비가 오는 날이면 집안의 모든 그릇은 빗물을 받는데 동원돼야 했었다. 94년 새로 지은 건물로 이사해 지금 그 걱정은 덜었지만 현재 식구 중 병옥 씨가 뇌수축과 당뇨로 병상에 누워 있어 모든 식구들의 걱정이 크다. 병옥 씨 병원비와 겨우살이에 보탬이 될 사람들의 인정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 하남 우체국 사서함 18호, 0347-791-9049)
평택 해아래 집
에바다복지재단 비리와 농성사건으로 유명해진 에바다농아원 학생 20명과 학부모가 임시방편으로 생활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해아래 집(대표 김주명)이다. 현재 학교측으로부터 수업을 거부당하고 있는 교사 12명과 이에 동의하는 학부모들과 학생이 17명이 해아래 집에서 생활도 함께 하며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한 달 20만 원씩 월세를 내고 생활하는 해아래 집은 재정적으로도 어려움이 있다. (평택시 진위면 봉남1리 26-6, 0333-63-0825)
부산 푸른 집
푸른 집(가장 전경환)은 17명의 대가족이 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장애우공동체다. 그래서 대표가 따로 없고, 가장 나이가 많은 전경환씨가 푸른 집의 가장이다. 86년 교통사고를 당한 전경환씨는 91년 9월 푸른 집을 설립했는데, 집안살림은 임덕재, 이영수씨 부부가 하고 있다. 이영수씨는 푸른 집에 자원봉사를 하러 나왔다가 결혼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또 가족 중 최윤이씨는 "사랑의 뜨락을 거닐며"라는 시집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부산시 사하구 다대2동 120-10 삼환아파트 202동 2103호, 051-265-4278)
대구 애망원
애망원(대표 박헌철)은 부모 형제로부터 버림받고 의지할 곳 없는 심신장애아들이 신앙적, 사회적인 재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1952년 세워졌다. 현재 장애아 129명이 애망원과 애망요양원에 나누어 살고 있다. 지난 8월15일 광복절에는 애망원 가족 형민이의 다리수술 성공을 위한 번개콘서트가 열려 인기가수 젝스키스가 와서 애망원 식구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도 했다.
(대구시 수성구 파동 13, 053-763-7632)
광주 백선바오로의 집
1992년 설립한 백선바오로의 집(대표 이태정)은 1988년 백선엽 장군이 고아원시설을 샬트르 성 바오르 수녀회에 기증하면서 정신지체 장애우를 위한 시설로 바뀌었다. 현재에는 4세에서 18세까지의 생활보호대상 정신지체 장애아와 교사, 수녀 117명이 생활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그 달에 생일을 맞은 식구들을 위한 생일잔치를 여는데 이때는 촛불도 끄고, 선물도 받을 수 있어 아이들은 한 달 중 이날을 가장 손꼽아 기다린다.
(광주시 광산구 삼거동산 50-4, 062-943-3300)
원주 작은 집
1989년 뇌성마비 장애우 강복희씨가 세운 작은 집은 방 두 칸과 부엌, 재래식 화장실이 전부인 작은 집이다. 혼자 힘으로 자립을 하기 위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강복희씨와 장애우 6명은 현재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재활원 자립 작업장에 나가는 신재웅씨를 포함한 3명의 식구가 한 달에 20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고 있지만, 계속 오르는 물가 때문에 살림을 하는 강복희씨의 어려움이 말이 아니다.(함께걸음 97. 9월호 참조)
(원주시 태장 1동 763-11번지, 0371-47-0908)
공주 소망의 집
1991년 장애우선교기관인 소망회(대표 정상용)가 설립한 소망의 집은 10대에서 70대까지의 장애우 26명이 공동체생활을 하고 있다. 재활과 자립이 목표인 소망의 집에서는 작은 일이라도 찾아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밖에도 소망의 집에는 소망학교와 재활농장이 있다. 아직 2년밖에 안된 재활농장에는 개, 오리, 소 몇 마리가 전부지만 축사에 송아지가 3백 마리쯤 채워지고 2만평 정도의 논과 밭이 마련되는 것이 소망이다.
(충남 공주시 상왕동 379번지, 0416-857-8157)
김제 영광의 집
1986년 김석규 목사가 길가에 버려진 정시지체 장애우를 데려와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된 김제 영광의 집에는 현재 50명의 식구들이 생활하고 있다. 김 목사 내외가 헌신적으로 식구들을 돌보고 있는 영광의 집은 비법인시설 중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시설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장애우 식구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정자립을 위해 자립장과 사육장도 운영하고 있다. 식구들의 합창솜씨도 일품이다. (김제시 입석동 653-10, 0658-45-1224)
제주 작은 예수회
작은 예수회(대표 최마리젬마 수녀)는 박성구 신부가 1983년 10월, 의지할 곳 없는 한 장애우 부부를 만나면서 설립됐다. 제주분원은 1993년 3월 용담1동 340번지 단독주택에 정신지체장애우 7명이 모여 출발하여 지금은 장애우 12명과 한 명의 수도자와 자매 한 명이 한 공동체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학생문예회관 전시실에서 가족들이 그린 그림과 공예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제주시 용담1동 340번지, 064-58-6261)
글/ 노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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