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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는 아직도 ‘노예제도’가 있다

박 기자가 보고 들은 이야기-3

본문

 
옛날에 사람의 신분을 나누어 계급을 나누던 시대가 있었는데, 그 계급에서 가장 하위가 바로 ‘노예’였다. 대부분의 노예는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노동력과 같은 수많은 기본권을 그의 윗 계급층들로부터 착취당하곤 했다. 신분이 세습되기도 했던 곳에서는 노예의 자식도 노예가 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는데, 이렇게 ‘옛날 이야기’에만 나올 것만 같은 노예 제도가 현대 사회에서도 버젓이, 그것도 우리 대한민국에서 존재하고 있다.
 
2014년 우리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신안군 염전노예사건. 장애인이 오랫동안 가해자로부터 제대로 된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했던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피해자가 장애를 가지고 있고, 가해자가 그 장애를 이용하여 불법으로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사실에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국민들의 공분을 산 덕분에, 국가 차원에서도 염전노예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움직임을 보였다. 아니, 노력과 움직임을 하는 ‘척’만 했다. 형식적인 절차였을 뿐인 것이다.
 
염전노예사건이 대한민국에 알려진 지 7년이 지난 올해, 또 염전노예사건이 터졌다. 국가 차원에서 노력을 하고 움직임을 보였다지만 염전노예사건이 또 터진 것으로 그 ‘노력’과 ‘움직임’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형식적’이었음이 증명되었을 뿐이다. 단언컨대, 이번에 터진 염전노예사건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여전히 노동력과 같은 기본적 인권이 착취되고 있을 것이다. 단지 사회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번 ‘제2의 염전노예사건’에서 ‘제1의 염전노예사건’이 알려졌던 2014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그 7년동안 피해자가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가해자로부터 받은 돈은 고작 70만원이다. 그것도 피해자가 사정사정해서 겨우 받은 돈이란다. 년수로 따지면 1년에 10만원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과연 1년에 10만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계속 올려야 된다고 주장되는 최저임금에조차도 한없이 미치지 못하는 이 돈을 받으며, 피해자가 7년동안 당했을 인권침해는 우리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정당하게 임금을 주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가해자는 실제로 피해자의 계좌로 임금을 줬다. 하지만 임금을 준지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자가 은행에서 그 임금을 현금으로 인출한 뒤, 그 돈을 다시 가해자에게 주는 방식이 반복되었다. 약자로서의 피해자가 가진 약점과 현행법상의 미흡한 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마치 국가 차원에서의 그 노력과 움직임을 비웃기라도 한 것처럼.
 
노예제도가 있었기에 그 제도를 타파하고 모든 인간이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인류는 노력해 왔다. 유럽의 경우 영국에서 1833년에 노예제도를 폐지했고, 미국은 1863년에 노예 해방을 선언했다. 200년도 훨씬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노예제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어제(10/28) 경찰청 앞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의 내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경찰청에서부터 제대로 수사하고, 관련기관에서의 제대로 된 실태조사 진행 등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 더 이상 제3의, 제4의 염전노예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작성자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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