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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이제부터, 앞으로가 더욱 중요한 정신장애계

정신장애와 사회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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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복지법 제15조
 
 
지난 2021년에도 장애계에는 다양한 이슈가 있었지만, 특히 정신장애인들에게만큼은 의미 있는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정신‘장애인’은 분명히 ‘장애인’의 한 영역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의 모순되는 체계로 인해 법적으로 온전히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현행법 체계에서 문제가 되었던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드디어 지난해 폐지되면서, 정신장애인도 현행법상 복지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정신장애인이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서 사회통합될 수 있도록 <함께걸음>에서 지난해 ‘정신장애와 사회통합’이라는 코너를 통해 정신장애와 관련된 이슈를 연재했다. <함께걸음>은 2022년에도 ‘정신장애와 사회통합’ 코너를 계속 연재하면서 정신장애인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신장애 관련 정책을 감시하고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옹호할 수 있는 ‘함께걸음’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지난 2021년 정신장애와 관련하여 연재했던 내용들을 정리하고, 올해 정신장애와 관련된 정책에 대한 전망을 살펴본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의 문제점
기존 현행법 체계에서 정신장애인이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법은 정신보건법과 장애인복지법이 있다. 정신보건법은 1995년 제정되었으며 의료법의 하위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에 관한 내용은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 그러한 상황에서 2000년 장애인복지법상의 장애인 범주에 정신장애인이 포함되면서, 정신장애인도 장애인복지법상 복지서비스의 적용 대상이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정신장애인이 정신보건법과 장애인복지법으로부터 중복 수혜를 받게 되자, 장애인복지법 제15조(다른 법률과의 관계)가 개정되었다. 개정된 내용은 “장애인 중 「정신보건법」의 적용을 받는 장애인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애인복지법의 적용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즉 복지서비스에 대한 내용이 부재하고 의료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인 정신보건법의 적용을 받는 정신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에서 정한 장애의 유형에 정신장애인이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다른 법(정신보건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장애인복지법상의 복지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설에서 거주하던 정신장애인은 상담과 치료, 훈련 등 장애인복지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서비스를 받는 것에 제한을 받게 되었다. 10만여 명의 정신장애인이 의료기관에 감금되고 장애유형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기초생활보장수급율, 그리고 가장 낮은 취업율을 기록하는 결과의 원인 중 하나로 자리잡은 것이다.
현재 정신보건법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 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전면 개정된 상태다. 정신건강복지법에서는 제4장에서 ‘복지서비스의 제공’이라는 장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복지 관련 조항을 담고 있긴 하지만, 정신보건법과 마찬가지로 의료법적 성격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건강복지법만으로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기대하기 역부족이다. 그래서 정신장애인은 정신건강복지법의 적용을 받더라도 제대로 된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전반적인 복지서비스를 규정하고 있는 장애인복지법은 제15조의 규정으로 인해 적용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두 전달체계의 분리
정신장애인이 정신건강복지법과 장애인복지법이라는 두 법의 중복 적용에 제한을 받음으로써 현행법 체계에 문제가 있다면, 장애전달체계와 정신건강전달체계가 분리되어 있는 점에서도 정신장애인의 복지 욕구에 제한을 주게 된다. 장애전달체계의 경우 장애인복지법 제15조의 제한을 받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가 없다. 반면 정신건강전달체계에서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가 부재하기 때문에 정신장애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두 전달체계의 담당부서는 ‘역할’을 회피하고 있다. 정신장애인에 대해 장애전달체계에서는 장애인복지법 제15조를 근거로 “우리 소관이 아니라 정신건강정책과의 일”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장애전달체계에서 근거삼는 장애인복지법 제15조의 개정 취지는 ‘중복 서비스 방지’이지 정신장애인을 장애전달체계에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체계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로 인해 서비스 제공에서부터 장애인정책 설계 단계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시점에서 정신장애인은 제외되었던 것이다.
정신건강전달체계의 경우, 정신보건법에서 정신건강복지법으로의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서비스에 대한 현실은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장애에 대한 패러다임이 여전히 의료적 모델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의 90~95%가 의료법인에 위탁 운영되고 있으며, 센터장의 절대 다수가 정신과 전문의다. 이렇게 의료체계에 지배당하고 있는 체계에서 어떻게 정신장애인의 복지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새로운 출발선, 앞으로가 더욱 중요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지원 로드맵(아래 탈시설 로드맵)’에서 장애인의 탈시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탈시설을 지원하려는 대상에 정신장애인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장애인복지법 제15조나 장애전달체계와 정신건강전달체계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곳곳에는 정신장애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신의료기관이나 시설에 입소한 다수의 정신장애인은 치료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갈 곳이 없어서 시설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탈시설 로드맵의 계획에도 지역사회 기반 마련에도 정신장애인을 고려한 정책은 탈시설 로드맵 어디에도 눈에 띄지 않는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게(leave no one behind)’라는 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장애인 사이에서도 당연히 적용되어야 한다.
그토록 염원하던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폐지되었다. 하지만 아직 기뻐할 때가 아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지금부터, 그리고 앞으로가 훨씬 더 중요하다.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폐지된 만큼 이제 정신장애인도 장애인복지법상의 복지서비스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적 모델에 머무르고 있는 정신건강복지법의 개정이 필요하고, 정신건강전달체계에서 정신장애인 복지서비스를 전담할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조현병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을 때, 해당 언론에 달린 댓글들 중 대부분은 이런 내용이었다. ‘이러니까 정신장애인은 시설에 있어야 한다’, ‘조현병 환자는 다 병원이나 시설에 격리해야 한다’, ‘정신장애인은 사회에서 활동하게 하면 안 된다’ 등이다. 이러한 부정적이고 왜곡된 인식에 대해 이젠 대한민국 정부가 답할 차례다.
 
곧 새롭게 출범할 대한민국 정부는 무엇보다도 ‘사회통합’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인권 감수성이 나날이 성숙해 가는 요즘, 그 어떤 한 사람도 배제되지 않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정책과 매뉴얼 제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한 명의 국민 중에 분명히 포함될 수 있는 정신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사회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개선하고, 정신장애인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정부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22년 정신장애인들이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사회에 잘 통합될 수 있을지, 얼마나 당당하게 복지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살아가는지, <함께걸음>이 지켜볼 것이다. 감시자의 역할로 함께걸음하면서,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함께걸음>에서 문제제기할 것이다. 그래서 작년에도 그랬듯, 올해도, 또 앞으로도 <함께걸음>은 정신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작성자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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