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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내일도 장애인이 출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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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에 대한 직업재활과 장애인고용촉진은 ‘직업, 일자리, 소득보전,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리 보장’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자립, 자아실현, 사회 통합’ 등과 같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번 코너에서는 먼저 중증장애인에 대한 직업재활과 고용촉진에 대한 법적 근거를 살펴본 뒤,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개선방안을 남세현 한신대학교 재활상담학과 교수와 이정주 경기도 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누림’ 센터장으로부터 들어 본다.
 
현행 체계의 문제점
 
남세현 “현행의 직업재활(장애인고용촉진) 체계에서 직업과 일자리, 소득보전,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과 같은 다양한 목적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직업재활이 ①‘개인의 직업희망, 흥미, 능력, 적성에 부합하고’, ②‘일정수준 이상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면서, ③‘차별적이지 않은 통합적인 환경’에서, ④‘자립과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것이 다양한 장애유형과 직업적 역량의 편차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 문제 인식이 필요합니다.”
즉 현행 체계에서 아무리 중증장애인에 대한 직업재활과 고용촉진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법적 근거를 토대로 모든 중증장애인이 직업을 가지고 소득을 보전하며 노동권을 실현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광범위하게 접근해 본다면 장애에 대한 관점이 의료적 모델에서 사회적 모델로 변화하는 추세를 현행 체계가 온전히 따라가면서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일 수도 있다.
 
<표-1> 중증장애인 직업재활 및 고용촉진에 대한 법적 근거
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2조(정의) 제3호 :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이란 장애인의 직업지도, 직업적응훈련, 직업능력개발훈련, 취업알선, 취업, 취업 후 적응지도 등에 대하여 이 법에서 정하는 조치를 강구하여 장애인이 직업생활을 통하여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나. 장애인복지법 제21조(직업) :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이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직업 지도, 직업능력 평가, 직업 적응훈련, 직업훈련, 취업 알선, 고용 및 취업 후 지도 등 필요한 정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직업재활훈련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종과 재활사업에 관한 조사·연구를 촉진하여야 한다.
 
다. 장애인복지법 제58조(장애인 복지시설) 제1항 제3호(직업재활시설) : 일반 작업환경에서는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이 특별히 준비된 작업환경에서 직업훈련을 받거나 직업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
 
라.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27조(근로 및 고용) : 당사국은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장애인의 노동권을 인정하며, 이것은 장애인이 노동시장에서 자유로이 선택하거나 수용한 직업과 장애인에게 개방적이고 통합적이며 접근 가능한 근로 환경을 통하여 삶을 영위할 기회를 가질 권리를 포함한다. 당사국은 고용과정 기간 동안 장애를 입은 사람을 포함하여 노동권을 보호하고 촉진한다. 그중에서도 다음을 위해 적절한 단계를 거쳐 노동권을 보호, 촉진한다.
 
이정주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면서 직업적, 기능적 장애를 다차원적으로 파악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여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들을 고용의무제의 정책대상으로 포함시켜야 되겠죠. 실제로 2020년 5월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뚜렛증후군을 앓는 A씨를 ‘장애의 정도가 심한 정신장애인’으로 인정했어요.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도 중증장애인의 고용률은 전체 장애인 고용률을 하회할 뿐 아니라, 경증장애인 고용률의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남세현 “개인의 역량, 희망에 부합하는 직업 전이(일반고용, 통합고용)가 어려운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업적응훈련시설 – 보호작업장 – 근로사업장 – 경쟁 고용’ 중 비통합적 근로 환경 중심의 분리 고용이 직업 재활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탈시설과 같은 맥락에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현행 체계는 지원고용과 같이 무제한의 통합고용환경으로 진출할 기회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결과를 야기하게 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직업재활시설’이다. 직업재활시설 역시 장애인복지법에서 설치와 운영에 대해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박 겉핥기와 다를 바 없을지도 모른다.
 
남세현 “일반 작업환경에서 일하기 어려운, 작업 능력이 낮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훈련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직업재활시설에서 소득을 보전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증장애인보다)상대적으로 경증장애인을 채용하도록 요구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상위취업(경쟁적 고용시장, 근로사업장 등)으로의 전이를 의도적으로 막아야 하는 구조로 발생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지급’의 기준에서 접근할 경우,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지급의 책임을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면 직업재활의 본질적인 목적 중 하나인 ‘최중증장애인(매우 심한 장애인)’에 대한 직업적 기회제공의 본질을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발생하게 됩니다.”
 
<표-2> 중증장애인에 대한 직업재활 및 고용촉진의 현행 체계 개선 방안
   남세현 교수
1) 장애인 지원고용 등 일반 노동시장의 통합적 고용을 우선순위로 전이, 성과달성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2) 통합고용 노동시장으로 진출이 어려운 수준의 중증장애인 직업재활 시스템에 대해서는 ‘생산성, 소득 보장’에 대한 책임 수준을 경감
3) 검증 시스템을 통해 통합고용이나 근로사업장 수준에 적합한 장애인이 보호고용, 직업적응훈련에 묶여 있지 않도록 노력
4) 중증장애인의 ‘최저임금지급’은 ‘사업주, 직업재활 시설’의 전적인 책임이 아닌 ‘보충적 급여제도’를 통한 보전이 필요한 국가의 책임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노동권리 확보를 위한 정책 시행이 필요
5) 중증장애인의 노동권리 보장을 위한 공공일자리(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도입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
 
이정주 센터장
1) 중중장애인 일자리 개념 재정리
2) 장애인 고용의무대상 상시근로자 규모 확대 :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 규모 확대를 위한 고용 의무대상 상시근로자 수 조정(50인 이상 → 5인 이상)
3) 정부의 국가책무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CSV)을 구분하여 투 트랙으로 장애인고용의 실리를 취할 수 있는 ‘더블보텀(double bottom)’ 프로젝트 추진
4) 장애인고용 및 일자리 전달체계 일원화
5) 지방자치단체별로 산재한 보호고용사업장 (직업재활시설)을 적극 지원하여 매우 심한 장애인의 안정된 일자리 확보
6) ‘중증장애인 일자리 나누기’ 캠페인 전개하여 사회적 책무 이행 촉구
7) 정신장애인 직업재활사업 확대
 
이정주 “매우 심한 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재활 시설 장애인 중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약 30%, 장애인 연금수급자는 약 50%이며 이들의 희망 월 평균 임금은 72.7만 원입니다. 현재 이들이 받는 임금보다 약 30만 원 높은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고용의무제 및 장애인 고용정책은 매우 심한 장애인을 포함한 중증장애인의 새로운 직업재활과 유연한 근로기준 적용을 통해 근로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대폭적 제도개선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업재활 시스템 개선을 위한 고려 사항
중증장애인에 대한 현행 직업재활과 고용촉진 체계는 살펴본 것과 같이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증장애인의 직업과 일자리, 소득보전,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행 체계가 개선되어야 한다. 두 사람 이 현실적이고 꼭 필요한 내용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정주 “더블보텀은 정부가 장애인 비고용의무사업체에는 공적지원(보호고용, 지원고용, 장려금 등)을 확대하고, 고용의무기업 차등부과제 등을 도입해서 사회적 공헌을 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100인 이상 고용부담금 의무기업의 부담금은 차등 부과하고, 중증장애인 적합사업장(표준사업장, 직업재활시설, 사회적기업 등)은 고용지원제도를 강화하는 내용도 있고요. 대기업의 장애인고용의무 회피의 결과로 얻어진 부담기금을 적합사업장에 사용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됩니다.”
 
지난 2월 11일에 열렸던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방안 토론회 :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사업 개선방안 모색’에서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다음과 같은 인사말을 남겼다. “장애인 인권과 관련한 활동을 하면서 결국 마지막에 고민하게 되는 이슈가 직업이었습니다. 삶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차별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결국 장애인이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않으면 안온한 삶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달성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조원희 변호사의 말처럼 장애인, 특히 중증장애인은 당장 닥쳐 있는 생존이나 생명의 문제로 인하여 직업이나 근로의 이슈는 후순위로 밀려나는 경우가 흔했고, 언젠가는 제대로 해결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으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그 ‘언젠가’를 더 이상 뒤로 미뤄 두면 안 되는 시점이다. 장애등급제가 폐지되고 탈시설이 시작되고 장애인복지법 제15조가 폐지되는 등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제도적인 변화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뭣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만약 장애인에게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으로 취업의 기회가 제공되고 노동권이 충분히 보장되었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빈곤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애인도 줄어들 수 있고, 의식주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는 만큼 문화나 여가 등 다양한 방면으로 고민하는 장애인이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남세현 교수와 이정주 센터장이 제안한 개선방안을 하루빨리 면밀하게 검토해서 매우 심한 장애인들도 노동권을 보장받으며 온전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립할 수 있게 되길 염원한다.
작성자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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