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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장애인 보험 전문가와 함께하는 보험가입 A to Z

슬기로운 보험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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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걱정은 때때로 삶에 대한 불안으로 다가옵니다. 이때, 잘 활용만 하면 나에게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는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보험’입니다. <함께걸음> 독자 여러분들은 보험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시나요?
보험은 각종 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손해에 대비하여 공통된 사고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돈을 함께 모으고, 사고를 당한 사람들에게 일정 금액을 나누어 주는 방식으로 상호의 손해를 보장해주는 상품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장애인보험 전문가 프라임에셋 황성욱 팀장님과 함께 ‘장애인과 보험’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장애인이 가입하면 좋을 보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금 바로 궁금증 가득한 보험의 세계로 첫발을 내디뎌 봅시다!
 
Q1.
독자들을 위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장애인보험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황성욱이라고 합니다.
 
Q2.
‘장애인보험 전문가’라는 직업이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어떤 계기로 일을 하시게 된 거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장애학생을 위한 계절학교나 봉사를 자주 다녔어요. 그 덕에 평소 장애인분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죠. 또, 현재는 활동지원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 전공은 재활학과인데, 특히 재활과 관여율이 높은 경제력에 대한 부분에 관심이 많았어요. 장애라는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고 전문성을 필요로 합니다. 어떻게 하면 전문성을 갖추고 경제적인 부분에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소비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병원비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지출을 효율적으로 보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다가 보험이 떠올랐죠(웃음). 장애인 치료력에 대한 통계를 보면서,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큰 질병에 대해 보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장애인보험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Q3.
비장애인들도 어려워하는 보험!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줄 수 없나요?
재미있는 비유를 하나 하자면, 저는 상담을 할 때 고객분들께 보험을 ‘버섯’에 비유하곤 합니다. (웃음) 버섯도 평상시에는 저희가 잘 모르는 분야죠. 잘 알고 먹으면 몸에 굉장히 이롭지만, 모르고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가 있거든요. 보험도 마찬가지죠. 내가 보험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으면 나에게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주지만, 잘못하면 치료도 받지 못하고 보험료만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죠.
 
Q4.
그렇군요.
하지만, 보험 가입이 꼭 필요한가요?
‘유전무암 무전유암’이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을까요? 통계적으로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했을 때, 돈이 많을수록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더 좋고 생존율도 높습니다. 반면 금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 질병에 걸릴 위험도 크지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도 열악하기 때문에 생존율도 현저히 낮죠. 이런 걸 ‘건강 불평등’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을 가장 현실적으로 좁힐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보험 가입’이 아닐까요?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돈으로 큰 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나를 보호하는 것이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장애인분들이 보험에 대해서 더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 프라임에셋 황성욱 팀장
 
Q5.
주 고객층은 어떻게 되나요?
어떤 보험에 대한 문의가 많나요?
장애인 고객이 80%입니다. 주로 뇌병변장애인,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을 둔 부모님들이 많이 찾아주십니다. 사실 질병에 있어서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똑같아요. 비장애인도 많이 가입하고 싶어 하는 ‘종합보험’에 대한 문의가 많으십니다. 특히, 발달장애인을 둔 부모님의 경우 ‘내가 죽고 난 후에 우리 아이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죠. 돈은 모아 두고 나면 당사자가 아닌 이상 어디에 얼마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보험은 시스템적으로 조회가 가능해요. 그래서 후에 발달장애인 혼자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도 전산 조회를 통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있습니다.
 
Q6.
사실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거절당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망설여져요.
보험 가입이 거절된 사례는 정말 무수히 많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이라서’ 거절되는 시기는 이제 지났어요. 하반신 장애가 있다고 해서 비장애인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더 클까요? 장애를 이유로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입니다. 18년도부터 보험가입서에 장애 여부를 고지하라고 명시한 조항이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받고 삭제되었습니다. 지금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치료 이력만을 알리는 것으로 제도가 개선되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거절 사유는 병원을 다녀와서 그렇습니다.
 
Q7.
장애가 있으면 병원에 자주 드나들 수밖에 없는데, 결국 어렵다는 이야기 아닌가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예전에 산업현장에서 일하시다가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고객님께서 상담을 요청하신 적이 있어요. 400일을 넘게 병원에서 생활하시다가 퇴원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상황이었죠.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당연히 보험 가입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드시죠? 하지만 제가 보험 가입을 시켜드린 후 고객님도 저에게 ‘사기꾼’이 아니냐면서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놀라시더라고요(웃음).
 
Q8.
어떻게 보험 가입이 가능했죠?
장애 유무에 대한 알릴 의무사항은 폐지가 되었지만, 병력 사항은 여전히 문제가 되죠. 몸이 불편하니 약을 먹거나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비장애인이나 장애인이나 똑같아요. 병력은 장애 여부를 떠나 똑같이 봅니다. 장애인도 병력 사항만 문제가 없으면 대부분 보험은 다 가입하실 수 있어요. 단지 보험료와 보장 정도에 따라서 어떻게 가입하느냐가 다를 뿐이죠. 18년도 이후로 유병력자에 대한 보험 상품도 많이 개발되고 있고 저 또한 장애로 인해 거절당하는 사례를 없애기 위해 항상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가장 저렴한 비용에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보험 가입을 시켜드리는 것이 저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Q9.
장애인 보험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우선, ‘장애인이라 보험 가입이 어렵다’라고 생각하는 편견이 있죠. 보험이 2000년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했지만, 서류상에서 장애인 여부를 묻는 문구가 사라진 것은 겨우 4년밖에 지나지 않았어요. 약 20년 가까이 차별받아 왔고,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도 계속 거절당해 왔으면 ‘당연히 안 되겠지’라는 생각이 이미 자리 잡혀 있어요. 장애당사자분들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사실 장애인도 보험에 대한 욕구는 굉장하거든요.
다만, ‘정보력의 차이’가 있죠. 워낙 정보가 많고 상품이 다양해서 잘 알지 못하면 어느새 휩쓸리게 됩니다. 사실 제도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보력이 부족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설계를 잘못하는 보험설계사의 도덕적 해이가 조금 더 문제가 될 수 있어요.
 
 
Q10.
그렇다면 보험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독자분들에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보험에 대한 용어보다는 ‘약관을 해석하는 방법’을 아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보험 규정에는 ‘크게 보상하는 사항과 보상하지 않는 사항’이 있습니다. 만약 내가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면 약관의 내용 중 ‘보상하지 않는 손해’ 부분을 펼쳐서 내가 왜 못 받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시면 됩니다. 그런데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에게 해석을 요청하시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Q11.
보편적으로 가입하는 보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실비보험, 암·뇌·심장 관련 보험, 생활형 담보 보험이 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실비보험 가입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병력에 대해 저렴한 보험료로 보상해주기 때문입니다. 또, 많이들 걸리는 암, 뇌, 심장 중증질환의 경우 갑자기 찾아오고 치료비 부담이 큰 질병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를 잘 해놓는 게 좋아요. 마지막으로 수술비와 같은 생활형 담보 보험의 경우 잘 활용만 하면 병원을 갔을 때, 내가 낸 비용보다 더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어서 추천해 드립니다.
 
Q12.
장애인에게 실용적인 보험도 있나요?
제가 고객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편의상 ‘휠체어 보험’이라고 부르는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이 있습니다. 보험료 자체도 800원으로 싼 편이죠. 이 보험은 피보험자(가입자)가 타인에게 인명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줬을 때 발생한 법률상 배상책임에 대해 보험사에서 대신 보장해주는 보험이에요. 쉽게 말해 내가 휠체어를 타고 가다가 조작 미숙으로 누군가의 차량을 긁거나 실수로 부딪혀 손해를 끼치면 이 보험을 통해 최대 1억까지 배상을 받을 수 있어요. 이건 휠체어 이용자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에게도 활용될 수 있어요.
 
Q13.
보험 가입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의 소득 수준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보험은 본인의 경제적 여건이 가능한 선에서 가입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험은 오히려 ‘독’입니다. 보험 가입이 제일 필요한 사람들은 오히려 경제적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수입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소득이 떨어져도 낼 수 있는 수준의 보험료에 맞춰서 가입하셔야 합니다. 내가 부담할 수 있는 여건 내에서 질환별로 필요한 치료비용에 따라 과하지 않게 보험에 가입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Q14.
보험 가입 시 이것만은 꼭 주의해야 하는 게 있을까요?
고지사항 위반은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보험 계약을 체결하려면 피보험자(가입자)는 병원에 다닌 기록이 있으면 보험사에 이를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고지의무 혹은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이라고 합니다. 때때로 보험 가입을 위해 본인의 장애를 숨기는 분들이 계셔요. 보험사는 위반사항에 대해 ‘보험을 해지시킬 권한’과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만약 이 의무를 어기셨다면, 나중에 열심히 낸 보험료를 못 돌려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꼭 주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15.
보험은 언제 가입하는 게 좋을까요?
보험 가입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저렴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가입에 관심은 있지만, 망설여지신다면 일단 상담을 받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함께걸음> 장애인 독자 1분을 섭외하여 현장에서 직접 보험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에 참여하셨던 장애당사자분의 상담 후기를 끝으로 이번 인터뷰를 마칩니다.
 
상담받기 전에는 보험이 뭔지, 내가 어떤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장애로 인해 정보 접근이 어려워 부모님 등 주변 사람에 의해서 보험에 가입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번 상담을 통해 보험이 무엇인지, 제가 어떤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를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또, 선생님께서 근거를 바탕으로 저에게 어떤 보험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나중에 보험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또 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함께걸음> 독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보험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꼭 보험에 대한 상담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상담해주신 선생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작성자이은지 기자  lonely_long_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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