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콜택시, 정말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인가? > 기획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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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콜택시, 정말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인가?

지금 우리 제도는 - ④

본문

 
 
 
2022년 장애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던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는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장애인이 자립생활응 영위하기 위해, 직장이나 학교를 가기 위해, 취미생활을 하기 위해 등 ‘어디를 가기 위해’ 이동권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 아래 장콜)이다. 
 
현재도 게속되고 있는 장애인의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는 지하철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므로 비장애인들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장콜은 단어 그대로 ‘장애인’이 이용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장애인과 관계된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관심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1. 지역마다 다른 이용절차의 까다로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콜은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지역마다 장콜을 이용하기 위한 절차, 이용방법이 달라지게 되어 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까다로움과 불편을 겪게 된다.
 
경북 A시에서 운영하는 장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청 후 일주일 간의 심사를 기다려야 한다. 또 이용하는 방법은 ‘에약제’와 ‘즉시콜’로 두 가지가 있다. 예약제는 탑승하고자 하는 날짜의 ‘이틀 전’에 예약을 할 수 있고, 다른 경우에는 즉시 접수를 해서 이용한다. 
 
A시 거주 장애인 “예약을 할려면 콜센터 운영 시작시간인 9시가 땡 하면 바로 전화를 해야 해요. 예약을 할려는 많은 장애인들이 동시다발로 전화를 걸게 되니까 로또처럼 운 좋게 전화 연결이 된 사람만 예약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이틀 전에 대부분 다 예약을 해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즉시콜은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것일 뿐 말 그대로 즉시 필요해서 전화를 해봐도 배차 가능한 차량이 없다고 답변을 받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무슨 근거로 ‘이틀 전’에 예약을 받는 걸까? 병원 예약과 같이 분명하게 정해진 일정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틀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이틀 전이 아니라 하루 전에 갑자기 다음날 장콜을 반드시 타야만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때는 ‘이틀 전’이 아니라 ‘하루 전’이기 때문에 예약하고자 하는 시간에 이미 예약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충남의 B시에서 운영하는 장콜은 예약제가 없고 즉시콜로만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접수를 했을 때 대기자가 많으면 배차가 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장콜의 수는 제한적이고 이용하려는 장애인의 수는 많으니 장애인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배차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B시 장콜 이용자 “이렇게 지역마다 장콜 이용방법이 달라요. 먼저 원하는 지역의 장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 장콜 이용자로 등록을 해야 하고, 거기서 정한 방법에 따라 이용을 해야 하죠. 이용자 입장에서는 지역마다 다른 운영시스템이 참 번거로워요. 비장애인은 어느 지역이든 필요하면 길가에서 손을 흔들어 빈 택시를 잡으면 되는데, 장애인은 택시 한 번 이용하기 위해 이렇게 정해진 절차와 방법을 따라야 하고, 다 거친다고 해도 ‘겨우’ 택시를 탈까말까 하는 처지인 거죠.”
 
 
▲ 그림. 공정아
 
 
 
문제2. 턱없이 적은 예산, 정말 이동권 보장이 목적인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국토교통부 생활안전교통과 및 기획재정부 국토교통예산과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정부는 장콜 1대의 1년 운영비용을 1,900만원으로 산정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차량유지비와 콜센터 시스템 운영비만 포함되어 있을 뿐 운전자 및 콜센터 근무자의 인건비가 빠져 있다. 뿐만 아니라 위 금액은 노동자 1인의 2023년 최저임금(주 40시간 근무 기준 연봉 2,413만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며, 2012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장콜 대당 평균운용비용인 4,600만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에 장혜영 의원은 지난 15일(목)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장콜 운영예산을 제출하면서 고의적으로 인건비를 누락시켜 예산을 과소 편성한 것을 지적했다. 또 장혜영 의원은 추경호 부총리를 상대로 한 이날 질의에서 장콜이 갑자기 다 무인차로 바뀐 것도 아니고, 콜센터를 다 AI가 받는 것도 아닌데, 사람이 하고 있는데 인건비를 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장애인들이 이동권 보장을 위해 예산을 확보해달라고 시위를 하고 투쟁을 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장콜’과 같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제도를 실현하기 위한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장콜이 가진 문제는 위 두 가지로 다 지적하기 쉽지 않다. <함께걸음>에서 몇 번이나 문제를 지적하고 사례를 다루었을 정도로 장콜이 가진 문제는 정말 많다. 하지만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문제가 있다면 꼭 해결하여 제도가 개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작성자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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