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장애 이슈를 돌아보다
2025 장애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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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 해 동안 장애계에는 다양한 정책 변화와 사회적 논의가 이어졌다. 장애인 복지정책의 개선을 위한 입법 성과가 이어지는 한편, 현장에서는 학대 등 반복적인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함께걸음>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 어떤 장애계 이슈와 사안들이 다루어졌는지 주요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월별 이슈를 정리하고, 각 사안이 이후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월별 이슈는 장애인 전문 언론 6곳(에이블뉴스, 비마이너, 더인디고, 웰페어뉴스, 한국장애인신문, 장애인생활신문-미디어생활)을 중심으로, 다수 매체가 공통 보도한 사안을 선정했다. 또한 주요 사건은 공중파 3사(KBS·MBC·SBS)가 공통 보도한 사건 5건을 별도 정리해 현장 중심의 쟁점으로 포함했다.
1월, 중증장애인생산품 의무구매비율 1.1% 상향 조정
2025년 1월 1일부터 공공기관의 중증장애인생산품 의무구매비율이 기존 1.0%에서 1.1%로 상향 적용되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는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 보장을 위해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따라 마련된 제도다. 공공기관의 연간 총구매액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중증장애인을 고용한 업체의 생산품으로 우선 구매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지난 2008년 3월부터 시행 중이다. 정부는 전년도 실적 등에 근거하여 매년 의무구매 비율을 결정하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0.1% 증가하였다. 한편, 장애계에서는 환영하면서도 단순한 비율 인상뿐 아니라 판로 개척 등 제도의 실효성 보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제기한 바 있다.
2월, 발달장애를 이유로 택시조합 가입 거부한 것은 ‘차별’
올해 2월에는 발달장애를 이유로 택시조합원 가입을 거부한 행위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언론에 부각된 바 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A씨는 택시 운전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택시운전원으로 근무 중이었으나, 조합 측이 “사고 위험이 크다”며 가입을 거부했다. 인권위는 “장애가 직무 수행의 어려움을 입증하는 근거가 없다”며 이를 장애인 차별로 판단하고, 해당 조합에 인권교육 및 재발방지 대책을 권고했다. 이 결정은 장애인의 노동 참여 과정에서 남아 있는 편견과 제도적 장벽을 다시금 드러내며, 장애인 고용의 실질적 평등을 위한 사회적 논의로 이어졌다.
3월, ‘장애인편의점’ 설치 지원 본격화
3월에는 보건복지부가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국의 공공 및 민간기관, 기업을 대상으로 장애인편의점 설치 지원을 한 사실이 보도되었다. 이는 장애인 카페 ‘아이갓에브리씽(I got everything)’에 이은 두 번째 사회적 일자리 모델로, 보건복지부·한국장애인개발원·BGF리테일의 협약을 통해 추진되었다. 장애인편의점은 무장애 매장 구조로 설계돼 자동문, 낮은 카운터, 도움벨 등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이 정규직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장애인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사회 내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공간으로서 인식개선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4월,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 간담회
4월, 금융위원회는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 간담회’를 개최해 장애인 전용 금융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시각장애인용 음성 OTP 개선, 청각장애인 문자·음성전환 상담 확대, 금융사기 피해 예방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후 8월 말 열린 현장점검 간담회에서는 대면 창구 방문 서비스 수요가 높은 은행들을 중심으로 시각장애인용 음성 OTP와 청각장애인을 위한 텍스트 및 태블릿 상담 서비스를 일부 도입했지만, 여전히 도입률이 저조하여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서 장애인이 체감하는 접근성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되는 가운데, 장애인의 금융권 접근이 오히려 위축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월, 국립재활원 ‘돌봄로봇 체험관’ 구축
5월에는 국립재활원이 장애인의 일상생활 보조 및 돌봄부담 감소를 위한 ‘스마트돌봄스페이스’를 구축한 사실이 주목받았다. 낙상감지 센서, 전동침대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한 생활지원 체험이 가능한 이 시범사업은 돌봄 인력 부족과 고령화 사회의 현실 속에서 기술기반돌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반면, 이러한 다양한 돌봄로봇 개발과 현장 적용은 장애계의 높은 기대와 관심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정과 시설로의 보급을 위한 비용 지원, 평가 체계 구축, 윤리적 기준 마련 등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5월에는 국립재활원이 장애인의 일상생활 보조 및 돌봄부담 감소를 위한 ‘스마트돌봄스페이스’를 구축한 사실이 주목받았다. 낙상감지 센서, 전동침대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한 생활지원 체험이 가능한 이 시범사업은 돌봄 인력 부족과 고령화 사회의 현실 속에서 기술기반돌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반면, 이러한 다양한 돌봄로봇 개발과 현장 적용은 장애계의 높은 기대와 관심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정과 시설로의 보급을 위한 비용 지원, 평가 체계 구축, 윤리적 기준 마련 등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6월, 제21대 대통령 선거, ‘복지국가 실현’ 공약 주목
올해 6월에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었으며 ‘복지국가 실현’이 국정 화두로 부상했다. 장애계는 국정과제에 장애 관련 조항과 예산이 얼마나 반영되는지 주시하며, 복지국가 담론이 ‘장애인의 자립·참여·권리 중심’으로 전환될지를 주요 쟁점으로 제기했다. 특히 AI·기술복지가 단순한 복지 도구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의 주체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7월, 형제복지원 사건, 국가·부산시 공동 배상 판결
7월에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게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인 부산시도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옴으로써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부랑인 선도를 명목으로 시민들을 불법 감금·노동 착취한 사건으로, 이번 판결은 지방 정부의 관리·감독 의무까지 명확히 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은 해당 판결에 대해 “지자체가 위탁시설의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라며 환영했다.
8월, 췌장장애, 23년 만에 새로운 장애유형으로 인정
8월 보건복지부는 췌장장애를 16번째 장애유형으로 신설하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장애의 정도가 심한 췌장장애인은 ‘췌장의 만성적인 내분비기능 부전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자가항체 2종 이상에서 양성으로 확인되거나 췌장전절제술을 받은 사람’이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췌장장애인은 ‘췌장을 이식받은 사람’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5월 1일부터 1형당뇨환자 등 내분비기능 부전으로 혈당조절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장애 수당 등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9월, 소상공인 키오스크 장애인 접근 의무 완화 입법예고
9월에는 보건복지부가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장애인 접근권이 보장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를 완화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시행령 개정에 따르면 소규모 매장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과 테이블오더형 소형제품이 설치된 영업장에 장애인 접근이 가능한 키오스크를 설치하지 않아도, 일반 키오스크에 보조기기·소프트웨어를 연동하거나 보조 인력과 호출벨을 두면 정당한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장애계는 “접근권 보장의 원칙이 후퇴했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11월 11일 국무회의에서 본 개정안이 의결되어, 2026년 1월 28일부터 시행되게 되었다.
10월, ‘장애인평생교육법’ 등 장애 관련 법안 7건 국회 통과
10월에는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비롯하여 장애 관련 법안 7건이 의결되었다. 2021년 첫 발의 이후 4년 6개월 만으로, 성인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권리로 보장하고 기본계획·전달체계·전문인력제 등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장애계는 “탈시설·자립생활을 위한 지역사회 통합교육 기반이 마련됐다”며 환영했다. 같은 날 본회의에서는 장애인학대 예방을 강화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보청기기 보조장비 설치 의무화, 재난 시 장애인 배제 금지, 수어통역 의무화, 장애인고용촉진 관련 개정 등 총 7건의 장애 관련 법안이 함께 의결됐다.
공중파 3사(KBS·MBC·SBS)는 올해 장애 관련 현안 중 사회적 파급력이 컸던 다섯 가지 사건 ▲용인 장애아동 학대 사건 항소심 무죄, ▲울산 태연재활원 상습학대 사건, ▲한화이글스 장애인석 특별석 판매 사건, ▲인천 특수교사 과로사 및 순직 인정, ▲다시 반복된 지적장애인 ‘염전노예’ 사건 및 대응 부실에 대해 보도하며, 장애인의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 용인 장애아동 학대 사건, 교사 무죄…몰래 녹음 ‘증거능력 없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장애아동 학대 사건의 항소심 재판에서 특수교사 A씨가 무죄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부모가 자녀의 책가방 속에 녹음기를 넣어 몰래 녹음한 파일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장애아동의 인권과 학대 문제를 다루는 재판에서 ‘증거 수집 방식이 어디까지 정당하게 인정될 수 있는가’라는 법적 쟁점과, 특수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교육적 행위’와 ‘학대’의 경계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라는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 울산 태연재활원 상습학대 사건
울산 소재 장애인 거주시설 태연재활원에서 중증장애인을 상습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CCTV에는 생활지도원들이 한 달간 150회 넘게 피해자를 폭행하는 장면이 기록되었고,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들이 별다른 이유 없이 폭행을 일삼았다”며 가해자들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사건 이후 울산시는 해당 시설을 특별감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장애인 거주시설의 인력 구조와 감독 체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었다.
■ 한화이글스, 장애인석 덮고 ‘특별석’ 판매
올해 여름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홈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장애인석 90석을 인조잔디로 덮고 그 위에 이동식 좌석을 설치해 ‘특별석’으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전의 장애인단체들은 한화 구단이 장애인석 8천 원짜리 표를 5만 원짜리로 판매한 사실에 대해 한화이글스를 경찰에 고발하였고 경찰은 한화이글스 박종태 대표이사와 구단 법인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0월 불구속 송치하였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한화이글스는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 인천 특수교사 과로사 및 순직 인정
인천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B씨(30대)가 지난해 10월, 기준 정원을 초과한 학생 8명을 단독으로 담당하고 주당 25~29시간 수업 및 332건의 행정문서를 처리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끝에 숨졌으며 인사혁신처는 사망 11개월 만인 올해 9월, 그의 순직을 공식 인정했다. 또 인천시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이 있는 부서 및 인사 5명에 대해 징계·행정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인천교사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들은 “고인의 삶이 마침내 국가에 의해 인정받았다”며 입장을 밝혔고, “이번 결정을 계기로 교사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제도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또다시 드러난 신안 염전노예 사건, 10년 넘게 방치된 구조의 실패
전남 신안군 신의도의 한 염전에서 37년 전 실종된 지적장애인 장모 씨가 노동착취 피해자로 뒤늦게 발견되었다. 장 씨는 2014년 화제가 되었던 ‘염전노예사건’ 당시에도 피해자 지원 명단에 올랐지만 구조되지 못한 채 같은 염전에서 계속 일했고, 이후에도 2021년과 2023년, 2024년에 걸쳐 지자체 행정조치와 경찰 수사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가해자와 분리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2014년 염전노예 사태 이후에도 학대피해자의 구조 및 지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수년간 반복된 행정·사법당국의 부실 대응이 장애인 노동착취를 방치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처럼 올해 공중파 보도를 통해 드러난 사건들은 제도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장에서 장애인 인권침해와 구조적 불평등이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애인의 권리가 선언적 권리에 머물지 않고 일상의 권리로 실현되기를, 내년에는 보다 더 근본적인 제도 변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작성자글과 사진. 김영연 기자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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