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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이런일 저런일1]전지대연체전 열려

껍데기를 벗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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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조직점검과 단결의 장>
제 13회 전국체전(전국지체부자유대학생연합회체전)이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장애
우문제연구회 울림터 주최로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열렸다. 끈끈하게 달라붙은 불볕더위와 6
월 정립회관 복지비리척결 투쟁이 마무리 작업 속에서도 전지대연 체전 공간은 우리모두에
게 무척 중요했으며, 특히나 장애해방염원투쟁 3년의 기간 속에서 누구보다도 앞선 의식과
실천성을 집단적으로 보여주었던 전지대연의 내부조직 점검의 필요성과 단결이 절실히 요구
되는 때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을
갖고 각 지역의 연합회원들을 만나야 하는 실천적 과제 속에서 과연 얼마나 성공적으로 금
범 체전을 치루어냈는가와 이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의 자세와 수준을 냉철히 분석해보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팔자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중심이 되었던 몇 가지 행사들의 독자적 특성과 의
의, 문제점을 먼저 살펴보고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향후 임무를
끌어내고자 한다.

<토론회, 과연 생산적인 논의들이 오고갔는가.>
토론의 주제는 다음 3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현재 각 서클이 사업이 형식적이지 않고 장애우대학생으로서의 지위와 역할에 얼마나
부합되고 있는가.

둘째, 각 지역 서클의 조직강화 방침에 대하여,
셋째, 점점 늘어가고 있는 비장애우 대학생의 서클 회원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현재, 전지대연을 포함한 각 장애우 단체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상이한 입장차이들로 인
하여 자칫 이러한 주제들이 현실감 없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토론을 생산
적으로 이끄느냐 마느냐를 좌우하는 중심적 문제는 토론하고자 하는 적극적 자세와 핵심적
내용을 현실화 시켜 즉, 현실적 상황과 연관시켜 파악하고 고민하려는 창조적 능력에 있다.

불행하게도 이번 토론은 주제에 접근하지 못한 채 각 지역 서클을 개별화시켜 소개하고, 자
신들의 활동을 피력하는데서 그치고 말았다. 과연 이번 토론 속에서 우리 단체는 무엇을 하
는 곳이고, 회원수가 몇 명이고 하는 것들이 어떤 큰 의미를 갖는 것인가. 그것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첫 번째 주제의 경우, 장애우대학생으로서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그 임무를
수행하고자 하는 적극성이 결여된 채 서클소개와 에매한 탁상공론으로 일관했다. 애초에 주
제자체가 묘연하기도 했다. 차라리 어떤 사업들로서 우리의 임무를 완성시켜 나갈 것인가를
논의했다면 보다 생산적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 주제의 경우, 그러한 조직강화의 방침들을 평소에 전혀 고민하지 않았던 탓에 구체
적인 내용들이 나오지 못한 점이 무척 안타깝다. 각 지역에서 내지는 전지대연 전체가 직면
한 문제에 대한 관심과 예민한 판단이 중요했다고 본다.

세 번째의 경우, 단순한 주제 같지만 전지대연의 현상황에서 고려할 점이 많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모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분명 장애우운동의 주력꾼은 장애주체들이다. 그렇다
면 먼저 이 주력꾼의 자체확보와 강화 속에서 비장애우들과 관계설정, 목적점을 분명히 해
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심도 깊게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이점은 전지대연의 한계를 섣
불리 규정짓기 전에 충분한 과학적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보여진다

사실상, 토론내용에 있어 특별히 개제 할만한 것은 없었다. 단지 관심의 여지가 있다면 동틀
녘(참관단체) 회원의 문제제기 즉, 「장애우 대학생으로서의 선도적 임무를 각인하고, 과학
적 이념정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라는 절실한 요구를 우리모두 뼈아프게 수렴해야 할 점
이라고 본다.

<진정한 장애우 운동이란 무엇인가>
강연자는 최민(현 민중당 정책기획실)씨로서 주제는 "한국사회변혁 운동과 장애우 운동과의
관계"라는 부분이었다. 자신이 직접 장애우로서 한국사회 변혁 운동의 최전선에서 탁월한 이
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민씨는 다음 세 가지 차원에서 장애우 운동을 분석하고 문제를 지
적했다.

첫째, 장애우 운동이란 한사람의 똑같은 국민으로서의 개별 장애우 주체들 내지는 장애우
조직들이 우리사회가 공동으로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의 해결, 즉 변혁을 위해 운동의 주체
로 나서는 것이어야 한다라는 점이다.

둘째, 이러한 각도에서 현재까지의 장애우 운동은 진정한 장애우 운동이었다기 보다는 권익
확보를 위한 실천위주였고, 장애우 문제에만 매몰된 채 전체적 차원의 운동과는 거리가 먼
저급한 실천이었다는 점이다.

셋째, 권익운동차원에 머물고 있는 장애우들과 조직들을 진정한 운동세력으로서 의식화·조
직화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점이고, 필요한 것은 이념정립이며, 그 이념은 전체 민중운동의
맥락 속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 점이다.

최민씨의 강연은 그 동안 무의식적으로 타성에 젖어왔던 우리들의 관점에 새로운 충격을 던
져주었다고 평가된다. 가장 큰 충격은 그 동안 우리 논의의 중심이 장애우의 현실적인 문제
였고, 거기서부터 출발한 발전과정에 따라 궁극적으로 민중연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었
다. 그러나 최민씨는 이러한 논리가 지나치게 단계론적이고 경제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장애우운동의 관점 역시 사회의 공동 모순, 즉 기층민중에 대한 압박구조에 두어야 하며, 거
기에서 파생되는 문제로서 장애우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우
스스로 자신의 이해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뿐 아니라 거기에 매몰됨 없
이 의식화된 한 사람의 장애우 주체라도 정치투쟁을 전개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의식이 없이 집단화된 장애대중들의 수준이나 시기와 방법을 고려할 것 없이 당장이라
도 해야할 당연한 임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최민씨가 밝힌 장애운동의 정치투쟁화는 그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대다수가 문제를 함께
공유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장애우 운동을 전개하는데 동력이 되고자 하는 회
원이라면 거듭 최민씨의 문제제기를 고민하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현실에 대한 쓰라린 수용이…>
토론회와 강연회, 이 두 가지가 체전의 중심적 내용들로서 자리 매김 되는 것이 혹 이상하
다고 생각도리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번 체전은 이것을 축으로 해서 4박 5일의 일정이 마
무리되었다. 물론 환영의 밤이나 송별의 밤 속에서 펼쳐졌던 문화행사 즉, 예울림의 공연,
울림터의 수화노래극 등은 참가자들에게 많은 감동과 여운을 안겨주었으며 더더욱 마지막날
가졌던 장애우 복지예산 확보를 위한 걷기 대회는 우리의 실천의지를 굳건하게 확인한 뜻깊
은 투쟁이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면 이제 겸허하게 체전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참가자들의 자
세, 각인 해야 할 책임들을 되짚어보자.

이번 제전 속에서 가장 대별되었던 점은 주최측의 의도와 참가자들의 서로 다른 반응이었
다.

어떻게 보면 현재 체전이라는 행사는 체육대회로서의 고유한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 처음에
는 순수한 장애우대학생들의 인화단결을 지향한 모임에서 출발하였으나 최근 몇 년간은 우
리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들을 수렴한 진지한 고민의 장으로서 일차적 체질변화를 시도하였
다. 올해의 체전은 지금까지의 것들과는 또 다른 변화의 기미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바로 장
애우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과학적으로 고민하고 올바른 사상을 정립해야 한다는 책
임감 속에서 확고한 운동주체로서의 성숙을 추동해 내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들이 아직 뿌리를 내리고 있진 못하다. 더욱이 체육대회로서의 순수성ㅇ
르 고집하여 심하게 반발하는 사람들도 아직 많다. 또는 아주 온건적인 경향으로서 서서히
단계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방향으로 통일점을 찾아나가야 하는가, 사실상 이것이 해결되지 못함
으로 인해 많은 불신과 사분오열된 모습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우
리는 기존의 것을 고집하는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
게 제기되는 자신의 임무와 참인간됨에의 길을 언제까지나 거부할 수는 없다. 이러한 각오
속에서 단순히 체육대회가 변질되어간다고 한탄만 하는 안일주의와 지나치게 의식주의 문제
에 연연하는 보신주의적 경향은 철저히 배격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주최측에서 이러한 부
분들을 간과했다면 그것을 비판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유로 주최한 의도와 당위성을 오
도해서도 안된다고 본다.

순전히 빨간색이다. 전지대연 체전이 무슨 정치선전의 장인가, 하는 비난들을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현실과 장애문제를 바로 인식하지 못한 무지의 소치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이러한 무지는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바로 문제를 과학적으로 인식하려는 노력의 부족이요, 서클의 현재적 모습인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의지에 기대할 수도 없고, 오로지 체계적인 학습과 그러한 토대를 확고히 갖
추어 나가는 각 지역 서클의 역량에 달려있는 것이다. 인식의 무지를 극복하는 것, 그것이
현재 전지대연이 뚫고 가야할 중심과제일 것이다.

그리고 또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장애우에 대한 억압, 이 땅 민중을 억압하는 것들
에 대한 쓰라린 수용이다. 무턱대고 배척하기보다는 진지한 토론과 대화가 요구되며 그때
비로소 척박한 땅을 함께 개척해나가는 동지애가 싹트지 않겠는가. 거기서 비로소 한번의
시행착오를 발전으로 이끄는 창조적 능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분명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문제들은 이미 산적해 있다.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 그것을 위
해 장애해방의 올바른 사상을 정립하고 대중을 조직화해나가야 한다. 현재 그것을 가장 선
진적으로 수행해야 할 주체는 전지대연의 각 회원들뿐이다.
이것이 각인 되지 않는 이상 장애해방을 위한 운동의 어떠한 구체적인 방도도 나올 수 없다
는 비장한 각오를 함께 해야겠다.

작성자함께걸음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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