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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의 장애인 차별금지

장차법활용하기_ 차별에 대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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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하 ‘특수교육법’)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장애로 인한 입학거부를 금지하고 있으며, 교육 관련 편의 제공과 이에 대한 거부를 장애인 차별로 금지하고 있다.

 

장애를 이유로 입학 거부, 전학 권유 및거절은 차별행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3조 제1항에는 ‘교육책임자는 장애인의 입학 지원 및 입학을 거부할 수 없고, 전학을 강요할 수 없으며, 전학하는 것을 거절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교육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차별금지는 「영유아보육법」의 모든 어린이집, 유아교육법상의 유치원, 사립 국공립, 특수학교, 일반학교 등 「초・증등교육법」상의 모든 학교, 평생교육기관, 직업훈련기관까지 포함된다.

물론 지체장애학생에게 수직이동을 위한 편의시설이 필요한 경우, 그 기관의 재정여건상 과도한 부담이 되거나, 시기적으로 설치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거나 설치공간이 부족하다면 현저히 곤란한 사유에 해당할 수는 있다. 하지만 무조건 ‘편의시설 등의 시설이 없다’, ‘특수학급이나 특수교사가 없다’는 이유로 입학을 거부할 수는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4월 이러한 이유로 학부모에게 장애학생의 입학포기를 종용한 것도 입학거부로 판단한 바 있다.

아울러 입학거부 등의 차별금지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외에 「특수교육법」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하게 제재를 하고 있는데, 교육이 바로 사회화의 첫 관문이기도 하고, 장애인 교육은 만3세에서 만17세까지 의무교육으로 국가와 사회의 책무성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교내외 활동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실질적 참여 배제는 차별

체육시간이나 소풍, 현장학습 등에 참여하지 못하고 홀로 남겨졌던 기억, 그리고 그로 인해 형편없는 체육점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아픈 기억을 가진 장애인이 꽤 많다. 물론 지금도 이런 경우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차별금지법」이나 「특수교육법」에서 장애학생을 배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기관은 어떻게든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거나 참여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대체수업 등을 강구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학생에게 현장학습, 수학여행 등에 장애학생이나 학부모의 의사에 반하여 참여를 제한하거나 배제하는 경우는 차별이 된다. 참여하기 어려운 장소를 선정하거나 보조할 인력이 부족해서 참여하기 어렵도록 하는 것도 실질적 참여를 배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덧붙여 이러한 교내외 모든 활동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학생에게만 어떤 조건을 붙이거나, 각서를 쓰게 하는 것도 교육차별행위에 해당된다.

 

교육책임자는 장애학생이 학습활동에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장애학생은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라 교육활동에 다양한 편의가 요구된다. 지체장애학생은 이동용보장구나 높낮이 책상, 시・청각장애학생에게는 확대 독서기, 점자인쇄기, 수어통역 등의 편의가 요구되고, 신변처리나 이동이 어려운 학생에게는 교육보조인력 등이 요구되는데, 장애정도와 유형에 따라 또한 교실뿐 아니라 교실 외 체육, 실습, 평가(시험)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될 수 있기에 도구, 시설이나 인력, 그리고 제도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가래흡인이 필요한 중증 중복장애학생에게 학교 교육활동 중의 가래흡인조치를 정당한 편의제공으로 인정한 바 있다.

현재까지 교육활동에서 정당한 편의와 관련한 논쟁은 많은 편은 아닌데, 「특수교육법」에서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로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일정 정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다만 이러한 편의 제공이 미흡한 경우가 많은데 교육기관이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였는지, 교육기관이 자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는지에 따라 차별여부가 판단지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학교 책임자는 항상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어떻게든 자원을 연결하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며, 학부모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과 상시적으로 협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학교폭력사건은 장애학생에 대한 보호조치가 적절치 않으면 장애인 차별

학교에서 장애학생에게 가장 염려가 되는 것이 교직원이나 다른 학생으로부터의 괴롭힘 문제이다. 특히 의사소통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지적・발달장애인의 경우 다른 학생들로부터 따돌림, 놀림, 비하의 대상이 되거나 심할 경우에는 폭력이나 성폭력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장애학생 교육권 증진을 위한 실태조사」에서 장애학생의 학교폭력 경험비율이 36.7%, 국립특수교육원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14.0%로 조사된 바 있어서 단지 기우만은 아닐 수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32조에는 장애로 인한 집단따돌림, 비하, 모욕, 폭력 및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언어 및 비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금지하고 있어서 교육기관의 교직원 또는 다른 학생으로부터 놀림, 비하, 폭력 등을 조사할 수도 있고, 조사결과에 의해 차별이나 인권침해행위가 있는 경우 징계 및 재발방지대책 등을 권고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학교폭력사건은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통해 우선적 조사와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서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조사와 조치가 공정하고, 장애학생을 위한 보호조치가 충분했는지가 핵심 사안이 된다. 장애학생이라는 이유로 학교가 조사를 회피하거나 게을리하지 않고 적시에 실시하였는지,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호자 및 신뢰관계인에게 사건을 즉시 알리고, 조사과정에서 장애학생의 보호나 방어를 위해 신뢰관계인의 참석을 보장했는지, 그 과정에서 장애학생과 보호자의 의견을 충분하게 청취했는지, 장애학생에 대한 조치를 함에 있어 장애인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는지 고려한다. 만약 이러한 조치가 충분치 않았고 분리조치나 치료 등의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차별이 될 수 있고, 학교는 장애학생의 인권을 보호할 책임이 있기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 이것은 장애학생이 가해자든 피해자든 마찬가지다.

 

장애학생의 행동문제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없었다면 차별

교육차별 진정사건 중에 가장 어려운 문제는 행동문제를 가진 장애학생에 대한 제지과정이나 이에 대한 학교 측의 제재가 부당하다는 진정사건들이다. 행동문제를 가진 장애학생을 강압적으로 제지하거나, 무조건 특수학급에 있게 하거나 다른 학교 전학을 권유하거나,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장애학생에게 불이익한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들이다.

우선은 어떠한 경우이던 폭력적 제지는 있을 수 없으며, 충분한 협의과정 없이 장애학생을 분리하거나 관련 법률이나 규정에 어긋나게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개최하거나, 장애인 전문가의 자문의견 등이 없이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장애학생이라고 어떤 행위이든 무조건 수용될 수는 없다. 학교란 곳이 장애학생 이외에도 다른 학생과 이해관계자가 있고, 그들의 권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장애학생의 행동문제를 대체행동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학부모의 노력도 중요하고, 이를 이해하고 함께 해결해 보려고 하는 학교 관계자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이 장애학생의 장애와 특성을 고려한 적극적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취해진 조치는 교육차별이 될 수 있다.

 

장애학생 학부모의 열의가 현재의 특수교육환경을 이끌어낸 동력

교육차별사건은 사건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서는 학부모나 학교 그리고 교육행정청이 모두 한마음이기 때문에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학교나 교육청이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장애학생이 재학 중이어서 학부모가 더 이상의 조사를 원하지 않거나 진정내용이 해소되어 사건이 마무리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진정을 제기한 학부모를 바라보는 학교관계자 중에는 ‘몇몇 학부모의 불만’,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학교가 힘들다’ 고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관계자 입장에서는 장애학생을 위한 마음은 한가지이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 마음을 모른다고 생각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자녀에게 좋은 교육여건을 마련해 주려는 것은 장애・비장애 부모 모두가 똑같은 마음이며, 장애학생의 학부모도 다른 학부모에 못지않은 교육열의를 가질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장애학생의 학부모의 열의와 노력이 현재의 특수교육 환경과 특수교원의 지위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어왔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학교관계자와 학부모, 서로 소통하려는 노력 필요

학교차별 진정사건을 조사를 하다 보면, 다른 분야의 사건보다 교육관계자들이 순수하고 열의와 신념, 교육에 대한 자긍심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순수함과 신념이 오히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거나 변화를 거부하는 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를 간혹 직면하게 된다. 또한 학부모도 장애자녀의 특성이나 능력을 그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판단해서 학교관계자나 교육청 관계자의 교육적 조치나 의견을 신뢰하지 않아서 갈등이 초래되고, 그 갈등이 첨예화된 상태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으로 접수되는 경우가 있다. 외형상으로는 교육차별사건이나 사실상 그 내용을 조사하다 보면 장애학생 교육철학이나 방법에 대한 의견대립인데, 이때 가장 큰 피해자는 그 누구보다 장애학생 당사자이다 보니 그 갈등이 잘 해결되지 않을 때는 안타깝기만 하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장애학생에 대한 부당한 처우나 대우는 장애학생 당사자도 학부모도 참아서는 안 될 일이기에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학교관계자는 전문가의 권위와 신념을 좀 벗어버리고, 학부모는 자녀로부터 한발 뒤로 물러나 다소 객관적인 시각으로 소통이 우선되었으면 좋겠다.

작성자이인영/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조사1과 조사관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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