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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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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시설에서 잇따라 수용아동들에 대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관계자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시설장에 의해 자행되던 예전의 경우와는 달리 금번 천사원에서 밝혀진 성폭행 사건은 퇴원생들에 의한 원생 성폭행 사건이어서 시설 연장아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동복지시설 거의가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연장아 문제는 과연 어떤 양상을 띠고 있으며,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추악한 범죄가 어떻게 어린 원생들을 짓밟고 있는지 그 내막을 추적해본다.

<천사원 아동성폭행 문제로 몸살 앓아>
 최근 서울 은평구 구산동에 위치한 복지법인 은평아동복지천사원(이사장 박근수 목사)산하 세 개의 시설 중 보육시설인 은평천사원(원장 조규환 55세)에서 충격적인 아동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음이 밝혀졌다.
 천사원 측에 따르면 시설퇴원생 중 최기훈(23세), 이강수(27세), 연보(40세)씨 등 세 명이 여섯 살에서 열한 살에 이르는 다섯 명의 원생들에게 89년에서 90년에 걸치는 기간 중에 성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중에는 남자원생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1월 말 천사원 보육사들이 아동들과 생활 상담을 하던 와중에 아동들이 실토를 함으로써 드러나기 시작한 이번 사건은 보육사람들이 아동들의 진술 내용을 녹음, 증거로 제시하면서 유달리 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천사원 연장아 문제의 대책을 원측에 요구함으로써 촉발되었다.

 보육사들이 녹음한 내용에 의하면 이씨를 비롯한 퇴원생들은 그간 천사원에 상주하면서 어린 아동들에 대한 위협과 회유를 통해 주로 대낮에 아동들을 천사원 뒷산으로 끌고가 성폭행을 가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성폭행 사실이 드러나자 천사원측은 서둘러 대책을 숙의, 가해자 중 이강수씨를 2월 7일 경찰에 고발하고 최가훈씨에게는 경고와 원내 출입을 금지시켜 이번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차후에 연장아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서 3월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이 이명묵(37세) 총무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천사원 측이 취한 조치 중 경찰에 고발한 이강수씨의 경우 전과가 10범으로 이미 이번 사건말고도 절도사건으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고발이 별 의미가 없고, 연장아 출신으로 천사원 테니스장과 직업보도실 훈련보조교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최기훈씨는 낌새를 알고 원을 나갔다는 조규환 원장의 말과는 달리 천사원 측에서 사전 조치를 취해 빼돌린 것이 확인되고 있으며, 연보씨의 경우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아 천사원측의 대책이 역시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지적이 가능한 것은 5년 전에도 이번 사건과 유사한 성폭행 사건이 천사원 내에서 발생한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바탕에 깔고 있다. 당시 퇴원생이었던 이모씨가 보육사 딸 한 명을 성폭행 해 보육사가 이모씨를 경찰에 고발함으로서 이모씨는 5년째 전주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그때 제대로 대책을 세웠던들 과연 이번 사건이 재현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을 갖게 하면서 천사원측이 연장에 문제에 보다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이번 사건과 같은 성폭행 사건은 앞으로 또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연장아 문제 심각한 양상 띠어>
 관계자들에 따르면 천사원 내의 연장아 문제는 다른 시설에 비해 유난히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여기서 말하는 연장아는 만 18세 이상의 연령층으로 아동복지 법상 보육시설에 수용될 수 없는 시설출신 고아들을 지칭한다.)
 10여명의 연장아들이 상시 원내에 상주하면서 보육사 등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것은 물론 아동들에게 협박과 폭행을 해가면서 자신들의 위계질서를 따르게끔 강요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면서 그 연장선상에서 아동들이 직원들 지시보다는 연장아들 지시를 더 잘 따르는 경우가 많아 직원들이 꽤나 애를 먹어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이들 연장아들은 원내에서 몇 건의 절도사건을 저질렀음이 이번 사건의 처리과정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렇듯 심각한 천사원 내 연장아 문제는 원 설립 당시부터 30여년간 이어져온 고질적인 문제로 외부에서는 천사원 하면 곧 연장아 문제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였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하여 아동들에 대한 성교육이 부재한 상태에서 원측에서 연장아 문제에 유유부단한 입장을 취해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면 안 그래도 천사원이 성 윤리가 문란하다는 사실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천사원 조규환 원장은 "연장아 문제는 인정하지만 천사원의 성 윤리가 문란하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라면서 "다른 시설에 비해 천사원 아동들의 성 문제가 없는 편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덧붙여 조원장은 연장아들이 오갈 데 없어 들어오는데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연장아 문제는 어느 시설에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천사원만 문제삼으면 안 된다며 자신 또한 있으라고 하가는 안하고 묵계하고 있는 정도였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규환 원장의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천사원측이 그동안 연장아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말못할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적으로 품고있는 의문이었다. 즉 이번 사건의 가해자 주 연보씨의 경우에서 드러나듯(그는 처벌을 받지 않았다) 원 설립 때부터 천사원에 몸담고 있던 연장아들은 천사원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기 때문에 몇몇 문제에 대해서는 조원장과 입장이 근본적으로 달라 마찰과 알력을 빚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찰 설은 천사원측이 재단 소유 땅 1천2백평을 처분할 당시에 연장아들이 반반 하면서 문제를 제기했고, 후원금의 쓰임에 대해서도 역시 이들 연장아들이 문제제기를 했었다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따라서 조규환 원장이 연장아들을 두려워했든지, 그게 아니면 조원장과 이들 문제를 일으킨 연장아들 사이에 원에 있어도 된다는 모종의 묵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하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규환 원장은 연장아들과의 마찰 설을 한마디로 부인하면서 연장아들이 자신에게 불만을 토로한 적도 한번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규환 원장의 지나친 외도도 한 원인>
 천사원은 1959년 고인이된 윤성렬 목사와 미국인 선교사 죤·조셉타이스씨가 5명의 전쟁고아를 받아들여 현 구산동 부지에 은평천사원을 설립한 후 32년이 지난 현재 재단산하 모체 시설인 은평천사원을 비롯, 80년 정신지체아 시설은 은평소망의 집(원장 윤경숙 : 설립자인 윤성렬씨의 손녀, 조규환 원장의 부인), 81년 교육 시설인 은평복지학교(교장 : 김재균)를 잇따라 개원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참고로 시설 현황을 살펴보면 육아 시설인 은평사원은 작년예산이 1억8천만원으로 75명의 원생들이 수용돼 있으며, 조규환 원장의 부인인 윤경숙씨가 원장으로 있는 은평소망의 집은 작년 예산이 3억1천만원으로 113명의 정신지체아들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문교부의 지원을 받는 은평복지학교는 2백7십여명 가량의 정신지체아들을 교육하고 있으며, 다른 시설과 달리 재단 사무국을 별도로 설립해 후원 업무와 수익사업을 전담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복지법인 은평아동복지 천사원은 근무하고 있는 직원만 해도 90여명에 이르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이 땅의 대표적인 사회복지 시설로 그동안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천사원은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갖가지 문제점을 내부에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있는 육아시설인 은평천사원에 국한해 문제점을 지적해 보면 우선 무엇보다 초근까지 원생들 관리에 필수적인 생활지도 교사가 천사원에는 없었다는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다. 예산이 없어 채용을 못했다고 천사원측은 주장하고 있지만 재단규모를 볼 때 이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약한 것으로 책임회피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또한 보육사 1인당 맡고 있는 원생수가 지나치게 많아 한 보육사가 23명이나 되는 원생들을 책임지고 있을 정도로 보육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그리고 여타 다른 문제들보다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천사원의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조규환 원장의 지나친 외도이다.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조규환 원장은 89년 말부터 천사원 외에도 시설연합체인 아동복지 시설연합회 회장과 입양기관인 서울 역삼동 소재 대한사회복지 회장 등 3개 기관의 장을 함께 맡고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이중 대한사회복지 회장은 최근 사퇴했지만 조원장이 3개 기관의 장을 겸임하고 있던 기간과 아동들이 피해를 당한 기간이 일치해 조원장의 지나친 외도가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 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한사회복지회 노동조합(위원장·강영선)에 의하면 89년 10월 고영훈 회장 후임으로 부임한 조원장은 직원들과의 관계도 좋지 못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출근조차 하지 않아 결재서류가 밀리는 등 일 처리가 늦어져 오죽했으면 직원들이 천사원을 포기하고 복지회 근무에 전념해 달라는 건의를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월급문제에 있어서도 조원장은 이사회 석상에서는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막상 부임하자 1백8십만원의 월급과 5백 프로의 보너스를 꼬박꼬박 챙긴 것은 물론 퇴직할 때의 퇴직금을 복지회에 기증해 달라는 직원들의 건의를 묵살하고 9백8십만원의 퇴직금을 고스란히 수령해 갔다는 것이다.

 당시 조원장의 천사원 원장 월급은 8십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한달 2백6십만원에 이르는 월급은 하루 24시간을 꼬박 근무하는 시설보육사 월급이 2십만원 안팎인 점과 비교해 보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더욱이 조원장의 부인인 윤경숙 소망의 집 원장의 월급까지 합치면 조원장 부부가 한 달에 받는 월급은 웬만한 기업체 사장 월급을 훨씬 웃도는 파격적인 액수인 것이다.     
 자신의 겸직과 관련해 쏟아지고 있는 비난에 대해 조원장은 자신의 겸직이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전제하면서 월급을 받아 복지회 직원들을 위해 다 썼다고 해명하고 있다. 복지회에 근무할 당시에는 천사원에서 한 달에 4십만원만 수령해 갔다는 것이 천사원측의 주장이었다.

 한편 천사원이 이렇듯 연장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대해 행정부서인 보사부 아동복지과 시설담당직원인 유덕열씨는 생활 지도 교사의 경우 30인 이상 수용되어 있는 시설이면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하는데 천사원 측이 규정을 어겼다면서 시정을 촉구할 바침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덧붙여 그는 정부차원에서 연장아 문제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현재 서울청운 자립생활관 등 여섯 개의 연장아 자립 생활관이 있다며 올해 안으로 두 개의 시설을 더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이태곤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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