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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독자가 바라본 패럴림픽 후 2] 장애인올림픽을 보면서

"뜻 모아 함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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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칠 년 동안을 흡사 고개 너머에 天國으로 가는 문이 열려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긴 시간을 거꾸로 흐르게 하며 카운트다운 식으로 온 국민을 88의 환상 속으로 몰아가던 서울 올림픽이 열풍처럼 지나가 버린 바로 그 자리에서, 앞뒤의 하객들이 뒤섞이며 치러지는 도심예식장의 결혼식처럼 그렇게 치러진 서울 장애자 올림픽이 날씨만큼이나 조금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막을 내렸다.
"장애자 올림픽"이라는 대회 명(大會名) 그 자체가 우리들 관심 있는 비장애인들에게 조금은 숙연하고 어쩌면 호사스럽게까지 느껴지는 때문이었을까? 서울 올림픽의 메달리스트들에게서 지난날의 고된 훈련의 고통보다 앞으로 그들에게 다가올 포상이며 호려한 미래가 먼저 느껴지던 때와는 달리, 장애의 아픔을 극복하고 오늘이 있기까지 그들이 겪어온 좌절과 슬픔의 시간들이 먼저 생각나곤 했다. 서울 장애인 올림픽은 조직위원회의 말처럼 글자 그대로 "장애인들의 잔치"였으나 우리나라 장애인들을 골방에서 자신 있게 나서게 하는 그런 성과를 거둔 대회는 못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오히려 장애인 선수들의 투혼을 보면서 건강한 자신의 모습을 재확인하고 안도의 숨을 내쉰 비장애인들에게, 서울 올림픽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 대회였다고 한다면 너무 편협한 생각일까?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法앞에 평등하고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구태여 헌법조문을 들추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고 세상에 태어난다.

-한국 장애인 복지의 신기원이니...
-장애인 복지로 가는 탄탄대로이니...
-사상 최대규모의 패럴림픽이니 하는 미사어구 보다는, 직장이 필요한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배울 기회를, 하나의 특전으로서가 아닌 동등하고 공정한 기회의 부여만이 진정한 의미의 장애인 복지요, 선진(先進)인 것이다. 공중전화 박스에 휠체어용 전화통을 설치하는 것, 턱 높은 현관에 장애인용 우회통로를 만드는 것, 장애인 복지회관을 멋들어지게 짖고, 말의 잔치를 벌이는 것. 장애인 올림픽을 훌륭히 치러낸 것 그 모든 것보다도 우선 되야 하고 중용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 - 비장애인에 대한 차별화 교육 - 그 전도된 가치관의 바로 잡음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의 자라나는 세대들이 장애인의 손을 스스럼없이 잡고서 그들과 친구가 되고 그들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가족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올바른 교육을 해나가는 것과,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으며 장애란 불편한 것일 뿐 좌절의 대상이 아니란 사실을 일깨워 주고, 도우면서 사는 생활이야말로 값있고 보람찬 삶이라는 진리를 가슴속에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 하겠다. 진실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림의 구세주께서 이 땅에 정의의 심판을 내려주실 것을 기다릴 것만이 아니라 그를 닮은 작은 이들이 우리 주위에 많이 나타나 양대 올림픽에서 우리가 힘차게 따라 불렀던 "손에 손잡고"란 노래처럼 서로의 손을 잡고 가슴을 열어 아픔을 나누는 이웃으로 맺어지는 것이리라.

작성자손용준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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