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문제다] 가족들 물러나라, 못 물러난다 한시회 사태 > 기획 연재


기획 연재

[이것이 문제다] 가족들 물러나라, 못 물러난다 한시회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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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회 사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작년과 올해에 걸쳐 잇따른 시위와 진정, 고발 검찰 수사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본지 88년 9월호 참조)서울 상일동에 위치한 한국시각장애자 복지회(이하 한시회, 회장 이원순, 상임 부회장 한현진)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11월 말 현재 맹인 계와 일부 직원들에 의해 한시회 비리 당사자로 지목되었던 한시회 전 부회장 백리전(64세)씨가 지난 10월 31일 고발된 지 1년 6개월만에 1심 재판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결과를 놓고 맹인 계와 고발인들이 수긍할 수 없는 결과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고(백리전 씨 역시 실형선고에 불복, 항소했다)작년 사태를 계기로 올해 3월 결성된 한시회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으며 한시회 부설 고덕 사회체육센터의 파행적인 운영실태 등이 커다란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 밖에도 노조측에 의해 백리전 씨 퇴임 이후의 한시회 비리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고 있는데 반해 담당 정부 부서인 보사부는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한시회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의 사태 중 먼저 노조에 대한 탄압여부를 살펴보면 한시회 노조(위원장 김흥호, 32세)는 10월말 백리전 씨의 장남인 백남식(33세) 스포츠센터 관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부당 해고와 부당 노동 행위를 일삼고 있다면서 관할 노동부 사무소에 부당 노동 행위에 대한 고발 및 구제 요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노조 위원장인 김흥호 씨와 민병우(27세 기관실 근무)씨가 파면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노조 위원장 김흥호 씨는 노조가 생긴 후 노조가 족벌체제로 운영되면서 자행되고 있는 한시회 비리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예산집행 감시 등 가족들의 눈에 거슬리는 활동을 하게 되자 가족들이 노조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시회 신동렬 복지부장은 김흥호 노조 위원장의 경우 징계사유가 일곱 가지나 된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해고한 것이지 결코 노조탄압의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덧붙여서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했으며 상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불협화음이 많았다며 노조위원장 해고 조치에 대한 정당성을 열거했다.
이처럼 노사 양측의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부의 판정이 어떻게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조 한시회 비리 있다며 고발>
한시회 노조는 부당 노동행위 구제신청과는 별도로 12월 1일 자로 한시회 한현진 부회장, 양경화 총무부장, 백리전 전 부회장의 사위인 신동렬 복지부장, 아들인 백남식 스포츠센터 관장, 처남인 손종명 총무과장 외 1인을 횡령 및 사문서 위조 협의로 서울지방 검찰청 동부지청에 고발했다.

노조는 고발 서류에서 한시회 설립의 주역인 백리전 및 그 가족은 맹인을 돕는다는 미명 하에 그간 정부로부터 받은 수 십억 원의 보조금과 각종 사회 단체의 찬조금 중 상당부분을 횡령 착복하는가 하면 한시회를 가족의 족벌체제로 사유화하여 각종 비리를 교묘히 은폐 활용하여 왔다는 전제 하에 그간 이를 시정하고자 노력하였던 동 법인의 임원이었던 육예수 육병일 등은 거의 강제로 쫓겨났고 민원호 변창남 등 전직 공무원 및 사회사업 전문가들은 의원면직 되는 등 백씨 일가족의 불법 부당 행위를 시정하려는 10여 차례의 노력은 무산되었고 급기야 분노가 극에 달한 전국 시각장애인들이 수회에 걸쳐 이들의 비리 척결을 감독 관청에 지정하였으나 문서 위조, 폐기 등의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관계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는 방법으로 그 비리를 은폐한 바 있다면서 그 후 참다 못한 동 법인의 직원과 전국 맹인들은 제 증거를 수집하여 고발 및 한시회의 정상화를 위한 당국의 조치를 촉구하는 10여 회의 집단 농성과 고발 조치를 하였으나 이들은 반성은커녕 오히려 지능적인 수법으로 범죄행위를 증가시켜 왔다. 고 주장하면서 한시회 측의 인건비 횡령 부분, 일반 사업비 중 연료비 및 시설비 횡령 부분, 스포츠센터 시설비 횡령 부분에 비리가 있다며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연계해서 지난 11월 3일 노조가 서울시와 보사부에 제출한 진정서 내용인 백리전 전 부회장의 재판 때 양경화 총무부장이 증거로 제출한 예산 정용에 관한 기안용지가 위조됐다는 주장 또한 주목을 끌고 있다. 법원에 제출된 증거서류가 백 전 부회장 측근에 의해 임의로 허위 작성되었다는 이 충격적인 주장은 백리전씨 재판의 적법 상 시비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조는 진정서에서 한시회 측이 전용했다고 말한 사업들 대부분이 실제로 집행이 안된 사업이라면서 예를 들어 한시회 측이 인건비를 전용해 길에 맹인용 보도블록을 깔았다고 기안용지에는 기록되어 있지만 보도블록을 깐 적이 없다며 전체 6건의 기안용지가 부장 양경화, 부회장 백리전(전결)의 서명 혹은 날인이 된 것으로서 그 시마다의 담당자, 부서장의 서명 혹은 날인이 있어야 하며, 맹인 복지업무 재활업무에 관한 내부결재업무를 총무부가 관장하고 있지 않고 통상적으로 내부결재 시에는 상급자를 위해 설명용 사진이 첨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첨부되었으며, 첨부된 사진들도 사실과 달라 그 시에 기안되지 않았음을 반증해 주고 있고 통상적으로 과거 년도 기안용지 보관 시에는 기안용지 하단에 색인표와 동일한 일련번호(목록번호)가 적히나 적혀있지 않으며 각 건의 내부결재에 의해 예산이 지출된 경우, 이사회 및 주무 부서에 그 내용을 보고해야 하나 그 기록이 모호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시회 양경화(44세) 총무부장은 법원에 제출한 기안용지가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노조측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모함이라며 조사가 다 끝난 상태에서 이제 와서 문제삼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노조측 주장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맹인 계 요구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문제>
한시회는 지난 1973년도에 설립 현재 한 해 12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시각 장애우 수용시설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국고지원을 받고 있는 복지기관이다. 81년경 마포에서 현재 자리잡고 있는 상일동 137번지로 이전, 신축 건물을 짓고 맹인 복지사업으로 점자신문 발간 및 녹음도서 제작, 맹인 생활용구 제작 보급과 재활사업, 그리고 직업훈련으로 시각 장애우를 상대로 피아노 조율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부설 고덕 사회체육센터와 박스를 생산하는 복지공장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처음 한시회를 만든 주역은 친분관계인 백리전 전 부회장, 한현진 현부회장 그리고 김홍진 전 총무이사 세 사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한현진 이사와 김홍진 이사는 시각 장애우인 반면 백리전 씨는 비 장애우로 설립초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으로 한시회를 이끌어 왔다고 한다.

양 총무부장 및 가족들 주장에 따르면 맹인복지 사업을 완전히 맨 바닥에서 시작, 오늘날의 한시회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백리전 씨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번 재판에서 인정된 직원인건비 전용도 건물 짓는데 돈이 부족해서 전용해서 쓴 것이지 결코 개인이 횡령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덧붙여서 문제가 되고 있는 족벌체제 운영도 초기의 운영의 어려움 때문에 자연히 가족들 중심으로 운영을 하게 된 결과이지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가족들 주장에 대해 한시회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한시회 사태의 본질은 당사자인 맹인 계의 요구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며 백리전 씨가 맹인 계의 정부에 대한 요구가 까다로운 점을 이용, 사업승인을 따내 맹인복지 사업을 해왔지만 맹인 계 요구수렴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 점은 작년 사태의 와중에서 당시 한시회 정상화추진위원회(회장 임안수, 대구대 교수)가 내놓은 전반적인 한시회 운영은 맹인 계 요구대로 시행되어야 하며 운영 진에 맹인계 측 인사 한 사람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일치하고 있다.

맹인 계와 노조는 한시회 정상운영의 선결조건으로 백 전 부회장의 가족들이 운영 진에서 하루속히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들은 적법한 절차를 밟아 한시회에 들어왔고, 그동안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며, 한시회 사태는 맹인복지의 주도권 다툼이 개입돼 있다는 점을 들어 사퇴불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시회 사태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가족들이 퇴진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한시회 사태가 진정되느냐 혼란을 거듭하느냐의 여부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가족들은 자신들이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맹인 계와 노조측은 가족들이 탈법적인 운영을 일삼아 한시회가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 몇몇 쟁점이 되고 있는 사항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재판의 적법성에 대한 시비>
먼저 이번 1심 재판에서 인정된 백리전 씨의 업무상배임혐의에 대한 적법성 여부이다. 백리전 씨는 재판에서 직원 11명의 인건비 6백 8십 2만 7천 원을 유용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백리전 씨는 한시회 운영 자금이 부족해 인건비를 전용해서 썼을 뿐이지 개인이 횡령하지는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 항소했다.

그러나 당시 백리전 씨를 고발했던 맹인 계와 일부 직원들의 얘기는 자못 다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1심 재판에서는 백리전 씨가 주장한 전용 여부가 상당부분 재판부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고발 된 후에 양경화 총무부장이 위조해 만든 서류를 가지고 수사를 진행한 것도 문제지만 실제로 전용한 게 아닌 횡령한 부분도 상당부분 가족들 말만 듣고 확인이 안된 상태에서 전용이 재판부에 의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애초에 고발한 혐의인 예산횡령 혐의와 보사부 및 서울시 관계 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는 공소조차 안됐다는 사실 또한 수긍할 수 없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이렇듯 전체적인 재판결과에 대한 불신이 싹트다 보니 이들은 당시 수사를 전담한 검사가 백 전 부회장의 사위인 신동렬 씨의 친구라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신동렬 부장은 근거 없는 모함이라며 한마디로 부인했다. 수사를 전담한 서울 동부지청 정 모 검사도 친분관계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한시회 한 간 부 직원은 정 모 검사와 신 부장이 친구는 아니지만 친구의 친구라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다음 쟁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은 현재 한시회 운영을 주도하고 있는 백리전 씨 가족들의 퇴진여부에 대한 공방이다.
가족들에 대한 맹인 계와 노조의 뿌리깊은 불신은 작년 사태의 와중에서 맹인 대학생 회가 내놓은 "한시회 사태를 지켜보면서"라는 유인물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맹인 대학생 회는 "작년 3월 28일 이후 일부나마 밝혀진 한국 시각장애자복지 회(아래에서 한시회라 칭함)와 관련된 부정부패 및 비리 사실과, 지금까지의 사태에 대하여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면서, 1988년 3월 28일 18명의 직원과 전원의 교육생들에 의해 대외에 폭로된 한시회 관련 부정·부패 및 비리 사실에 접한 우리는 분노를 느낀다.

폭로된 사실들을 요약하면 첫째, 시각 장애자를 위한 복지기관 종사자가 복지사업을 하면서 왜곡된 인식과 편견에 사로잡혀 사업상의 편의를 위해 맹인을 매도하여 수립한 정책상의 여러 가지 기본적인 문제들, 둘째, 중요 직위에 실권자의 사위, 처남, 아들 등을 임용한 족벌 적인 인사문제, 셋째, 매년 10억 원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갖가지 형태로 횡령하는 등의 재정상의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대부분의 운영을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면서도 한시회의 실권자인 백리전 씨와 그리고 그 일가족 그리고 상당수의 동조자들이 마치 한시회가 그들의 노력으로만 발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오판하고 있는 역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백리전 씨는 한시회에 관련한 이후 많은 관계 공무원들에게 맹인은 무능하고 단결이 안되며 의리가 없다는 식으로 맹인을 매도하여 그렇지 않아도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이 나라의 복지 정책 수립과 시행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쳐 장기적으로 건설적인 맹인 복지 증진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해왔다...(중략)

3·28사태 이후 상황은 이렇게 전개되었다. 한시회 관련 비리에 책임을 지고 백리전 씨와 그 일가족의 퇴진 요구에도 불구하고 표면상으로만 백씨의 사표가 처리되었을 뿐 나머지는 전직을 지원하는 경우에만 인사 조치키로 이사회에 결정되었다. 몇 차례에 걸친 맹인들의 농성·맹인 기관의 대표자들로 구성된 시각장애자복지 회 정상화 추진위원회의 활동, 서명 파 직원과 교육생들의 끊임없는 개선의 요구가 있었는데도 한시회 이사들 특히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한 현진 이사는 미온적이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하략)" 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가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작년 3월 28일 백리전 씨가 사표를 낼 때 양경화 부장도 가족들도 "개인 사정으로 본회를 사직코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사직서를 함께 낸 것이 자료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 후 백 전 부회장을 제외한 가족들의 사표는 이사회 반려의 형식으로 수리되지 않았다. 한시회 회장인 이원순 씨까지 작년 7월 12일 업무지시에서 한시회 인사 규정을 들어 가족들의 대기 발령을 지시했지만 가족들의 퇴진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현 한시회 상임이사 한현진 씨는 예의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사표가 반려된 것으로 안다"며 이사회에서의 사표 반려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현진 부회장 자격 구설수에 올라>
이와 연계해서 새로운 말썽의 소지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한현지 씨의 상임이사 자격시비이다. 역시 작년 7월 12일자로 이원순 한시회 회장이 가족들의 대리발령을 지시할 때 한현진 씨의 부회장 직무 처리 중지도 함께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원순 회장의 지시 외에도 한현진 씨는 현재 신분이 국립 맹 학교 교사로 국가 공무원 법 상 겸직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도 한시회 업무를 총괄하는 부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현재 일주일에 서너 번 한시회에 나가 연로해 업무를 볼 수 없는 이원순 회장 대신 한시회 업무의 최종 결재를 해주고 있다는 한현진 씨는 자신의 자격 시비에 대해 비영리 법인에 한하여 겸직을 허용하고 있는 현 법을 들어 자신의 겸직이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한현진 씨가 이렇듯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근거에는 자신이 한시회 에서 월급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이 포함돼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정식 월급을 받지 않는 겸직은 법으로도 정당하다는 것이 한현진 씨의 주장이다. 이 부분은 기자가 확인한 한시회 89년 경상사업 예산안에서 한 이사의 인건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은 사실에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 예산안의 마지막 부분에 한 이사를 지칭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별정직 판공비 형식으로 7십만 9천 원(6월)×1인 총 4백 2십 5만 4천 원의 예산이 잡혀있어 의문이 싹트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임원 거마비로 1인 매달 15만원, 1년 180만원의 예산이 따로 잡혀 있고 보면 한현진 이사가 월급을 안 받는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한 이사의 판공비 수렴은 양경화 총무부장의 언질에서 확인된 사실이기도 하다.

<○보사부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
다음 쟁점은 보사부와 서울시 공무원에 대한 백 전무회장의 뇌물 공여 여부와 한시회 사태에 대해 보사부가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한시회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의 진위 성 여부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백 전 부회장은 평소에 직원들 앞에서 10억의 예산을 따오려면 1∼2억 원은 관계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제공해야 한다는 소신(?)을 공공연하게 피력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뒷받침하듯 주로 백 전 부회장의 개인 업무를 도왔던 전 한시회 운전 기사 몇 명은 검찰 진술에서 백리전 씨의 관계 공무원에 대한 뇌물 공여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힌시회 측은 이런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했다. 양경화 총무부장에 따르면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판공비 일부를 전용 식사 대접이나 갈비, 과일 등을 선물한 적은 있지만 현금을 뇌물로 제공한 전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이 부분에 대한 관계자들의 주장을 부인했다.

여기서 문제되는 게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한시회 차량운행 일지를 한시회 측이 일방적으로 소각처리 함으로써 생긴 말썽이다. 뇌물을 제공했다고 증언한 운전기사들이 기록한 차량 운행일지를 법으로 3년을 보관하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시회 양경화 총무부장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소각처리 해버렸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양경화 총무부장은 차량 운행일지를 소각 처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수로 그렇게 되었지 결코 의도적으로 소각 처리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담당 정부 부서인 보사부의 미온적인 대응은 이런 사실들과 연계해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한시회 사태를 주시하는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작년 사태의 와중인 4월 10일부터 4월 15일 사이 보사부는 한시회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에 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 후 보사부는 총 21개 사항의 한시회 비리를 적발, 조치사항을 통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비리에 대해 주의, 경고, 엄중 경고 등으로 일관, 스스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 맹인 계와 노조측의 주장이다. 뇌물 공여 여부는 언급조차 없고 예산 횡령부분도 거의 전부를 한시회 측이 주장한 전용 여부를 확인조차 안하고 인정 결국 한시회 경영진의 입지만 강화시켜 주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당시 감사 후속 조치로 한시회는 시말서를 쓰고 무마된 반면 비리를 진정·고발했던 직원들 중 조성배 재활과장을 비롯한 두 명은 파면, 나머지 서명자는 6개월 감봉 조치를 당한 것으로 밝혀져 맹인 계와 노조측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 주고 있다.

그 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최근까지도 보사부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 직무유기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객관적으로 드러난 비리들을 외면하는 보사부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것이 맹인 계와 노조측 그리고 한시회 사태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고딕 사회 체육센터 누구를 위한 시설인가>
마지막 쟁점으로 제기되고 있는 사항은 한시회 부설 복지 공장과 고덕 사회체육센터 운영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일고있는 의문이다.
먼저 복지 공장에 대해서 살펴보면 지난 84년 시각 장애우를 훈련시켜 일반 공장에 취업시킨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는 박스를 생산하는 한시회 부설 복지 공장 광명사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한시회 비리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노조측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즉 그 동안 일반 공장에 취업이 된 시각 장애우가 단 한 명도 없을뿐더러 현재 근무하고 있는 6명의 시각 장애우도 한 달 20여 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을 뿐인데 한 해 5,000만원 가량의 예산이 수익이 생기는 데도 불구하고 항상 마이너스로 기록되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작년 초에 개장한 한시회 부설 고덕 사회체육센터 또한 파행적인 운영 양태로 구설수에 올라 있다. 88장애자 올림픽을 맞아 각 장애 파트별로 배당된 시설건립 형태로 정부예산 8억 원을 들여 지어 졌다는 이 센터는 당초 목적인 시각 장애우의 사회체육을 외면, 지나친 수익사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현재 관장은 백리전 씨의 장남인 백남식(34세)씨가 맡고 있다. 센터운영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체육관 헬스장 수영장 등이 들어있는 센터운영에 있어서 헬스장을 비 장애우 이용시간 외에는 잠가 버리기 일쑤이고, 수영장 이용에 있어서도 시각 장애우 이용시간은 낮 12시에서 2시까지 2시간, 저녁은 8시에서 9시 30분 1시간 30분으로 제한 점심시간과 집으로 돌아가기에 늦은 시간을 이용시간으로 배당하고 있는 것이 시각 장애우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처럼 정작 수혜당사자인 시각 장애우들이 센터운영에서 소외되고 있는데 대해 한 관계자는 초기 한시에 이사회의 석상에서 나왔다는 "맹인과 일반인이 함께 수영하면 부대끼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거부감을 느낀다. 그러니까 따로 따로 집어넣고 이용에 있어서도 맹인들이 많이 오면 센터 이미지가 나빠지니 자제시켜야 한다"는 발언을 예로 들며 근본적으로 한시회 측이 젯밥에만 눈이 어두워 있다고 통박한다.

올해 초까지 운행하던 시각 장애우 전용 대형 셔틀버스까지 운행하지 않고 있는 현재 센터를 이용하는 시각 장애우는 하루 고작 10여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시간을 조정해 달라는 맹인 계의 요구와 수영장 다섯 개 라인중 한 라인을 시각 장애우 전용으로 비워달라는 노조측의 의견개진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묵살 당했다는 것이 맹인 계와 노조측의 주장이다.

비장애우 대상 프로그램 담당 교사는 6명인 반면 시각 장애우 대상 프로그램 담당 교사는 1명밖에 없는 상태에서 센터는 비장애우를 상대로 총 9개의 프로그램을 진행 작년 한 해 당초 예상 수입인 3억 3백 71만여 원 보다 1억 3천 1백 71만여 원이 많은 총 4억 3천 4백 88여 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센터 백남식 과장은 애초에 시설을 지을 때 시각 장애우와 일반인 통합 사회체육센터로 사업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비 장애우를 대상으로 수입사업을 해서 부족한 한시회 예산 일부를 보조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시각장애우의 센터 이용 시간 시비에 대해서는 초기에 시각장애우 주 이용 대상인 안마사들의 요구대로 응했을 뿐이라며 현재 여건을 고려해 볼 때 시각 장애우 센터 이용숫자가 결코 적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백 보 양보해서 센터가 수익사업을 하는 그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없다고 해도 시각 장애우를 상대로 한 홍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은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한시회 89년도 경사사업 예산안에 일반 인쇄비 1천 3백 3십 8만원, 홍보 비 5백 16만 8천 원이 잡혀있는 반면 시각 장애우를 대상으로 한 홍보 비는 전혀 잡혀있지 않다는 데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조적으로 시각 장애우의 센터 이용이 봉쇄 당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이밖에도 한시회 생활 용구 실에서 제작하고 있는 시각 장애우 용 흰 지팡이 이용 율도 한시회 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이유로 맹인 계에서 거부,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시회 거듭나야 한다.>
이상 살펴보았듯이 한시회 사태는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서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결국 시각 장애우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 한시회 사태를 지켜 본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이다. 물론 어느 쪽 주장이 옳은지는 앞으로의 재판 결과가 입증하겠지만 힘을 합쳐서 복지사업을 추진해도 역부족인 현실을 감안 해 볼 때 하루속히 서로 양보해서 타협점을 찾아 정상운영 되었으면 하는 게 관계자들의 바램이었다.

한 관계자는 "우선 한시회 측이 맹인 계 요구를 최소한 수렴 맹인 계 인사를 한 사람이라도 한시회 운영 진에 포함시키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으로 보여진다.
재삼 언급하지만 보사부의 한시회 사퇴에 대한 방관자적 입장은 속히 시정되어야 한다. 알아서 해결하겠지 라는 안이한 태도가 더 악화된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보사부 담당자는 이제라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한시회가 이 땅의 시각 장애우들의 명실상부한 복지 기관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당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전 장애계층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한시회 사태, 거듭나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어 보인다.

이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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