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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문제다]삭발, 단식11일, 다섯차례의 대중집회와 45일간의 농성

서장청연의 정립회관 점거 농성 일단락되다

본문

<서장청연 농성 풀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며 진행되던 정립회관 농성사태가 농성 45일째를 고비로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 동안 황연대 관장 퇴진 여부를 놓고 서울 장애인운동청년연합(이하 서장청연) 소속 30여
명의 장애우들과 정립회관 이사회, 그리고 황연대 관장이 첨예하게 대립, 전혀 해결 될 기미
가 보이지 않은 채 공방전만을 거듭하던 회관 사태가 서장청연이 부분적인 양보를 함으로써
마침내 타결된 것이다.

서장청연 위원장 이안중씨와 정립회관 이사회 이사장 송영욱 변호사는 지난 7월 21일 회관
에서 담판을 갖고 서장청연이 농성을 푼다는 전제하에 서장청연의 주장을 대폭 수용하는 형
태로 우선 정립회관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정발특위)를 설치하고 진상조사를 위한 감
사도 조속히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그 동안 회관사태의 관건으로 제기 되었던 황연
대 관장 퇴진 여부는 감사결과를 보고 다시 거론을 한다는 원칙적인 합의를 보는 수준에 그
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이날 양측이 합의한 후 교환한 합의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합의문

사회복지법인 한국 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과 농성자(서울장애인운동청년연합)측은 정립회관
사태수습을 위한 「특별기구」설치와 「진상조사를 위한 감사」 실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특별기구」
- 명칭: 『정립회관 발전 특별위원회』
- 위상 및 성격: 자문·건의기구로서 한시적으로 활동한다.(단, 이사회는 정립회관발전특별
위원회의 최종결정 사항을 전적으로 수용한다)
- 구성: ① 이사 2인
외부전문가 2인 이상
직원대표 2인
회원대표 2인
간사 1인
총 8인 이상
② 각 위원 구성에 있어, 외부전문가는 정립회관측과 농성자측이 동수로, 직원대표는 직원회
의에서 간사는 양측의 합의에 의해 정한다.
- 활동내용: 점거농성사태수습, 조직개편, 정관개정, 장기 PROJECT 수립, 사업구상, 기타
운영전반에 관한 발전적인 대책 수립
- 의사결정원칙: 모든 의사결정은 위원과반수의 찬성에 의한다.
- 시행일: 8월 15일부터 활동에 착수한다.

2. 「진상조사를 위한 감사」
- 87, 88, 89년 3년 회계연도와 농성자측에서 제기한 비리에 대한 조사
- 조사 및 감사는 양측이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인물에게 위임한다.
- 조사과정에는 직원 대표 및 농성자 대표가 참여한다.
- 조사에 있어 회관측은 모든 편의를 제공하고 요구된 자료를 제공해야 하며 관계자는 적
극적으로 협조한다.
- 7월 25일부터 조사가 실시되도록 한다.
1990년 7월 22일

<서장청연의 극한 투쟁>

이 같은 합의 결과에 따라 서장청연은 7월 22일 오후 4시 회관에서 장애인복지시설비리척결
및 정립회관점거농성보고대회를 가진 후 23일 오전 농성을 풀고 자진 해산했다.

서장청연은 농성을 풀면서 황관장 퇴진을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라며 앞으로 실시 될 진상
조사를 위한 감사에서 명백한 비리사실이 드러날 경우 반드시 황관장을 퇴진시키겠다고 입
장을 표명하였다. 하지만 이번 합의문의 성격으로 보아 황관장 퇴진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주
장이 가능한 것은 우선 그 동안 드러난 정립회관 비리만으로는 황관장을 퇴진시키기에는 역
부족이며 회계 감사를 위주로 실시 될 감사에게 결정적인 비리 사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상황인식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동안 진행된 서장청연의 정립회관 점거농성은 삭발, 단식 11일, 다섯 번의 대중 집회과
45일 농성이라는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극한 투쟁으로 이어져 관계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여기서 그간 진행된 서장청연의 농성과정 중 주요부분을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6월 21일 농성 14일째 서장청연 농성지도부는 황연대 관장과 정은배 상임이사를 포함한 정
립회관 이사 5명, 정립회관 직원들, 그리고 서울시 장애인 복지계 계장을 포함한 공무원 4명
과 연달아 면담을 갖고 사태 해결의 관건을 논의, 이때 황연대 과장은 도의적 책임은 느끼
지만 공인으로서 퇴진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였으며 서울시에서는 이후 직무감사를 실
시하여 진상을 밝히겠다고 입장표면을 하였다.

6월 21일 농성 14일째 서장청연 농성 지도부는 황연대 관장과 정은배 상임이사를 포함한 정
립회관 이사 5명, 정립회관 직원들, 그리고 서울시 장애인 복지계 계장을 포함한 공무원 4명
과 연달아 면담을 갖고 사태해결의 관건을 논의, 이때 황연대 관장은 도의적 책임은 느끼지
만 공인으로서 퇴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였으며 서울시에서는 이후 직무감사를 실시
하여 진상을 밝히겠다고 입장표명을 하였다.

6월 22일 농성 15일째 서장청연, 장애인복지시설비리척결을 위한 국정조사권 발동을 촉구하
는 서명작업을 시작, 명동으로 진출해 가두서명을 받았다.

6월 23일 농성 16일째 서장청연, 장애인복지시설비리척결을 위한 국정조사권발동촉구 1차
대회를 관계자 100여 명의 참여 속에 정립회관에서 갖고 비가 오는 가운데 어린이 대공원
후문까지 평화대행진을 가짐. 돌아오는 길에 황연대 관장 자택을 방문하여 대문 앞 시위를
또한 가졌다. 이후 정립회관 본관 전체를 점거, 회계장부를 입수해 정은배 상임이사와 황관
장의 판공비 명목의 운영비가 과다하게 지출된 사실과 89년 판공비 중 일부가 성동구청 및
서울시청과 보사부 관계자들에게 쓰여져 금품 공여의 의혹이 짙다는 사실, 정이사의 경우
전도금의 명목으로 가져간 돈이 너무 많으며 이에 대한 영수증이 거의 첨부되지 않은 사실,
도한 공식적인 장부와 비밀 장부의 기록이 일치하지 않으며 그 외에도 영수증 처리 시 직원
들의 도장을 6개월마다 한 번씩 거두어 들여 서류 조작의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등을 밝혀
냈다.

6월 29일 농성 22일째 정립회관직원들이 황관장 퇴진에 대표자 네 명이 회관 체육관 로비에
서 황연대 광장 퇴진 및 국정조사권 발동을 초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였다.

7월 2일 농성 25일째 장애인복지시설 정화를 위한 국정조사권 발동을 촉구하는 2차 대회를
전국 특수교육학과 학생연합회 학생 300여명 이 합류한 가운데 개최, 결사 투쟁을 재차 결
의한 후 단식 농성자 4명이 삭발을 감행했다.

7월 5일 농성 28일째 서장청연, 송영욱 부이사장과 면담, 황연대 과장의 사의표명 혹은 사퇴
서 제출이 이루어지면 농성을 풀겠다고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황연대 관장은 이를 거부하였
다.

7월 7일 농성 30일째 서장청연위원장 이안중씨 9일간에 걸친 단식으로 탈진 실신, 방지거병
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음

7월 9일 농성 32일째 사태해결을 위한 정립회관 이사회가 회관에서 열렸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함

7월 10일 농성 33일째 서장청연 11일간에 걸친 단식투쟁을 끝냄. 이후 정립회관 정문을 봉
쇄해서 사실상 회관업무를 마비시켰다.

7월 13일 농성 36일째 정립회관에서 이사회가 다시 열렸다. 이날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황연대 과장은 유임시키고 정은배 상임이사는 사표 수리함. 정발특위와 회계감사는 이사회
에서 권한을 행사한다는 조건을 달아 구성과 실시에 원칙적인 합의를 봄. 새 이사장으로 송
영욱 이사가 선임됨 이상의 이사회 결정에 격분한 서장청연, 황관장의 해명을 요구하며 정
문을 봉쇄, 이사들이 귀가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 때문에 경찰들과 대치 중 이사들과 황관장
은 밤 10시 30분 경 후문을 통해 몰래 정립회관을 빠져나갔다.

7월 14일 농성 37일째 서장청연, 송영욱 이사장과 면담. 이 자리에서 송이사장은 서장청연이
황관장 퇴진을 거론하지 않을 경우 정발 특위, 감사실시에 서장청연의 주장을 대폭 수용하
겠다고 타협안을 제시, 이날 저녁 서장청연 농성해산에 관한 찬반투표를 갖고 찬성 20, 반대
8로 농성을 지속하기로 결정, 전면 투쟁을 선포했다.

7월 15일 농성 38일째 서장청연, 송영욱 이사장과 황관장과 면담, 이 자리에서 황관장 처음
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자신의 거취는 이사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힘, 이
날 오후 서장청연, 장애인복지시설 비리규탄 및 농성 경과보고대회 집회를 갖고 정립회관
앞 도로를 점거, 한때 전경과 대치했다.

7월 17일 농성 40일째 서장청연, 기자회견을 갖고 황관장이 9일 열린 이사회에서 법인 해산
을 제안한 사실을 폭로, 황관장 퇴진이 사태 수습의 핵심사항임을 재차 확인, 22일까지 가시
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중대 결단을 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7월 21일 농성 44일째 서장청연, 송영욱 이사장과 정발 특위와 외부감사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합의하고 각서를 조인함.

7월 22일 농성 45일째 서장청연, 장애인복지시설비리 규탄 및 농성보고대회를 갖고 전경들
과 대치 중 심한 몸싸움을 한 후 평화 대행진을 관철시킴

7월 23일 오전 서장청연 측 감사인원 3인 남겨놓고 농성 해제


<서장청연 농성투쟁 무엇을 남겼나>
서장청연이 동원할 수 잇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극한 투쟁을 벌였지만 결국 목표였던 황
연대 관장을 퇴진시키지 못하고 정발특위 구성과 감사실시라는 성과물을 얻는데 그칠 수밖
에 없었던 이유로는 우선 도미노 현상을 두려워한 보사부와 서울시가 철저하게 서장청연을
견제했고, 황관장이 그 동안 쌓아온 사회적 기반이 워낙 막강해 서장청연이 단시간에 허물
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황관장을 퇴진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정립회관 비리를 들추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아진다.

보사부와 서울시 그리고 황관장은 이번 농성사태를 정립회관을 희생양 삼아 영향력을 확대
하려는 극소수 운동권 장애우들의 난동이라고 매도한 바 있다.

농성을 마치면서 서장청연은 이번 점거농성 투쟁의 양상이 처음부터 장애우의 정당한 권리
를 찾아나가려는 기층 장애우와 국가권력과 결탁한 특권장애우가 대결하는 구도로 형성되었
다고 주장하고 잇다. 자신들이 목표로 한 황관장 퇴진을 관철시키지 못한 것은 역량부족으
로 특권장애우와 국가권력 사이에 연결된 사슬을 끊어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장청연의 이번 정립회관 점거농성 투쟁은 그 동안 추상
적인 논의만 거듭하며 구체성을 띠지 못했던 90년도 장애우운동의 한 방향을 제시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게 또 다른 관계자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서장청연의 점거농성이 막을 내린 이 시점에서 이제 필요한 것은 농성의 성과물과 한계, 그
리고 향후 장애우운동에 서장청연의 이번 투쟁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 것인가를 점검해 보는
일일 것이다.

장애우운동의 관점에서 볼 때 서장청연이 이번 농성 투쟁이 얻은 성과물은 우선 그 동안 방
치되어온 장애인복지시설 문제를 사회문제화 시키는데 성공했고, 시설의 주인이 시설장이
아닌 장애우 당사자임을 부각시켰으며, 현재도 파행적인 운영을 일삼고 있는 여타 다른 장
애인복지시설에 경각심을 일깨웠다는데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년 장애우 관련 양대법안 투쟁이 있은 후 지리멸렬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장애우 운동에 충격적인 문제제기를 하며 헌신적인 선도투쟁으로 운동의 나아갈 방향
을 제시했다는게 가장 큰 성과일 것이다. 추상적인 논의만 무성한 채 법안 시행령조차 제대
로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침체된 장애우운동은 이번 서장청연의 선도적인 투쟁으
로 인하여 당면과제를 제시받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서장청연의 이번 투쟁은 앞으로 장
애우 운동 전반에 걸쳐 매우 고무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투쟁으로 야기될 부정적인 영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진
다.

서장청연은 이번 투쟁에서 효과적인 연계투쟁을 포기한 채 다분히 고립적인 선도투쟁을 전
개했다. 다른 장애우 단체들의 연대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는 것은 이번 농성 투쟁이 빚은
가장 큰 실책으로 서장청연이 자성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변혁 운동의 차원에서 장애우문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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