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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함께 걸음의 눈]정립전자가 복지공장 모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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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이 나지 않는다. 도대체 우리 나라의 정치인들은 왜 그 모양 그꼴인지, 너무도 유치하
고 상식이하의 저급한 사람들이야, 정말로 살 맛이 나지 않아"

어느 택시기사의 푸념아닌 푸념이다.
이는 현재의 한국정치의 반영이고, 한국국민의 정치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일 것이다.
돌이켜 보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빈틈없는 계획에 따라 분단의 벽을 허물고, 통일의 위
업을 착착 진전시켜 20세기를 마무리 짓는 독일의 정치.
민주화에 대한 국민들의 열화 같은 분출과 욕구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혁명적 역사를 창조
해 가고 있는 동구 여러 나라의  정치.
그 무겁고 딱딱한 겨울 코트를 벗어 던지고 페레스트로이카라는 이름으로 자기 변신을 꾀하
는 크레믈린의 정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잇는 이 모든 영역9정치적·경제적·사회적)의 엄청난 변화를 보면서 정
치의 위대함과 정치의 의미를 새삼스레 되새겨 보곤한다.

그러나, 제 150차 임시국회의 일그러지고 상처투성인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가진 정치적 무
력감을 분명히 느꼈을 것이다.

그 짧은 30초 동안에 방송관계법, 국군조직법 등 26개 법안을 통과시킨 양육 강식의 동물적
논리가 철저하게 관철되고 국민의 대표로써 더 이상 들러리로 있을 수 없다는 야당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였다.

이런 정치적 혼란 속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은 추경예산 내용이다. 왜냐하면 추경예산이
장애우관련법안 시행에 있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도시 교통난 해소와 치안확보 등 시급한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는 "현실론"을 폈고, 야당에서는 통화 팽창으로 인한 물가 폭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긴축 예
산을 하자고 했다. 결국 팽창 예산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3조원 이상의 추경예산이 통과
되었다.
이 추경예산에는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른 제반 준비자금으로 노동부에서 신청한 85억원의
예산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신청한 85억원의 중 10억원만이 확보되었고, 이 돈으로 시행령
준비작업등 제반 준비를 할 것이라 한다.
(90년 9월 1일 장애인촉진기획단이 발족되어 우선 서울부터 일을 추진할 계획이라 한다)
정부 재정규모의 한계 때문이라 하지만 노동부에서 책정된 예산과 실질적으로 확보된 예산
사이의 차이가 너무 커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작업이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돌이켜보면, 그간 장애우들의 눈물겨운 싸움의 결과로 장애인고용촉진법이 89년 12월 제정
되었다. 그리고 이 법안은 91년 1월에 시행하게 되어 있다.

장애인고용촉진법시행령을 만들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들은 현재 파악된 장애우의 수가
얼마이며, 장애우 기준을 정하는데에 있어 의학적 개념뿐만 아니라 사회·노동학적 개념을
어떻게 정하고 적용할것인가
또한 장애인들의 실업상태, 고용시장의 분석과 조사, 그리고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직업별
공정분석이 얼마만큼 되어 있는가. 이상의 선행된 조건이 해결되어야 어느 정도의 윤곽이
나타나고 탄력성 있는 행정을 펼 수 있을 것이다.

시행령을 준비함에 있어 장애우의 취업 시 고용안정을 유지하고, 취직후의 정착지도나 사후
지도 감독 등이 원활히 진척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단을 꾸려나갈 이사 선정과 직업상담
원 및 공단직원의 자격과 기준, 그리고 대우 등에 관해서도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장애우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장애우들의 의견을 충
분히 반영하고자 하는 겸손한 태도가 필요 할 것이다.

7월 22일 중앙일보, 조산일보에 나온 "재벌 사회복지 참여 유도"라는 기사를 접했다.
보사부에서는 "현재 삼성그룹이 장애우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는 정립회관의 정립전자를 복
지공장 모델로 제시"하면서 전경련 50대 재벌 기업을 대상으로 장애우 고용공장을 추진토록
유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장애우고용촉진법에 의해 장애우 의무고용제도가 시행될 시 고용 몫으로 인정해 줄 생
각이라 한다.

정립전자는 수용시설형태의 노동집약사업체이다. 필연적으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력에 의
지할 수밖에 없고, 특별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직 노동의 한계로 인하여 사후
의 생활이 매우 불안정 할 수밖에 없다.

장애인고용촉진법의 주 부처인 노동부와의 협의도 없이 무책임한 행정방침을 밝힌 보사부는
무엇 때문에 그러한 발상을 했는지 진의를 묻고 싶다.

분명 장애우들은 장애종류나 등급에 따라 처한 입장과 환경이 다르다. 모든 산업이 전문화,
분업화, 다양화되고, 산업변화에 맞는 모범적인 직종개발을 통하여 장애우들이 사회에 적응
토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시적이고 소극적 형태의 책임 회피성 행정만 되풀이 하니 참
으로 답답하다.

장애우들도 노동을 통해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사회가 하루속히 다가와
야 한다.

어렵게 마련된 장애인고용촉진법이 장애우의 생존권 학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
록 관계부처는 겸허한 자세로 올바른 행정을 펴야 할 것이며, 장애인 스스로도 자기의 당연
한 권리를 찾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작성자신용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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