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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원, 그 어둠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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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가서 좋을게 뭐 있느냐>

"띵, 띵..."
단조롭게 울리는 문위의 신호음을 따라 서로 손을 잡고 오가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여느 학교와 다를 것 없었다.
인천시 북구 부평동 사회복지 법인 광명원(이사장: 명선목, 원장: 양재숙 55)-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각장애우 시설이다- 은 지금으로부터 34년전인 1956년 임경삼(현재 미국 거주) 씨가 집에서 6명의 시각장애우를 돌보면서 시작되었으며 그후 국민학교와 상업고등학교(87 년매각)까지 함께 운영할 정도로 인천지역의 대표적인 시설이다.

두 번 씩이나 헛걸음을 한 뒤라 원장과의 약속시간을 기다리며 제보자가 알려준 내용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먼저 북구청에 들러 사실 확인을 위해 사회과 유재경(장애우복지 담당)씨를 만났다.
유씨는 "어디서 왔느냐."며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아~지금 광명원이 어려운 상탠데 자꾸 기자들이 찾아가면 좋을게 뭐 있겠느냐"고 불평을 해댔다.

유씨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현재 광명원은 정원 1백명에 91명의 원행이 생활하고있으며, 이중 남자가 64명 여자가 27명으로 이를 학교별로 나눠보면 국민학생 34명, 중학생 18명, 고등학생 22명, 기타 17명으로 되어있다. 직원은 원장 , 총무, 생활지도, 직업보도교사, 보모, 촉탁의사 등 모두 21명이다. 광명원은 연간 1억 6천만원 정도의 정부 보조를 받고 있으며 이중 주식인 쌀은(1인당 89년 4백 50원에서 올해 5백원으로 올랐음)월 1회 담당직원이 숫자를 확인한 후 지급하고, 직업보도비는 1인당 연간 14만원씩 50명분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직업보도비는 피아노 조율에만 지급되고 있으며 안마, 침술은 숫자 확인이 어려워 보조금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씨는 "현재 북구 관내에는 장애시설 5개를 비롯 모두 11개의 사회복지 시설이 있는데 그 중 광명원이 가장 어렵다."고 설명하면서 "왜, 광명원에 무슨 문제 있어요."하고 계속 물어 보고는 "지금 혜광학교도 광명원에 기증할려고 하는데..."하면서 말꼬리를 흐렸다.

예상했던데로(?) 구청에서는 "감사결과 이상 없음"으로 나왔으며,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괜히 들쑤시지 말라." 라는 식으로 나왔다.

<재정비리 확인 어려워>

제보자가 알려준 바에 의하면 광명원의 시설장은 운영비등 국가 보조의 거의 반 정도를 착복하고, 특히 직능훈련 과목으로 실시하고 있는 피아노 조율의 경우 50여명분의 국가보조가 나오고 있으나 실제로는 두세명만이 수업을 받고 있어 연간 약 6백여만원의 보조금을 가로채는 등 다달이 수백만원을 임의로 처리한다는 재정비리 부분과 원내 생활을 할수 없는 보모가족이 3가구나 원내에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구청에서 지급하는 정부미를 일반미로 바꿔 먹는다는 등 어찌보면 치졸한(?) 것들 이었으나 이렇게 착복하는 각종 보조금을 부하직원들에게 조금씩 나눠줘 공범으로 만드는 교묘한 방법을 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정비리 부분은 많은 가관이나 시설의 경우 내부에서 치고 나오지 않는한 확인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11월 5일 가랑비속에 찾아갔으나 9월 1일부터 새로 업무를 시작했다는 총무 김영현(34)씨는 "아직 업무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마땅치 않은 눈치였다.

김총무는 "문제가 된 보모가족은 1가구 뿐이며 내년 봄쯤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매달 구청에서 지도감사를 나오고는 있지만 학생들의 안전이나 숫자확인까지는 하지 못하고 있다."고 구청과는 다르게 말을 했다.

또한 취업의 경우도 안마의 경우, 여자는 "모자랄 지경"이라고 밝혔으나 피아노 조율에 관해서는 "몇 명이 받고 있는지 업무 파악이 안돼서 잘 모르겠다."며 궁색한 답변을 했다.

이날 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에 운동장 한 편에 자재들이 쌓여있는 공사 현장을 둘러보다 그곳이 자립작업장이라는 설명을 듣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어지럽게 널려있는 박스들에는 일본으로 수출되는 운동복이 가득 차 있었으며, 약 20여명 직원들의 미싱 밟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러나 자립작업장 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장애우는 완성된 운동복에 끈을 끼워 넣는 일을 하고 있는 장애우는 완성된 운동복에 끈을 끼워 넣는 일을 하는 사람과 포장일을 거드는 두 사람뿐이었으며, 카메라를 들이대자 부랴부랴 책상을 끌어다 각장애우들을 앉게 하는 둥 부산을 떨고 있었다.

김총무는 "모두 22명의 직원중 장애인은 지체장애, 시각장애, 일곱을 포함해 아홉명의 장애인이 일하고"있으며, "90년초부터 가동해 온걸로 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찾아갔을 때도 원장은 만나지 못하고 헛탕을 치고 말았다.

<나는 기자들에게 사진 찍힌적 없다.>

11월 14일 원장실에는 양재숙 원장을 비롯 감사와 동문회 회장 등 다섯명의 사람들이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두운 색깔의 색안경을 쓴 양원장은 사진을 찍으려는 기자에게 "나는 아직까지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힌 적이 없으니 한 장만 찍어라."고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먼저 문제가 된 직업보도 교육에 대해서는 "구청에는 50명으로 올라 있으나 실제로 교육을 받는 사람은 몇 명 안된다."고 시인하면서도 구청에 50명으로 올라가 있는 것은 경리 아가씨의 작품이며, 자신은 "예산이 나오는 것도 몰랐다."고 강변했다.

더욱이 "몇명을 신청했건 남으면 연말에 반납하면 되지 않느냐."고 엉뚱한 소리를 하기도 했다.
자립작업장 부분에 대해서는 "90년 2월 11일부터 가동해 왔으며 현재 시각장애7명을 포함 20명이 일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몇 명이 일하고 있는지 몰라 총무에게 묻는 등 "행정일은 잘 모른다."고 스스로 시인하기도 했다.

특히 시작장애 시설에서 봉제업을 자립작업장에 유치한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질문에 양원장은 "봉제업은 전임자인 강순구 원장이 선정한 것이며, 자신이 처음 부임해 왔을 때 미싱 20대와 압축기 2대 등 기자재가 이미 들어와 있었다"고 밝히고 "나도 시장에게 못한다고 얘기했지만 구청에서 도곡해 운영하게 됐다."고 하면서 "봉제는 성한 사람들이 하는것이고 사양산업이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해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립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시각장애우가 10여만원 남짓 저임금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위로에 불과하지 눈감고 뭘 하겠느냐."고 하며 "기술자의 경우 2~30만원을 받고 있으나 애들은 안마. 침술도 배울 수 없을 정도로 지적 능력이 떨어지기 떄문에 조금 난 아이가 17만원, 맹충같은 아이는 15만원, 5시쯤 들어오는 아이와 아주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들을 "집어 처넣어" 용돈 비슷하게 몇만원을 주고"있으며, ;양원장 자신의 딸(정신지체)도 들여보낼 작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같이 자리했던 동문회장 한정석씨는 "근무 장애우가 지적 수준이 모자람에도 무리해서 가동하는 이유는 아무리 자립작업장 업종으로 봉제업을 선택한 것이 옳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전임자가 올린 예산과 시설을 가동도 안해보고 백지화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일단 시와 다시 절충하는 것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또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다면 봉제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타 업종과의 수입차이로 종사자와 종사희망자가 적어 약간의 무리를 감수하고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립작업장으로서 봉제일이 가능하다는 식의 말을 하기도 했다.

얘기도중 감사라고 자신을 밝힌 사람은 봉제일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성공하면 "획기적인 일"이 아니냐고 되묻기까지해 쓴웃음을 짓게 했다.

한씨는 계속해서 "피아노 조율하는데 피아노 조율이 취업되기 시작한 것이 2~3년에 불과해 단계적으로 숙련공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취업도 잘 되지 않는다."고 시각장애우 취업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자립작업장은 현재 분기별로 운영비 70만원정도를 지원 받고 있으며 운영상황을 매달 구청에 보고하고 있다.

<기사 한 두줄 낸다고 쓰러지지 않는다.>

한편 보모가족 2가구가 살림을 하고 있는 광명원 뒤쪽 산 중턱 단독 주택에 대해서는 "원래 그린벨트인데 설립자가 기도실로 지어 허가가 난 것"이라고 밝히고 91년 2월말까지 비워 놓은 것을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올 5월 북구청 감사에서는 전혀 지적되지 않았다.
양원장은 "가족이 들어와 생활한다고 하지만 어머니와 딸이 모두 보모로 일하는 가족과 이중 장애아를 데리고 생활하는 보모가족 두가족인데 그런 것까지 뭐라고 하니..."라며 억울해했다.

보조금 착복에 관계된 영수증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절대 그런일이 없다"고 딱 자르고는 "모든 지출은 항목별로 8대 2로 정확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원장은 이와함께 "경리만 믿고 활동했는데 그 아이가 이렇..."하며 분개하고는 "이럴수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기도 했다.

광명원은 임경삼씨가 설립한 이후 임씨 부인인 송보애씨를 거쳐 임씨 사위인 명선목씨가 이사장으로 있었으나 4년전 학생과 교사들이 들고일어나 명씨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고 명씨 친구인 김문기씨가 이사장, 그리고 강순구씨가 원장에 잠시 취임한 일이 있으며, 지난해 8월 명선목씨가 다시 이사장직에 복귀하면서 9월에 명씨의 처 고모인 양재숙 원장이 취임했다.

양원장은 얘기도중 "남에게 맡겼더니 운영이 안되고 주인이 해야 부흥이 된다"고 말해 마치 개인기업체를 운영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해 시설을 바라보는 시설장들의 시각이 어떠한가를 단적으로 증명했다.

얘기 끄트머리쯤 북구청 감사에서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고 10월 정기감사 일정을 물어보자 갑자기 한씨 등이 벌떡 일어서며 "너희가 무슨 경찰이냐 감사 날짜는 왜 물어"하고 큰소리를 지르고는 "집에 가서 보자"느니 "기사 한두줄 낸다고 쓰러지지 않는 다"고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고함소리와 이를 말리는 소리로 어수선한 원장실을 뒤로하고 개운찮은 기분으로 나서는 데 맞은편 벽에 붙어있는 취업현황표가 눈에 들어왔다.
안마64%, 침술21%, 기타7.2%, 자유직2.8%, 교사1.8%, 목사1.9% 이것이 바로 시각장애우 취업의 현실인 것이다.

<시설비리의 최후 책임자는 바로 국가>

작금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지고 있듯 시설을 자신의 "재산"으로 여기는 이 땅의 많은 시설장들과 그들에게 빌붙어 떡고물 아니 원생의 피눈물을 빼앗아 가는 더 많은 인간 기생충들을 근절시키는 방법은 현재 20%로 되어있는 시설장들의 소위 "자부담"을 없애고 국가가 전 액투자를 한후 이를 철저히 감시 감독하는 길밖에 없다.

많은 시설에서 비리와 의혹이 생겨나는 것은 이 20%의 자부담(실제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모두 빼먹었기 때문에 80%의 국고 보조비로 운영비를 충당해 비리와 부정을 조장하고 있다)을 안은 시설운영자들이 80%의 국고 보조마저 자신의 소유로 착각(?)하기 때문이며, 또한 이런 문제가 터질때마다 우리는 의례껏 시설장의 비리와 부저만을 성토해 왔으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가 스스로의 의무를 민간에 떠넘기고는 책임을 회피하는 직무유기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비리와 부정의 최후 책임자는 바로 국가인 것이며 시설장과 국가 말단기관 의 "상부상조"식 유착에 스스로의 권리를 되찾아야 할 장애우 마저 두팔을 낀채 방관하는 한 시설문제 해결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작성자전흥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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