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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사람들 2] 가을에 떠나는 여행의 특별한 정거장

시·청각장애우를 위한 무대 계속 마련하는 그룹 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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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걷는 사람들]

 

가을에 떠나는 여행의 특별한 정거장


시·청각장애우를 위한 무대 계속 마련하는 그룹 여행스케치

 

 

  올해 초 여행스케치 성원들은 뭔가 더 의미있는 작업을 꾀하자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TV출연을 자주 하는 인기그룹 대열에는 한 발 물러나 있지만 화려하지 않은, 그러나 절묘한 하모니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관객들의 입소문에 공연 때마다 매진사례를 낳을 정도로 팬들에게 인정받고 있다고 자부하기 시작하는 터였다. 그러나 자신들의 행복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여행스케치는 시청각장애우를 위한 첫 무료 특별공연을 지난 1월7일 시작했다. 이후 4월 9일, 7월 14일, 9월 22일에도 같은 내용의 특별공연을 마련해오고 있다.

 

▲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의 공연은 매우 훌륭한 라이브 무대를 창출하는 것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는 만큼 그들 일반 공연 때의 열기는 가히 폭발적인데, 특별공연 때는 그 정도의 환호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여행스케치의 모든 성원들은 운신이 어려워 공연도중 늦게나마 등장을 하는 휠체어장애우들, 박수치는 분위기를 뒤늦게 깨닫고 느닷없이 박수를 치는 청각장애우들, 흥겨운 음악에 그 흥을 참지 못하고 주변을 의식하지 못한 채 일어나 춤을 추기도 하는 정신지체인들의 솔직한 모습에 경도되어 그 어떤 공연보다도 그들 스스로 감동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 공연에 특히 빠질 수 없는 게스트가 바로 노래 중간중간의 대화나 가사들을 청각장애우 관객들에게 알려주는 수화통역사이다. 특히 수화노래공연을 하고 있는 중앙대 수화동아리 손짓사랑회는 갈수록 인기가 높아 이 특별공연에 빠질 수 없는 순서가 되고 있다.

 

  공연을 기획했던 기획사 대표인 신동철 씨는 "여행스케치 멤버들은 수화 노래공연을 겸하면서 때로는 말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몸짓언어에 표현하기 어려운 정도로 놀라고 감동받는다"고 말했다. 그룹의 리더인 조병석 씨는 "누구누구를 위한 공연이라고 했었는데 정작 우리 자신들을 위한 공연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는가 하면 멤버 일원인 윤사라 씨도 "특별공연 무대에 설 때마다 관객이 가장 많이 몰렸던 다른 어떤 공연보다 왜 훨씬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한 감동은 멤버들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조금씩 수화를 곁들이게 한다든가 자기 이름을 지화로 써서 보여준다든가 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했다. 특히 앞으로는 일반 관객들을 위한 공연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수화공연을 곁들일 예정이다.
  조병식 씨는 최근 네번째 공연 중 "시종일관"이라는 곡을 부르기에 앞서 "이번 공연의 주제는 꿈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전달하려는 데에 있다"며 "특히 이 "시종일관"은 장애우들과 함께 하는 이런 공연을 언제까지나 계속할 것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여행스케치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이 특별공연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자못 비장한 성원들의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나우누리 장애우 관련 통신란을 통해 공연 소식을 접하고 반가운 마음에 회사에 휴가를 내고 찾았다는 청각장애여성 한정화 씨는 "노래를 따라 부르지는 못하지만 조명과 수화, 바닥의 울림을 통해 전해 듣는 그 감동은 들을 수 있는 이들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가수의 라이브 무대를 접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앞으로 며칠간 내내 기쁠 것 같다"라며 흐뭇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돌아나갔다.
  여행을 함께 떠나는 친구와 같이 장애우와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의 소박한 마음과 따뜻한 무대는 날로 서늘해지는 이 가을을 은근하게 감싸주는 외투가 되어 줄 것 같다.

 

글/박윤경 (자유기고가)

사진/ 곽성호

 

작성자박윤경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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