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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사람들 2] "수화, 연기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죠"

눈에 띄는 청각장애우연기로 호평받는 탤런트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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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걷는 사람들]

 

"수화, 연기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죠"


눈에 띄는 청각장애우연기로 호평받는 탤런트 김지수

 

 

 

 

  탤런트 김지수(25)씨가 KBS 수목드라마 "그대 나를 부를 때"(손영목 극본. 김종창 연출)의 출연을 최종적으로 결심한 것은 드라마 촬영 나흘 전이었다. 김인화가 극중 주인공이어서 그 많은 수화대사를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지수씨의 이러한 심정을 파악한 김종창 PD는 몇 년 전 일본에서 방영되어 인기를 모았던, 청각장애 남성과 비장애 여성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비디오테이프를 구해서 김 씨에게 전했다. 그리고 김지수씨는 이 드라마를 보고 최종적으로 드라마에 출연할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대본이 마음에 들었어요. 수화를 배워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지만, 연기자라면 어떤 역이던 소화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또 장애우 역은 평생 한 번 할 수 있을까 말까 하는 배역이잖아요. 어려운 연기일수록 연기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김 씨는 요즘 수화전문강사 이옥진씨에게 수화지도를 바고 있다. 뒤늦게 드라마 "그대..."팀에 합류한 만큼 수화를 배울 시간이 부족해 가급적 다른 방송출연도 삼가고 있다.   "밥 먹고 잠자는 시간만 빼고"는  수화연습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다 외지 못한 대사는 대본에 수화동작을 그려 넣는다. 이 때문에 김 씨의 대본은 마치 수험생 자습서처럼 새까맣다. 김씨가 연기 욕심이 많은 연기자라는 주위 사람들의 평이 빈말은 아닌 듯하다.
  "수화를 연습하면서 절실히 깨닫게 된 건 수화를 하는 것은 연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어디까지나 언어일 뿐이죠. 그러니까 수화를 완벽하게 외워야 실제로 촬영장에서는 감정연기에 몰두할 수 있어요."
  이러한 김 씨와 주위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그녀의 수화연기는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PC통신 "수화동호회"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청각장애우 역을 맡은 연기자들이 대충대충 수화를 하고 넘어갔는데, 김지수가 가장 확실하다"는 평까지 올라올 정도다.
  그렇게 어렵다는 역을 잘 소화해낸 대가로 요즘 그는 무척 바빠졌다. 드라마가 몇 회 방송되자, 각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하루 평균 세 번 정도나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대..."는 청각장애우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어 청각장애우 뿐만 아니라 비장애우 시청자들에게도 장애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몇 주 전 방영된 내용에서는 형사 강범수(최수종)가 김인화(김지수)에게 취미가 뭐냐고 묻자, 김인화는 외화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범수가 한국영화는 좋아하지 않냐고 묻자, 김인화는 "한국영화는 자막이 나오지 않아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었다. 청각장애우가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화를 볼 때 자막이나 수화통역이 되지 않아서 겪는 불편함을 간접적으로 대변해 주고 있다.
  김 씨는 수화연기를 통해 청각장애우들의 이러한 고충을 알게 됐다며 촬영이 끝나면 청각장애우를 직접 만나볼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 때에는 그동안 배운 수화로 청각장애우와 직접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현실에서 장애를 가진 남성을 사랑하게 된다며 결혼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김 씨는 “사랑한다면 그 어떤 것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없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런 김 씨는 개인의 의사와는 달리 드라마에서 앞으로 형사 강범수와 김인화는 서로 사랑하는 과정에서 주위의 반대 때문에 많은 시련을 겪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해맑은 김지수씨의 얼굴과 손짓에 여성장애우의 사랑과 결혼을 둘러싼 아픔이 어떻게 그려질지 잔뜩 기대된다.

 

글/ 노윤미 기자

사진/ 곽성호

 

작성자노윤미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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