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걸음이 만난 사람] 스웨덴 사회복지의 바탕은 평등사상입니다. > 세상, 한 걸음


[함께걸음이 만난 사람] 스웨덴 사회복지의 바탕은 평등사상입니다.

크리스챤 아카데미 한국사회교육원 신필균 사회정책부장 &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오길승 교수

본문

[함께걸음이 만난 사람]

 

 

스웨덴 사회복지의 바탕은 평등사상입니다.


크리스챤 아카데미 한국사회교육원 신필균 사회정책부장 &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오길승 교수

 

 

신필균사회정책부장님과오길승교수님

국가정책 전부가 복지를 기반으로
오길승 ; 안녕하십니까. 스웨덴에서 오래 생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유학 떠난 지 20여년 만에 최근 귀국하셨고, 스웨덴에서는 사회복지기관의 국가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일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는지요?
신필균 ; 1973년도 9월에 스웨덴정부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급히 서둘러 한 2년 예정으로 떠났는데 70년대에 제가 학생운동 했던 것도 있고, 한국사회가 한참 혼란기였기 때문에 머무르다 보니 이제  반은 스웨덴 삶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대학은 기독교 학과를 나오고 사회학과 대학원을 다니다가 갔기 때문에 스웨덴에서 사회학을 계속 공부했습니다. 박사과정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던 중 스톡홀름의 국가 사회 보험청에서 사회학 계통의 연구원을 모집하는 기회가 있어서 공무원이 됐습니다. 그 후 계속 사회보험청에서 일을 하며 국민 건강이나 특히 조기 연금자를 대상으로 하여 정책마련을 위한 조사를 3?4년동안 했죠, 그 다음에 스톡홀름 광역시의 국민 건강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 기관으로 옮기게 되었고, 스톡홀름 광역시 공무원으로, 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다가 귀국한 것입니다.
오길승 ; 그러니까 스웨덴 사회복지와 직접 관련된 실무일을 하다가 귀국하셨군요.
신필균 ; 예, 그렇죠. 처음에는 정책을 위한 연구일을 했고 그 다음메는 정책을 정치인들이 결정하도록 돕는 역할과 그 마련된 정책을 다시 관계된 행정기관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오길승 ; 제 짧은 지식으로는 스웨덴이 사회복지가 매우 잘되어 있는 나라라는 것 외에는 잘 모릅니다. 최근 스웨덴의 사회복지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신필균 ; 제가 스웨덴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다고 하면 사회복지하고 관계된 일이냐고 질문들을 많이 하시더군요. 하지만 스웨덴은 국가 정책 전부가 복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이 우스울 정도로 일단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은 무슨 내용이든 사회복지정책입니다. 그리고 저는 직접적인 사회사업 쪽은 아니고 행정정책 담당이었습니다. 스웨덴의 현대사를 살펴보면 스웨덴은 1890년에 현대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그 당시 사회민주당이 들어섰을 때 그들은 사회주의 이념과 더불어 국민을 위한 평등정신을 강조했고, 그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정책으로 국민의 복지를 위한 사회정책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정치, 경제, 사회에 걸친 모든 분야에 국민의 복지를 위한 정책을 쓴 것이 하나의 사회정책이라는 말로 통합하는 용어가 되어 버린 것이죠, 그러면서 그 때 내놓은 기본적인 철학이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 그리고 이 평등을 이끌기 위해서는 연대 의식을 가져야 된다. 잘사는데 골고루 잘 살아야 된다 라는 생각으로 경제 정책을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한 면으로 쓰면서 대신 많이 벌었을 경우에 많이 내놓는 재분배 정책을 썼습니다. 스웨덴에서는 그것을 "로빈후드 정책"이라고 합니다. 많이 번 사람은 많이 내고 그것을 골고루 나눠서 필요한 사람에게 더 주고 그런 사회정책을 사회민주당이 기본정책으로 삼았기 때문에 사회복지가 일찌감치 시작된 것이죠. 복지라는 말은 국민의 행복을 위한 것이니까 어느 나라나 다 있지만 그것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만들어 냈기 때문에 스웨덴 사회복지가 발전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누구나 다 똑같다

오길승 ; 근본적으로 사람에게는 누구나 약간의 이기심이 있다고 볼 때 모든 사람이 더불어 사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정부와 국민들이 어느 정도의 평등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신필균 ; 스웨덴에서는 사람은 태어나면 누구나 다 똑같다 하는 것을 정책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장애우를 특별히 이상하게 느끼거나 차별하는 것은 보기 힘듭니다.
오길승 ; 무엇이든지 특별하게 구별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자유스럽게 사고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요, 결국은 우리가 지양해야 될 것이 신체상의 불리한 조건(Disability)은 갖더라도 사회적으로 불리한 조건(Handicap)은 없는 사회가 궁극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사회겠죠.
신필균 ; 어느 정도의 불편이 있어도 자유스럽게 살 때는 이것이 핸디캡 속에 들어갈 필요가 없는데 사회구조가 이 사람들로 하여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들었을 때 이것은 핸디캡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사회가 장애우의 그런 느낌을 얼만큼 줄일 수 있고, 그 사람들로 하여금 원만하게 살 수 있게 하느냐, 이게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오길승 ; 스웨덴 사람들이 장애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까지는 그 사회가 구체적으로 장애우를 위해서 노력한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는데 제가 미국에서 우리하고 다르다 라고 느낀 것이 중증자애우가 훨씬 많이 눈에 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이 우리보다 의학이 발달했는데, 때문에 치료기술이 낮아서 중증장애우가 많은 것은 아닐 것이고, 결국 장애를 가진 사람이 바깥으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중증장애우가 많이 눈에 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필균 ; 스웨덴의 장애우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면 일단 누구나가 다 똑같다 라는 기준 속에서 그 똑같은 것을 위해서 다른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장애로 인해 어려운 부분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를 한 후 그것을 위한 계획을 짜고 그런 면에서 신체장애우들은 움직이는데 불편이 없게 해주어야 하며 거기에 따라서 경제적으로 드는 부담도 국가에서 대신해 주어야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오길승 ; 그렇다면 그런 개개인의 사항을 점검하고 계획을 세우려면 철저하게 장애우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어야 할 텐데, 전반적인 정책의 기조가 사회복지정책인 스웨덴의 행정구조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죠.
신필균 ; 스웨덴의 행정구조는 전반적인 사회정책을 담당하는데 있어 국가와 광역시, 그리고 지방정부의 역할과 분담이 잘 나누어져 있습니다. 국가에서는 장애우 문제만 놓고 보면, 법률 제정 사회보험에 대한 확충, 그리고 일반 정책이나 이슈를 일반화시키는 것, 즉 어떻게든 장애우들을 일반화시키기 위한 법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광역시에서 담당하는 주요 사업은 장애우에 대한 건강과 의료사업입니다. 지방정부에서는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 즉, 학교, 주택, 교통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일을 전체적으로 담당하는 일을 합니다.
오길승 ; 우리나라는 이제 지방자치가 시작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서서히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정책마련이 지방자치제 중심으로 옮겨지고 있는 시점입니다. 하지만 예산과 지역간의 격차 등 아직은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것 같은데요.
신필균 ; 스웨덴 전체에 약 9개의 광역시가 있습니다. 사회복지 정책실현은 예를 들면 이렇게 합니다. 한 장애우가 태어났을 때 집안에서 장애우가 신체가 불편해서 걸어다니는 것이어렵다면 문지방을 없애고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집안 수리를 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지방정부에서 보조가 나옵니다. 그다음에는 학교를 가야 하는데 학교하고 연락해서 장애아가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시설을 만들어야 하고, 혹시 장애아가 혼자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조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보조원을 보내주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교통수단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 하는 문제는 보조자가 있어도 공공교통수단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보통 지방정부에서 승용차를 제공합니다. 또는 이 사람이 반드시 개인차가 필요 없다면 특별히 장애우들을 위한 택시가 있어서 장애우들은 일년에 형편에 따라 몇 개씩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받게 됩니다. 지방정부가 이렇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아무래도 장애우 개인이 느끼는 불편이 있기 마련이죠, 이럴 경우에는 옴부즈 맨 제도가 있어서 장애우가 권한 주장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습니다.

 

 

재활과 함께 기술을 익히는 작업장 활발
오길승
; 지금 생활 전반에 관한 장애우 복지정책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직업재활을 공부하며 가르치는 사람으로 또는 한 사람의 장애우로 장애우들의 직업재활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적으로 재활이 되어야 자립할 수 있고 특히 나이를 먹어서 직업이라는 것은 삶에 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직업 생활 없이 사회적인 재활이나 심리적인 안정은 굉장히 어렵다고 봅니다. 장애우의 직업재활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웨덴의 경우 장애우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식으로 자립하는지 궁금합니다.
신필균 ; 제가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스웨덴에서는, 아까 평등 얘기를 했지만 교육은 태어나면 누구나 받아야 된다는 것처럼 일도 누구나 다 해야 된다. 국민이면 일 할 권리가 있다. 장애우들도 국민이니까 모든 직장은 장애우들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법률로 제정되어 있습니다.
 어느 장애우든지 능력이 있는 한 그 장애우가 거기 와서 일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 장애우 고용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노동조합이거든요. 노동조합이 고용주와 장애우가 고용문제로  대립할 때 장애우 편에 섭니다.
오길승 ; 미국의 경우에는 1990년도에 부시 대통령이 사인한 장애를 가진 미국인을 위한 법(ADA)에 따라 94년도부터는 15인 고용 업체가 장애우 고용을 거부할 경우, 제가 알기로는 10만 불에 해당하는 벌금을 매기고, 검찰총장이 그 벌금을 집행하는 강제 규정이 있습니다. 제가 관심있는 것은 취업이 가능한 장애우들을 제외하고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중증장애우들의 취업을 위해서 스웨덴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신필균 ; 스웨덴에서는 장애우들을 재활시키면서 일을 하도록 하는 회사가 여러 곳 있습니다. 수당을 주 돼 이 사람들을 그냥 무조건 집에 앉혀 놓고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해서 받은 월급으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곳으로 누구나 신청하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하는 일은 삶은 계란을 까는 간단한 일에서부터 기구를 만드는 일까지 한 업체 안에 다양한 일거리가 있고 훈련을 시켜서 그 습득된 노동기술을 갖고 밖에 나갈 수 있도록 주선해 줍니다. 초기에는 정부에서 전적으로 운영비를 부담했는데 지금은 50%까지 수출을 할 정도로 운영이 잘 되고 있어서 자체적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오길승 ; 우리나라에도 보호작업장이라고 하여 중증장애우들을 고용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분리고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아무리 중증이라도 가능한 일반 통합된 상황에서 고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상당히 중요한 이념으로 보고 있는데 앞에 얘기하신 업체는 일반 통합의 이념을 얼마나 실현시키고 있습니까.
신필균 ; 제 생각에는 처음부터 무조건 법적으로 비율제를 써서 중증장애우를 쓴다면 능력과 상관없이 장애우니까 봐주자는 식의 나쁜 인식을 심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인 통합은 마찬가지로 문제가 되겠죠.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 스웨덴은 사회적으로 장애우를 보는 불평등한 눈이 없기 때문에 장애우들도 자기들끼리만 모여 있다고 해서 크게 문제 삼지 않습나다. 예를 들면 전 사회부 차관이 시각장애우였는데 스웨덴 사람들은 그런 문제에 대해서 의식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 차이가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겠죠.
오길승 ; 스웨덴의 장애우 숫자는 몇 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까?
신필균 ; 현재 스웨덴의 인구는 약 850만 정도로 파악하고 있고 장애인구의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장애우 단체나 협회에서는 현재 등록 인원이 전체 인구에 약 5% 정도 된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길승 ; 사회정책을 만들고 실현해 나가는데 예산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현재 스웨덴의 복지예산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주로 어떤 방식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습니까?
신필균 ; 대부분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데 국민총샌산 (GNP)의 35% 정도가 사회복지정책 예산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사회복지정책에 대한 개념이 매우 넓기 때문에 실질적인 금액을 따져보면 예산의 한 70%까지 나갈 수도 있죠, 한국에서 쓰는 사회복지의 개념은 완전히 서비스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이지만 스웨덴에서 사회복지라 하면 일단 국민을 잘 살게 해주는 활동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단순한 퍼센트로 수치를 말하기는 힘이 듭니다.

 

 

동등한 기회 속에 자립할 수 있는 장애우 복지정책
신필균
; 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장애우의 직업재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셨습니까, 역시 스스로 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학문을 선택하시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것인가요?
오길승 ; 글쎄요, 저는 원래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 장애 때문인지 의사가 되어서 소아마비라는 병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겠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에서 안 받아주더군요, 그때 내가 돈 내고 공부하려고 하는 학교에서도 안 받아 주는데 과연 무엇을 공부해야 앞으로 먹고 살수 있는 문제가 해결이 될 수 있을까 많이 고민이 됐습니다. 대학원을 마치면서 집안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생기고, 과연 내가 취업하려고 할 때 사회가 나를 받아줄까라는 생각에 취업을 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마침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심리학 전공자를 원했고 빨리 취직이 됐습니다. 그때가 80년대 초였는데 보호작업장 같은 것도 없어서 장애우들이 와서 상담만 하고 한숨만 푹푹 쉬면서 그냥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미국에는 재활학이나 재활상담학이 구체적인 학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듣고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정신지체장애우의 직업재활분야가 구체적으로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공부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느낀 것이 장애우에 대한 시선이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이동에 어려움이 일단 없었지만, 학교를 4년동안 다니면서도 가방을 들고 다녔는데 누가와서 도와준다는 사람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미국 사람들이 차가워서 그런 것인가 생각했지만 그런 모습이 결국은 장애우를 특별하게 보지 않는 정서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신필균 ; 스웨덴에서도 본인이 필요해서 도와달라고 요청할 때나 도움을 줍니다. 저도 약해서 잘 표가 나지 않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스웨덴에 있을 때는 핸디캡을 전혀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심지어 내가 별안간 장애가 없어졌나 라고 생각했어요, 몇 시간을 보도를 해도 적당한 속도로만 가면 불편을 못 느꼈고 불편한 부분이 있는 곳은 으레 에스컬레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전혀 그런 것을 느낄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한국에 오니까 모든 것이 차단이 되더군요, 길을 걷고 싶은데 한블록만 걸어가면 지하도로 내려가다 다시 올라와야 되고 아니면 육교가 있고 이런 것이 장애가 아닌 것을 장애로 만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사회구조가 모든 상황에 능력이 있는 사람 위주로 만들어져 있어서 신체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조금 뒤 떨어진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 배로 뒤떨어지게 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것을 바꾸는 것이 바로 사회정책이라고 봅니다.
오길승 ; 지금 국내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신필균 ;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회교육원에서 사회정책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사회복지가 나가야 될 방향에 대해서 제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 계신 관계자들과 좋은 방향으로 대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오길승 ; 스웨덴에서 조금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한국의 상황을 판단하실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를 한마디로 평가하신다면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신필균 ;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복지를 위한 정책을 한다고 하면 일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보다는 그저 보호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정책으로 굉장히 단순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 차원의 복지에 머무르는 것은 누구나 똑같이 더불어 잘 살 수 있게 한다는 평등이라는 철학정신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살아가는데 어떻게 행복하게 사느냐 하는 포괄적인 시각으로 복지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는 한 사람의 장애우로서 한국에서 생활하시면서 직접 느끼시는 사회복지가 또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오길승 ; 우선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생활보조 등의 공적부조가 너무 잘 되기 때문에 장애우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재활의지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장애우들도 시혜적인 혜택을 얻기 위한 것보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고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정책마련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필균 ; 그런 의미에서 교수님께서 하고 계신 직업재활 분야의 역할이 매우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길승 ; 우리나라는 80년대부터 많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눈에 보이는 양적인 성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장애 종류도 다양하고 수준도 다양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포괄적인 방법으로는 구체적인 부분의 장애우들의 욕구가 총족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현제 미국에서는 장애우를 취업시킨 후 자세히 옆에서 관찰하면서 문제가 있을 때 즉각 개입해서 중재해주는 지원고용이 최근 1980년대 이후 도입되었습니다. 그 지원고용은 보호작업 속에서 분리고용 되었던 많은 장애우들이 정상 통합될 수 있는 아주 좋은 프로그램으로 평가가 되고 있어요. 그런 미국의 방법론들을 많이 소개해서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부분들을 우리나라 여건과 맞추어 논문도 쓰고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필요한 것들은 계몽하고 그런 역할을 제가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속 공부를 해나가야 하겠죠.
신필균 ; 직업재활을 비롯한 장애우복지 분야가 이제는 전체적인 사회복지 속에서 장애우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포괄적이고 평등한 개념으로 다가서야지 장애우복지라고 규정지어서 자꾸 이야기하면 그 다음에는 정말 장애우만을 위한 정책밖에 안 나오고 같이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비장애우들의 개념 변화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길승 ; 사회복지속의 장애우복지에 대해 좀 더 발전적인 개념의 변호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면에서 복지선진국에서 생활하신 신 선생님의 활발한 활동이 작든 크든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쁘신데 스웨덴의 좋은 이야기들 많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신필균 ; 이 자리를 통해 들은 이야기들이 앞으로 제가 일을 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약력>

오길승/ 56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83년부터 서울장애인복지관에서 임상심리학자로 근무했다. 89년부터 93년까지 미국 일리노이주 대학에서 재활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94년부터 95년까지 국립재활원 기획실에서 근무하였다. 현재는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전임교수로 직업재활 전문가 양성에 힘쓰며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87년에 결혼하여 현재 8살이 된 아들과 이제 2살이 된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신필균/ 47년 경기도에서 출생하여 73년 이화여자대학교 인문대학원 사회학과 재학중 스웨덴 정부의 장학생으로 초청되어 유학, 스톡홀름 광역시 시의회 전문위원으로 95년까지 활동하고 귀국, 현재 크리스챤아카데미 한국사회교육원 사회정책부장으로 일하며 스웨덴에서 함께 귀국한 딸과 가락동에서 살고 있다.


정리/ 김성연 기자  

사진/ 이정률 기자

작성자김성연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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