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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단식 투쟁에 나선 동명원 총무 김광만씨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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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한 잔 값 칠백 원이 일곱 사람 하루 반찬값"이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펄렁거리는 마포구 공덕동 사회복지관 육층 농성장에는 "사회복지시설 예산 현실화"를 요구하는 격문과 성명서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
  "복지국가를 구현한다고 하면서 올해 예산보다 팔 퍼센트나 더 깎는 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투쟁"의 머리띠를 질끈 동여맨 아동복지 시설 동명원 김광빈(37) 총무는 자신들이 단식투쟁이라는 극한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더 이상 복지시설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회복지시설에 지급되고 있는 부식비가 육백 원인데 이 돈으로는 감자 두 개밖에 살 수 없는 실정입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경제기획원이 밝힌 내년도 사회복지 전체 예산은 이백오억육천칠백여만원으로 이는 올해 예산보다 오히려 육퍼센트 가까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보사부의 요구액인 사백사억여원에 비해서는 반밖에 되지 않는 "복지정책 포기"예산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그동안 우리 복지시설 종사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제 목소리 한번 변변히 못 냈던 것이 저들에게는 선거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는 존재로 비친 것 같다"고 그동안 시설종사자들의 맹목적인 "사랑과 봉사"가 가져온 터무니없는 현실에 대해 나름대로 책임이 있음을 시인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 18일 사회복지 시설 사상 처음 탑골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대학로까지 가두행진을 하면서 열악한 현실을 폭로해 많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번 일로 시설수용자의 아픔과 매너리즘에 빠진 희생, 봉사정신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김총무는 "궁극적인 문제 해결은 시설노조 등이 탄생해야 해결될 수 있으나 아직 그런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우선 내년에 전국 팔백 여개 시설을 대상으로 총무연합회를 먼저 만들고 이를 직원들이 참여하는 조직으로 발전시킬 생각"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팔십 여명의 어린이가 수용되어 있는 동명원에서 일을 시작한지 십삼년이라고 밝힌 김광빈 총무는 "월급이요? 거기 표에 나와 있잖아요"라고 "사회복지시설직원 봉급표"의 사십육만이천원에 붉은 사인펜을 힘주어 그었다.  ■

"더 큰 시험"이 기다리고 있어

칠전팔기로 공무원 된 최일권씨

  "뇌성마비" 때문에 일곱 번이나 공무원 시험에서 정당한 권리를 빼앗겨야 했던 최일권씨(본지 7월호 참조)가 지난 7월 11일 마침내 "공무원"이 되었다.
  그러나 그토록 원하던 공무원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착잡하다"고 말하는 최일권의 속사정은 과연 무엇인가.
  "물론 기쁘죠. 그렇지만 한마디로 착잡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먹고 살 권리(생존권)가 있는데 장애인들은 이렇게 여론에서 떠들어야만 먹고사는 길이 열리는지."
  때마침 쏟아진 장대비에 흠뻑 젖은 얼굴을 닦으며 내뱉는 그의 말에는 신문, 방송에서 한차례 난리(?)를 치른 뒤에야 비로소 합격통지서를 받은 것 자체가 이 땅에서 장애인들이 겪어야 하는 현실을 말해주는 것 아니냐는 분노가 서려있었다.
  "면접 하나만 가지고는 뭐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지난해 일반인과 경쟁했을 때 오히려 이번 시험보다 더 잘 봤는데 그때는 떨어졌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그러나 최일권 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체념과 좌절의 늪에 빠져 잠자고 있던(?) 대전 지역의 장애인들은 흩어져 있던 힘을 한 곳으로 모아 "장애인공무원 면접시험 부당행위 대책위 준비위원회"(위원장 김금철)을 꾸리는 등 지역사회 장애인 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결과와는 상관없이 대책위에서는 공청회 등을 통해 장애인의 전반적인 생존권 문제와 장애인 고용에 관한 시의회 조례 등을 새롭게 제정하는 데 노력할 것입니다.
  시험 파동을 겪으면서 자신이 몰랐던 장애인들의 문제를 새롭게 깨달았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방관자적 입장에서 "강건너 불구경"만을 해왔던 대전 지역의 장애인 단체들이 시청에 찾아가 따질 정도의 적극적인 참여자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존권을 무시하는 잘못된 구조에 단결해 항의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나 개인의 "합격"보다 훨씬 더 큰 의의가 있다"고 주장하는 최일권씨.
  "주위의 그 편견을 어떻게 넘어 설 것인가를 생각하면 앞으로 "더 큰 시험"을 기다리고 있는 심정입니다. 하지만 내 처신 하나하나가 사백만 장애인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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