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취재] 장애인이 만나본 사람들 > 세상, 한 걸음


[자유취재] 장애인이 만나본 사람들

전주 무지개 가족

본문

여러 곳의 재활원이나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을 다녀 보았지만 무지개 가족처럼 깨끗하고 소박하게 생활하고 있는 곳은 처음인 것 같다.
사람들 모두가 서로 도우며 형제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육체적으로 불편한 몸을 가지고, 한손으로 피아노를 치며 한발로는 누름발판을 눌러 주는 역할을 하면서 협동체를 도모하고 있었다.
점심 때가 되어서 들어갔었는데, 깨끗한 식탁위에 장미송이가 물컵에 꽂혀있었으며 가지런하게 정리된 책들도 모두가 아름다운 내용들의 책이었다.
식사를 청해서 식탁에 놓은 반찬들은 몇 가지 되지는 않았지마는 새로 만든 반찬들..
신부님과 꼭 식사를 함께 한다는 가브엘 아저씨의 말이다. 식사는 윗 사람이나 아랫사람이나 동일하게 한다는 것이 이곳의 아름다운 원칙이었다. 항상 가족처럼 지낸다고 이곳에 계신분들은 말한다. 여러모로 살펴 보아도 흠이 없는 생활로 하루를 각자가 짜임새 있게 보내고, 반성하면서 매일 매일 기쁘고 보람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구 성모병원 자리라서 병원 호실처럼 된 방들은 각자 소지품들이 일정하게 정리정돈 되어 있었으며, 침대도 깨끗한 느낌이라서, 항상 봉사자들의 손길이 구석진 곳까지 닿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함께 기거하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고 명랑했으며, 서로 고통을 나누며 위로하는 모습도 엿 볼 수 있었다. 지정환 신부님께서 양 클러치를 의지하면서 들어오시자 인사를 했더니 반갑게 받아 주셨다. 취재를 하지 말라고 하시며 「나는 이런 일을 하면서 or이나 TV, 잡지에 나오는 것을 꺼려합니다.」라고 말씀 하셨다. 서울에서 이곳까지 오셨으니 재미있게 놀다가라고 하시며 4층 사무실로 올라 가셨다.  잠시 후 노매님들의 방을 노크하고 들어갔더니, 취미로 수예를 하시면서 반갑게 들어오라고 하셨다. 항상 그렇게 밝은 모습이냐고 여쭈었더니 매일 밝게 지내고 있다면서 찾아 주시고 또한 좋은 일을 하신다니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하고 반문 하셔서, 교회에 다니면서 저와 같은 장애인을 사랑으로 감싸고 있다고 답해 드렸다. 오직 주안에서 사랑으로 인도 받는 우리는 너무나 신부님께 의지하여 늘 짐만 될 입장이라서 미안할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노매님의 방을 나와서, 복도를 보다가 할아버지께서 워킹(걷는 연습)을 하시는 걸 보고서 인사를 했더니 받아 주셨다. 연세가 70은 넘어 보였다. 하반신이 마비되어 있는 모습이었느나, 최선을 다해서 움직여 보고자 노력하시는 모습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이곳이 좋습니까?" 묻자 "암, 이곳은 천국같이 좋아" 하시면서 미소를 지어 보이셨다.

하모니카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 오는 방문을 살며시 열어보았다. 청년이 하모니카를 두 손가락에 의지하고서 불고 있었다. 그 옆에서 휠체어를 탄 아저씨가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음악에 소질이 많아 보이던 청년으로 생각된다.
개인 운동시간이 되자 물리치료를 행동으로 옮기는 연습을 했다. 모두가 운동을 열심히해서 안되는 것을 되는 것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가브엘 아저씨께서는 이사람 저사람 운동하는 식구들을 살펴주시고 여러 가지로 많은 일을 맡고 계셨다. 봉사자 아주머니들 께서는 벌써 저녁식사 준비를 하시는 모습이고, 또한 청소를 하시는 봉사자 아주머니도 보였다. 무지개 가족들은 항상 개미처럼 자기 맡은 바 일을 충실히 이행하고 기쁜일 슬픈일을 함께 하면서 가족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하나님의 극진하신 사랑이 이곳에도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많은 위안과 흐뭇함을 느꼈다. 발걸음을 침식하는 거처로 옮기려고 하니, 저녁을 같이하고 가라고 하셨다.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여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지만 이곳처럼 빛을 못 보며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마음이 아팠다.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천대를 받고서 살아가는가.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갖고서 세상을 살아가기로 다짐하면서, 전주시 남문을 통과하여 숙식하는 곳으로 돌아왔다.
오늘 일들을 생각하면서 이름도 드러내지 않고 수고하시는 분들이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특히 신부님께서는 타국에서 오셔서 우리나라 장애인들을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것이 한없이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9시에 다시 그곳에 갔더니 아침식사를 마치고서 아침 산책과 각기 나름대로의 운동을 하고 있었다. 또한 욕창이 심한 환자들은 신부님께서 손수 치료를 하시고 계셨다. 상처를 만지며 "좀더 치료하면 낳을 겁니다." 하시면서 환자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모습에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다. 사랑이 없다면 저 썩어 가는 상처를 손으로 만지고 치료할 수 있을까.

그리스도의 사랑은 정말로 무한한 사랑이다. "저는 의사도 아닙니다.l" 하시면서 "우리 형제들을 사랑합니다. 실천적인 사랑이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도 이곳에 계신 분들을 흡족하게 해 드리지 못함을 늘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셨다. 많은 장애인들을 만나고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곳을 찾아가 보았지만 원장님, 목사님 신부님이 이렇게 직접 행동이로 옮기고 있는 곳은 드물었다. 간호원이나 의사가 수시로 치료하고 있는 것은 많이 보아 왔다. 신부님은 많은 관심을 갖고서 늘 어려운 문제점을 상의하고 해결한다고 들었다. 그곳에 계신분들의 말을 들은바 바쁘면서도 우리들의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서 행동으로 직접 옮기신다고 말씀 하셨다. 앞으로 이곳 보다도 더 많은 무지개를 마련하여 더 편리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설계해서 꾸미는 일이 소원이라는 것이 그곳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이다. 이런 신부님과 같은 분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생겨서 우리 장애인들과 밝고 맑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편히 생활하고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즐거운지 모르겠다. 마음에 흐뭇함을 간직한 채 미향이, 은주방에 들어가서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건강하게 잘 있어라"하며 안녕을 고하고 그곳 식구들의 방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인사를 하고서, 죄를 씻어버리려는 듯 힘차게 쏟아졌다. 농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소낙비 였다.
육신은 좀 피로했지마는 흐뭇한 기분 때문에 마음의 눈에는 세상이 다 아름답게만 보였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이러하니 천국을 소망하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주소 : 동작구 신대방동 364-152호

작성자전설태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8672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노태호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