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만난 장애우] 시혜도 동정도 거부한다. > 세상, 한 걸음


[이달에 만난 장애우] 시혜도 동정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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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여 일어나라 인간해방 그날 위해>
지난 4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앞에서는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200여 장애우들이 모여 기만적이 장애 복지 정책 규탄 및 400만 장애우 인권 쟁취 결의 대회를 개최했다.
작년 명동성당에서 있었던 동일한 이슈의 결의 대회를 이 땅 장애우 운동의 전환점으로 평가하는 젊은 장애우들은 한결 성숙해진 몸짓으로 장애문제 해결을 국회 측에 요구하였다.
이번 집회의 계획 단계에서부터 당일집회까지 주도적 역할로 참여한 김규성(소아마비 장애우, 27)씨를 집회가 끝난 뒤 만나 이번 집회의 의의를 들어보았다.

◎오늘 집회의 의미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씀해주십시오?
- 우리는 장애우 문제를 사회화시키기 위하여, 주체적으로 단결된 모습을 사회에 내보내자는 움직임을 작년부터 견지해왔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이유 내지 원동력은 그 만큼 정부가 장애우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시키지 못했다는 사실과 아울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분명한 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이 당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으로 9회인 장애우의 날을 맞이하여 정부 보사부나 재활협회에서 벌이는 행사들은 여태 해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장애우를 시혜적, 동정적 대상으로 몰아놓기 바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우리 젊은 의식 있는 장애우들은 거기에 반대하는 의지 표명이 분명히 있어야 하고 그 의지 표명 속에서 바로 제도적 장치를 우리가 스스로 쟁취하자는, 그리고 내부적인 단결을 통해서 지속적인 싸움을 이끌어 나가자는 것이고 그것이 이번 집회의 의의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집회를 위한 준비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또, 준비 상황과 어려웠던 점도 말씀해주십시오?
- 준비는 작년 4·16명동 집회가 끝나면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죠. 정식으로 준비해 들어간 것은 두달 전인데 주로 장애 단체들의 규합과 우리가 이슈로 삼는 내용들을 점검·연구하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준비하는 기간 동안 어려웠던 점은 집회 자금 문제가 제일 컸고, 장애우들의 의식이 아직까지도 미약하기 때문에 의식의 공유가 힘들었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교육자체가 장애우 들에게 낙후됐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또 한번 증명해 주는 셈이죠.

◎오늘 집회를 앞장서서 주도하셨는데 그 어떤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습니까?
- 오늘 처음 하는 겁니다.

◎처음 하는 일인데도 굉장히 잘하시던데...
-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속에 있었던 얘기였기에 자연스럽게 나왔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아직까지 우리 장애우의 집회 자체가 자주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지, 얼마 안 가서 이런 집회가 자주 열리게 된다면 앞으로는 잘했다 못했다 를 떠나서 훨씬 더 실수 없이 잘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늘 집회를 치르면서 곤란을 겪었다면 어떤 점입니까?
- 아까 의사당 앞에서 싸울 때가 가장 큰 고비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우리는 당연히 의사당 측에서 국회의원이나 보사 전담위원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심적으로 좀 힘들었습니다.

◎오늘 집회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 날씨 탓도 있겠지만 조직 동원이 잘 안됐고 준비도 그다지 철저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집회들이 앞으로 계속됨으로 인해 가지고 위의 오류라든가 한계를 극복해 나가지 않겠는가 자위하고 싶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겠기에 특정인이 주최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이런 식으로 여러 단체가 모여서 집회를 가진다면 오늘의 집회가 밑거름이 되어 다음에는 이보다 못한 집회는 절대 안 열릴 것이라는 그런 확신이 있지요.

◎본인을 장애인 운동가라 해도 되겠습니까?
- 운동가가 따로 있습니까? 먼저 움직이는 사림이 운동가이고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좀 나을 뿐이죠. 먼저 알았다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요.

◎지금 하시는 일은 무슨 일입니까?
- 장애우 운동입니다. 생계는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요. 그리고 이 일에 직접 뛰지 못하는 분들이 뒤에서 많이 도와 줍니다.

◎어느 단체에서 일하고 있습니까?
- 서울·경인지역 장애인 연합회에서 사무처장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 집회에서 선창하신 요구 사항을 집약해 말씀해 주시죠
- 먼저 우리가 낸 성명서 내용에 들어가 있는 요구 사항은 최고의 요구가 아닌 최저의 기본적인 요구 사항이니 이 부분만큼은 들어줘야 할겁니다.
고용촉진법 제정, 심신장애자복지법의 전면 개정, 중증 장애인의 생활 보호대책 마련, 특수교육에 대한 문제점 개선, 의료 재활과 직업 재활에 대한 편의시설 확충 등이 기본 골자입니다.  손 댈 것이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절대로 발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말하기 곤란하지만 따지고 보면 정보가 사회 복지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자기들 정권 유지가 절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집회에 참가 못하신 장애우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 우리의 정당하고 올바른 주장들이 매스컴을 통해서는 분명 왜곡·선전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선전에 현혹되지 말고 법 제정의 주장이라든지 법 개정을 요구한다든지 하는 사실에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장애우가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하여 나라가 해야할 일을 그대로 주장하는 것뿐이니까 우리의 의도를 좀더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또한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그러한 과정 속에서 억눌린 장애우 인권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번만큼은 속지 말아 주셨으면 하는 것이 바램입니다.

◎오늘 수고 많으셨는데 앞으로도 이런 운동을 계속 하실 거죠?
- 그것 역시 바램입니다.....    (이태곤 기자)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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