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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웃 1] 복지관 건립 끝내 포기한 김양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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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 11월부터 복지관 건물을 짓기 위해 기나긴 싸움을 전개해 온 산망애 선교회 김양원 목사.
그는 요즘 무척이나 허탈한 심정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는다.
복지관 건립이 좌절된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팔려고 내논 문제의 땅마저 주민들 농간으로 쉽게 팔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우리가 데모를 하자 서울시장이 지을 수 있도록 협조 각서를 써줬어요. 그래서 짓기 위해서 업자를 찾아 네 번이나 계약을 했는데 번번이 업자들이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못 짓는다며 포기를 해버린 거예요. 건축법상 건물을 신축하려면 착공신고서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설계사, 감리사 가 도장을 안 찍어주니 우리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주민들의 압력이 업자들에게 영향을 미쳐서이다. 신망애 선교회 소속 장애우들이 시위농성 등으로 실력행사를 벌이자 주민들은 방법을 바꿔 건축업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편법을 구사했다 한다. 업자들이 기초조사를 하러 오면 "너희들 이 공사 못한다. 만약 강행하려 한다면 너희 회사 문 닫을 줄 알아라. 비리 하나만 드러나면 너희 회사는 끝장이다..."
"건축업자들 치고 뒤가 깨끗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런 위협에 쉽게 굴복하고 말더군요"
김양원 목사는 말끝에 씁쓰레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다면 주민들은 왜 이런 비열한 행위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건축을 한사코 방해하는 것일까.
부근의 청량리 정신병원 때문에 너무나 많은 피해를 봤다는 거예요. 더 이상 당할 수는 없다는 것이 내세우는 이유입니다."

또 하나 신망애 선교회 자체의 어려운 상황이 건축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갈매리 재활원에 법적인 제재가 들어온 것이다. 그린벨트에 무허가 건물을 이유로 네 가지 실정법 위반으로 고발이 된 상태에서 법대로 라면 원장이 3년 이상의 징역과 1천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감수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결국 사태를 무마하는 과정에서 금 년 안에 청량리 문제의 부지를 팔아 갈매리 재활원을 옮기겠다는 서약을 하고서야 법 집행을 보류 받을 수 있었단다.

다시 이야기를 처음으로 돌려서 그러면 법에 호소해서 건축을 강행할 수 없었는지, 물어보았다.
"출입정지 가처분 신청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는 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법이 있으면 뭐 합니까? 정부가 우리편이 아닌데요. 그 예가 뭐냐하면 같이 데모 농성을 해도 주민들은 안 잡아가고 우리 장애우들만 끌고 가서 구타하고 중상을 입히고 그러는 겁니다.  이렇게 정부가 주민여론을 의식해서 비협조적인데 가처분 신청 내서 땅만 못들어 오게 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현재 문제의 땅 92평은 쓰레기장으로 변한 지 이미 오래이다.

주민들 방해는 건축을 포기한 지금도 집요하게 계속되고 있단다. "그 땅은 문제가 생긴 땅이니까 시가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다. 이 땅은 주민들이 끝까지 반대할 것이다. 어쩌면 건물을 못 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3월에 내놓은 땅이 여태 팔릴 낌새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장애우들이 한 인격체로서 고통을 당할 때 정부는 과감하게 약한 자의 편에 서서 약한 자들을 위해 힘을 써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설립무산을 방관만 하고 있는 당국을 향한 김양원 목사의 항변이다.

이태곤 기자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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