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주 보건복지 장애인복지심의관 > 세상, 한 걸음


장옥주 보건복지 장애인복지심의관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해결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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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1일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 신임 장애인복지심의관으로 장옥주씨가 임명됐다.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기국회가 열려 정신없는 한 때를 보냈다는 장 심의관은 1981년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2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일을 해온 베테랑이다. 현재 여성 행시 출신 중 최고참인지라 무슨 일이든 하는 일마다 ‘첫 번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장옥주 심의관을 함께걸음이 만나 앞으로 펼치고 싶은 포부를 들어보았다.

박숙경(이하 박) : 우선, 장애인복지심의관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심의관이 되신지 벌써 두 달이 넘으셨는데, 첫 여성 심의관이라 다들 관심이 많습니다. 복지부 내에서 아동, 가족, 노인, 연금, 보건, 한방 등 주요 부서에서 두루 활동하셨는데, 장애관련부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관심분야와 달라서 힘들지 않으세요?
장옥주(이하 장) : 주로 복지 파트에서 일하면서 아동, 노인, 가정 등을 다 해봤는데 장애우 분야는 처음이네요. 사실, 아예 처음은 아니고 공무원 생활 처음 시작하던 때, 현재 국립재활원의 전신인 국립각심원에서 교도과장으로 집행업무를 담당했죠. 당시 국립각심원은 정신지체 아동들이 생활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정책보다는 현장에 더 가까웠어요. 그래서 실제적으로 복지를 이해하는 첫 계기가 된 것은 장애우 분야였던 것 같아요. 그 후에 본부에 들어와서 다른 분야를 거친 거죠. 벌써 23년 전 일이네요.
박 : 지난 81년 행정고시에 합격하시고 오랫동안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셨는데요, 우선, 심의관님이 생각하시는 ‘복지’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장 : 제가 20년 넘게 복지 정책을 해왔는데, 사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동시에 가장 어려운 이야기 같아요. 간단히 말하자면, 복지란 개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집단이 아니라 개인이라는 점이에요. 한사람 한사람의 욕구를 파악해서 그 욕구를 해결해주는 것, 그것이 복지라고 생각해요. 아동, 노인, 장애우 등 흔히 사회적 약자라고 하는 사람들도 먹고, 입고, 교육받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본적인 측면에서는 동일한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거기에 더해서 개개인이 가진 특수한 욕구가 있죠. 아동은 아동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장애우는 장애우대로. 저는 다른 분야에서 일할 때도, 제가 맡은 분야와 관련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욕구를 파악하고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장애우의 경우에는 장애의 유형이나 정도에 따라 개개인의 욕구가 정말 다양한 것 같아요. 현재 실제 정책상에서는 행정적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형별 정도별로 인위적으로 구분하고 선을 그어서 일정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한사람 한사람의 욕구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 : 심의관님 개인적으로는 장애우복지 분야에서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지요?
장 : 장애우 분야를 볼 때, 지금은 기본적인 욕구조차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소득보장의 측면에서 현재 기초생활보장은 해주고 있지만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에 대한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죠. 장애수당이 지급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대상도 기초생활수급권자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로 장애수당의 범위와 지원수준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기존에는 중증장애우 수급권자 약 12만명만을 대상으로 했던 것을 경증장애우를 포함한 26만여명으로 확대했고 앞으로는 이 대상을 차상위 계층까지 늘려갈 계획입니다.
사실 소득보장의 여러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장애우가 스스로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인데요, 현재 의무고용제도가 있어서 경증장애우의 경우는 좀 낫지만, 중증장애우의 경우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근무하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고용이라든지, 지원고용이라든지 하는 제도들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장애우들이 만든 생산품의 판로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장애인우선구매제도를 활용해 정부기관 평가항목에 장애인생산물품 구매실적을 넣고 연말 기관평가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도록 관리하고 있어요.
그 외에는, 의료시설 부족으로 인한 의료재활문제도 심각하더군요. 그래서 전국 6개 권역별로 재활센터를 지을 예정입니다. 현재 인천과 강원도가 건립에 들어가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이고 앞으로 호남, 영남, 충청, 제주에도 건립될 예정입니다. 그 밖의 지역에서는 거점 보건소를 확보해서 장애예방부터 특수한 서비스나 재활 등을 담당하게 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이런 것 못지않게 실질적으로 장애우가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해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편의증진법의 경우는 1차년도 종합계획이 끝나고 2차년도가 시작되는데, 올해는 편의시설 설치율을 계속 제고해나가면서 동시에 이미 설치된 편의시설도 체크해서 실질적으로 장애우가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는, 체감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설치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편의시설에 대한 사회전반적인 인식도 제고해나갈 예정입니다.

장애여성문제, 기초조사부터 시작할 것
박 : 장차법을 말씀하셨는데요, 지금 장애계는 장차법의 경우 복지부가 복지의 관점에서

 
풀기에는 근본적으로 구조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기 때문에 장차법의 주무부처로 법무부 내지는 대통령 산하 독립위원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복지부는 현재 가지고 있는 장애인복지법 안에서도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인지라, 지금의 복지부 안에서의 장애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구조나 여러 가지를 봤을 때는 장차법은 굉장히 무리수라는 염려들이 있는 거죠. 왜 복지부가 장차법을 준비하는지에 대해 장애계 안에서는 의문이 많습니다.
장 : 앞서 말한 것처럼 복지를 개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볼 때 차별을 없애는 것도 복지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누가 가장 장애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해요.
법제정의 방법에는 민간에서 준비해서 의원입법을 하는 경우와 정부에서 의지를 가지고 정부입법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안만을 놓고 본다면 두 과정 모두 차이가 없겠지만, 이러한 법이 제대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정부 내에서는 장애우 문제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장애우차별문제를 해소해 나가는데 주력할 수 있는 부서가 복지부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박 : 네덜란드에서 여성학을 공부하고 돌아오셨기 때문에 장애여성 문제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장애여성의 경우 다른 여성이나 장애남성에 비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요, 앞으로 장애여성의 문제에 대해 특별히 계획하신 것이 있으신지요?
장 : 여성장애우에 관해서는 기초조사 자체가 매우 미흡한 실정입니다. 정부 정책도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정확하게 파악해야 예산을 따내는 데도 설득력이 있는데, 여기 와서 쭉 보니까 기본적으로 그러한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야겠죠.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기존에는 장애여성 문제는 따로 업무분장이 되어있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가기 위해 별도로 업무분장을 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일단 정책 형성과정에서 여성장애우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장애연금, 어떤 제도 안에서 녹여내야할지 고민 중
박 : 의지가 느껴지네요. (웃음). 연금제도과에서도 사무관으로 근무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장애계에서는 장애연금 논의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심의관님은 장애연금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지요?
장 : 연금과 관련된 일은 꽤 오랫동안 했습니다. 기금과 정책 둘 다 했지요. 장애연금 부분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전체적인 사회보장제도의 틀, 그 중에서도 기본적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와 연금과의 관계 속에서 장애연금을 어떻게 위치 지을 것인가를 총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현재 장애연금이 얘기되는 것은 일반화된 기초생활보장만으로는 장애우의 추가비용이 커버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것을 기초생활보장 쪽에서 가구유형별로 최저생계비를 조정하여 지급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지, 아니면 연금제도 틀 안에서 기초연금제도 도입 등의 방법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별도로 장애연금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제도적인 선택의 문제가 있습니다.
장애연금도입에 관한 용역 결과는 얼마 전에 나와서 3월 18일 공청회를 했고요, 이날 여러 가지 의견을 받았습니다. 가구유형별 최저생계비조사는 현재 기초생활보장팀에서 실시 중에 있고, 연금 파트에서는 현재 통합체제이긴 하지만 기본 제도를 떠나 기초연금제도도 검토해본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는 모든 구체적인 자료들이 나온 다음에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는 이러한 판단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단계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부분을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을 하고 있어요. 방법은 계속 모색을 해봐야겠죠.

자립생활, 당사자의 자기결정권 가장 중요
박 : 최근 장애운동의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당사자주의라든지, 자립생활이라든지 하는 이념들이 한국에 도입되면서 장애우 당사자들의 욕구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복지부 입장에서는 이러한 장애우들의 욕구에 어떻게 대응해나갈 예정인가요?
장 : 기본적인 흐름,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국민과의 약속’ 행사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존에는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했는데, 지금은 업무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장애계의 의견을 받고 업무가 확정된 후에도 각 분야의 국민들을 모시고 우리가 앞으로 해 나갈 것들에 대해 약속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앞으로 업무 추진사항도 분기별로 보고하고 연말에는 우리가 한 일에 대해 평가도 받고 향후 방향도 협의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전문가의 의견만이 아니라, 장애우 당사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와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흘러가고 있고 이러한 당사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경로도 다각도로 마련될 계획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없습니다.
박 : 얼마 전 근디스트로피로 오른쪽 손목만 겨우 사용할 수 있었던 선배 한 분이 활동보조인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상태에서 10여년을 어렵게 활동하시다 결국 며칠 전에 돌아가셨어요. 그 선배를 보면서 과연 활동보조인에 대한 부분을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는데요, 복지부에서는 이런 활동보조인제도 도입에 대한 구상이 마련되어 있는지요.
장 : 지금은 자립생활이라는 개념이 다양해서 고정된 형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기본적으로 장애우 당사자의 권리와 자기결정권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그것을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에요.
올해는 일단 자립생활센터 10개소를 지원해서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기존에는 민간 차원에서 운영하거나 지방자치단체, 혹은 공동모금회에서 지원을 받고 있었는데, 정부차원에서 최초로 예산을 지원하기로 결정한거죠. 중앙에서는 각 시도별로 요청을 받아서 시도별 개수만 균형적으로 배정을 하고 나머지 어느 기관을 선정할 것인지는 각 시도의 평가기준을 가지고 선정위원회를 선발해서 선정을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그에 관한 연구도 함께 진행할 계획입니다. 실제 사업을 하면서 그 사업에 따른 연구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유형들을 현장에서 보면서 바람직한 자립생활모형을 모색해볼 생각입니다.
박 : 작년에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시행하는 차원에서 사회복지 예산이 대폭 지방정부로 이양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복지부를 상대로 이야기를 하면서 문제를 풀어볼 수도 있었는데, 현재는 국가책임을 가지고 가야 할 것들이 많은 부분 민영화가 진행된 지역으로 이양되면서 지역이기주의에 밀려 복지가 축소되거나 왜곡될 여지가 많아졌다는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예산이 대폭 이양이 되는 거라서 복지부 내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장 : 장애우복지 분야에서도 상당한 사업이 지방으로 이양이 되었어요. 그래서 혹시 자치단체장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복지가 후퇴하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우려들이 많습니다. 저희도 기본적으로는 주민들의 욕구를 가까이서 가장 잘 파악하고 거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더 낫다는 정부 생각에 동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가가 중심적으로 일을 해왔기 때문에 저희도 인식이나 준비가 안 된 지방에서 복지수준이 후퇴하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방으로 이양된 사업에 대해서 평가, 관리, 지도할 전담반을 따로 구성을 했어요. 이 전담반을 중심으로 지방으로 이양된 사업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조사해서 자치단체 평가에 반영하고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는 사후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시설문제, 중앙정부의 역할은 제도개선

  박 : 개인적으로는 요즘 생활시설문제와 관련된 고민이 많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상담을 받고 생활시설을 방문해보면 그 내부에서 인권침해나 불법사항들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는 전혀 이러한 인권 실태가 파악되거나 감지되고 있지 않아요. 심지어 지역에서는 이미 문제 있는 시설이고 시설장에 의해 수급권이 착복되거나 폭력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시다시피 올 7월 31일이면 그대로 미신고시설양성화지침에 따라 조건부시설로 신고했던 미신고시설들이 대폭 신고시설들로 전환을 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시설들이 문제를 그대로 안은 채 신고시설 자격까지 갖추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야 하는데 자꾸만 정부 정책이 시설수용 중심으로 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시설에 대한 문제는 어떤 대책이 있습니까?
장 : 이 부분은 제가 공식적인 견해를 밝힐 입장은 아니에요. 현재 시설에서는 장애우, 노인, 아동이 같이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복지부 내에서는 기초생활보장심의관실에서 이 부분을 총괄해서 다루기로 했습니다. 미신고시설에 대해서도 그쪽에서 대책을 세우고 있어서 제가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시설문제는 어려움이 많아요. 시설관련 업무는 사무관 하나 직원 하나 때로는 한사람 그 사람이 기존의 다른 업무를 다 하면서 시설까지 총괄해서 가지고 있으니까 지방 어느 시군구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복지부에서 시설 감독권을 가지고 있을 때, ‘그럼 복지부가 이런 권한을 전부 쥐고 있지 말고 실제로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위임하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있었던 거예요. 현재는 시설에 대한 것은 시장, 군수, 구청장으로 전부 위임이 되어 있고, 법인에 관한 것도 임원해임권 등 모든 것들이 시군구에 전부 위임이 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문제가 있을 때 해당 시·군·구를 통해서 어떻게 된 것인지 보고를 받고 미진하다 싶으면 다시 조사를 하도록 하는 등의 일반적인 지도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문제가 반복 되는 등의 제도적인 문제가 있다고 인식될 때 개입하는 거죠.
박 : 이 시설의 경우가 사학의 문제와 상당히 비슷하다고 봐요. 굉장히 공적인 일을 사적 재산으로 한다기보다는 국가지원이나 후원금으로 운영을 하는데, 이것들이 주로 개인재산으로 들어가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개입할 여지가 없도록 구조화되어있는 것 같아요. 따라서 시설의 경우는 공익이사를 도입하는 등 내부를 투명하게 운영해나가는 방안들이 검토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장 : 그 안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제도들을 개선하는 것은 중앙정부에서 해야 하는 거겠지요.
박 : 행정고시 출신의 첫 번째 여성 사무관, 첫 번째 여성 법무관 등 어디를 가든 어떤 일을 하던 ‘여성’이라는 수식어 그것도 ‘첫 번째’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책임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떠세요?
장 : 거기에 대해서는, 일단 제게 맡겨지는 일이 무엇이든 첫 번째 여성이 아니라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딜 가든 제가 그것을 전공했든 안했든 공부를 했죠. 제가 여성이라는 것을 의식하게 될 때는 일을 추진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나 다른 곳으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대부분 제가 그 일을 하는 첫 번째 여성이 되기 때문에 저에 대한 평가는 개인에 대한 평가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성 전체에 대한 평가로 이어져요. 그렇기 때문에 ‘여성에게 맡겨보니 잘 하더라’라는 평가를 들어야만 다음에 다른 여성 후배들이 그 자리에 갈 수 있고, 그래야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질 수 있죠. 그게 제가 다른 여성 후배들을 위해 최소한 해줄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장옥주 심의관은 여성학을 전공하고도 아직 여성복지 분야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 분야는 당연히 여성이 가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여성이 가지 않는 분야에 가서 여성의 영역을 넓히려고 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맡은 일에서 혹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없는지 살펴보고 조용히 개선해나가고 있단다. 그것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표가 같더라도 일을 해나가는 방법은 다양해요. 저는 제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를 생각해서 최선을 다하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또 그들의 방법을 통해 최선을 다하고, 그렇게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할 때 전체적으로 같이 나갈 수 있겠죠.”
보건복지부 안에서 장애인정책과와 재활지원과를 아우르는 장애인복지심의관실은 다른 부서에 대응해 장애우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그가 그런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그가 가진 특유의 차분함과 진지함으로 최선을 다해 책임 있게 추진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대담 박숙경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국 팀장)
정리·사진 조은영 기자

 

작성자조은영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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