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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사람-조원석 KBS 라디오 본부장

“3라디오, 2년내 디지털 방송으로 문제 해결”

본문

▲KBS라디오조원석본부장
이번 달 <함께걸음>이 만난사람은 KBS 라디오 조원석 본부장이다.
조 본부장은(1949년생) 1974년 입사 후 줄곧 라디오에서만 30년 넘게 활동해온 KBS 라디오의 터줏대감이다. 특히 조 본부장은 2000년 1월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제3라디오의 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KBS의 제3라디오는 장애우를 대상으로 하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공중파 방송이다.
요즘 인터넷, 핸드폰 등의 폭발적인 사용때문에 인해 라디오 청취가 줄었다지만, 장애우들의 정보접근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라디오는 가장 저렴하고 손쉬운 정보매체이다. 특히 재난방송으로써 더욱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 라디오다. 그리고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어르신 등, 글을 잘 읽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라디오는 중요한 정보수단이다.
하지만 현재 제3라디오는 AM방송이어서 전파가 잘 잡히지 않는 문제가 있다. 장애우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방송여건 상 전국의 장애우들이 좋은 음질로 방송을 청취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함께걸음>은 조 본부장을 만나, 제3라디오에 대한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장애우를 대상으로 하는 공중파 방송, 세계적으로 제3라디오가 유일해
이태곤(이하 이) : 반갑습니다. 제3라디오가 방송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이 넘었죠?
조원석(이하 조) : 그렇습니다. 저희가 2000년 1월 1일에 첫 방송을 시작했죠.
이 : 제3라디오는 AM 방송인데요. 현재 채널이 잡히는 지역은 어디인가요?
조 : 서울, 광주, 순천, 강릉, 군산, 창원입니다.
이 : 전파가 잡히지 않는 곳이 더 많네요. 제3라디오 방송은 장애우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인데요,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장애우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 있나요?
조 : 공중파로 대상방송을 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두 나라가 있습니다. 호주와 우리나라가 공중파로 장애우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방송은 어떤 프로그램이냐면, 자원봉사자들이 신문을 가지고 죽 읽어주는, 낭독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제3라디오는 그렇지 않죠. 신문을 낭독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호주는 그냥 순서대로 읽어주지만, 저희는 그 날의 이슈를 뽑아서 하루에 155분 동안 1부, 2부로 나누어서 진행하고 있거든요. 제3라디오는 뿐만 아니라 장애 관련 정책이나 현안을 토론하고, 건강이나 구직 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애우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편성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이란을 다녀왔는데, 이란은 전쟁으로 인한 중도 장애우들이 굉장히 많은 상황이어서, 장애우 방송이 따로 있다고 하니까 깊은 관심을 보이더군요. 베트남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이란에 갔을 때 세계 각 방송사들이 와 있는데, 우리 채널을 얘기하니까 사람들이 모두 놀라고 깊은 관심을 보이더군요. 그리고 우리 방송이 AM이라고 하니까, 더 긍정적으로 반응을 하더라고요. 시골 등까지 보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AM이니까요. 독일 등에는 아파트가 별로 없지만, 우리는 고층 아파트가 많잖아요. 그래서 AM이 잘 안 잡히는 거죠.
이 : 제3라디오가 일종의 모델 역할을 하고 있는 거군요.
조 : 우리가 좀 더 빨리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죠. 주파수나 인원배정의 문제도 그렇고. 아무래도 후발주자다 보니까 힘든 점이 있습니다.

제 3라디오에게 줄 FM 주파수가 없다?
이 : 그런데 이러한 중요성에 비해서 방송이 AM이다보니 전파가 잡히지 않아서, 접근이 잘 안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 : 현재는 그렇습니다. 중파라는 것이 멀리 가는 면에서는 장점인데, 방해물이 많은 곳에서는 잘 들리지는 않는다는 단점이 있죠. 제3라디오가 워낙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방송이 가능한 주파수를 따내기가 어렵더군요. 주파수라는 것이 아무 것이나 따다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다른 방송사 채널에 영향이 있는지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요. 제3라디오가 시작했을 당시에는 제2라디오가 표준 FM을 하고 있었죠. 그래서 그 주파수로 받은 겁니다. 기존의 제2라디오 주파수를 쓰고 있는 것이지요.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금 남은 FM 주파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2라디오를 표준 FM화 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2003년에 순천을 FM화 하고 나서 더 늘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니까요. 제3라디오를 FM화하는 문제는, 솔직히 예산의 문제라기보다는 주파수의 문제입니다.
이 : 그렇다면 제3라디오를 FM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인가요?
조 : 현실적으로 그렇다고 봐야죠.
이 : 요즈음은 디지털 방송도 얘기가 많이 되고 있는데, 제3라디오에서는 어떤가요?
조 : 그렇지 않아도 저희도 다지털 방송에 대한 논의가 있는데요. 라디오는 조만간 디지털화 될 것이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사랑의 소리 방송을 디지털화하려고 합니다. 향후 2년 정도면 위성에 의해 디지털화 되기 때문에, 수신 상태가 많이 향상될 겁니다.
AM은 FM보다 훨씬 멀리서도 잡을 수 있지만, 서울 같이 아파트가 많은 구조에서는 잡기가 힘이 들죠. 특히 장애우들은 집 안에 많이 있는 상황이고, 서울은 아파트 위주의 주택 구조잖아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AM은 채널 정책상 잘 맞지 않는 상황이죠. 바로 이런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 생각에는 장애관련 단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 FM 주파수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모든 장애우 단체들이 한마음으로 밀면요. 최근 허가 받은 FM 방송 중에 국악방송이나 원음방송도 있잖아요. 정통부가  FM 채널이 남은 것이 없다고 해놓고선 허가를 해준단 말이죠. 이런 상황을 보면 억지로라도 찾으라고 주장하면 없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제 3라디오 디지털화 되면, 문자 라디오 방송도 시작할 것

 


이 :  KBS가 수신료 명분으로 제3라디오를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 : 현재 수신 상태가 좋질 않아서 그런 말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도 디지털화하는 것에 있어서 제3라디오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어쨌든 수신상태가 좋지 않으니 장애우나 어르신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제3라디오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관해서는 나름대로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제2라디오도 있고, 청취율이 높은 제2에프엠도 있지만, 그것은 굳이 공영방송에서 하지 않아도 민영방송에서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3라디오의 방송은 그렇지 않죠. 또한 우리가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방송한다고 해서 주파수마저 그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 제3라디오는 대상방송으로 유일한 방송인데, 대상방송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습니까?
조 : 저는 다른 것보다는 낭독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신문’에서는 하루에 두시간 넘게 조간 석간 다 읽어주고 있고요, ‘소리로 보는 세상’에서는 여성지나 주간지, 잡지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극장’’에서는 일반 문학작품 등을 낭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디오 여행지’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장애 때문에 국내외 풍물 등에 대한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으니, 여행지에 대한 정보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애우 방송인 선발대회 등을 통해 장애우 방송인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장애 당사자들을 방송 인력으로 키우려고 합니다.
이 : 제3라디오 방송은 아무래도 시각장애우들이 많이 듣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각 장애우들을 위한 방송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나요?
조 : 아무래도 라디오다보니까 청각장애우들에게는 접근이 잘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 라디오는 긴급한 조난 상황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방송인데요, 문자라디오 방송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조 : 디지털 방송이 되면 부가서비스로 할 예정입니다. 프로그램의 재미라는 것이, 자기에게 필요한 방송이면 재미있는 거잖아요. 사랑의 소리 방송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대 사회적인 의무성을 강조해봐야 재미있는 방송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장애 당사자들이 제일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이냐를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방송을 통해 고용기회도 확대하고, 사회인식도 바꿀 수 있는 역할을 찾아야죠.
채널 하나 전체를 장애우들을 대상으로 방송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뿐 입니다.
이 : 제 3라디오 방송에 대한 장애우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조 : 반응이 많죠. 그리고 수신상태가 좀 개선되면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프로그램 구성도 중요하지만, 보다 전문화된 인력을 고용하고, 장애 당사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서 방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습니다. 
이 :  바쁘신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담 이태곤 편집국장 / 사진 조은영 기자

작성자이태곤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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