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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국은 장애우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아요”

셀락 니콜스 영국 런던시장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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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만남 2백주년을 맞아 셀락 니콜스 영국 런던시장 부인이 지난 10월 10일 방한했다. 니콜스 여사는 런던에 있는 아동지원센터(Action for Children)라는 단체에서 집없는 아이들과 거리의 아이 등 불우 아동을 위한 사회봉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한다. 14일까지 한국에 체류한 그녀는 13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부설 장애아동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장애 아동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녀를 만나 영국의 사회복지와 장애우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방한 목적은 뭔가.

“남편을 따라 방한했다. 남편은 런던시장이지만 민간외교관으로서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있는데 한국에 온 것은 IMF사태로 고통받는 한국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지금 영국의 성공사례로 일컬어지는 민영화 사례에 대해서 영국의 경험을 한국에 알리기 위해 방한했다.”



런던 아동지원센터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아동지원센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말해달라.

“런던에 아동보호센터가 생긴지는 1백년이 넘었다. 센터는 가정이 없는 고아와 결손 가정의 아이들, 그리고 집을 뛰쳐나와서 거리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을 한 군데에 모아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쉼터까지 운연하고 있는 기관이다. 그리고 런던의 모든 아동복지시설들의 본부 역할을 맡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센터가 하는 일을 설명한다면 지금 영국에서는 고아나 결손가정 아이들이 버려질 때 전부 다 양부모 가정으로 입양된다. 그리고 아이들이 성장해서 16세가 되면 양부모를 떠나 독립하게 된다. 집을 떠나는 아이들은 청소년으로서 문제되기 쉬운 시기에 사회에 나오게 되는데 센터는 이 아이들을 보호하고 사회 적응력을 키워주고 있다. 우선은 유스호스텔처럼 저녁에 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고 두 번째는 아이들을 상대로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사회에서 문제 발생아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조언과 상담을 해주고 있다.”



영국은 현제 블런켓 교육부장관도 시각장애우이고 얼마 전 외신은 BBC방송국의 대표적인 뉴스프로그램인 ‘투데이’의 앵커 게리 오도노휴도 시각장애우라는 사실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영국 내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대단하게 다뤄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럴 수 있는 것은 영국민들의 장애우에 대한 차별의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영국의 장애우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영국에는 현재 장애우 국회의원도 두 명이 있다. 그리고 법적으로 장애우에 대한 차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장애우들이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그 어떤 높은 지위라도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영국이다. 영국에는 법으로 장애우 의무고용제가 실시되고 있고 고용하는 퍼센트에 따라 기업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장애아의 경우 18세까지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장애아는 본인이 학교를 선택해 18세까지 무료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장애우는 교육비뿐만 아니라 의료 기관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혜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국에는 굳이 장애우뿐만 아니라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차별대우해서는 안된다는 법칙이 확실하게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네 슈퍼마켓에 가보면 휠체어를 타고 일하는 장애우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은행에서도 장애우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고, 영국 사회 전체도 장애우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 도로턱은 이미 수십년 전에 전부 없앴고 지하 도로도 휠체어 전용 도로가 있다.

요즘 새롭게 실시되고 있는 영국의 장애우 복지 정책은 장애우가 있는 가정이 장애우를 돌보는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정부에서 대주고 있다. 그리고 지금 영국에서는 절대 ‘장애우’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특별한 요구를 가진 사람,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영국은 자원활동자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영국은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종일 자원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들은 주부가 되면 1백% 다 자원활동을 한다. 그리고 한국은 사회복지에 지출하는 비용이 정부 예산의 4%라고 하는데 영국은 전체 예산의 36%를 사회복지 예산에 쓰고 있다.

 


한국에서는 영국이 복지비를 지나치게 많이 지출해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우리도 복지비를 늘리면 안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가 최근 영국에 노동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롭게 경제 성장을 하니까 다시 영국을 배우자는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기회에 과연 영국의 복지가 복지병 수준인지 아닌지 설명해 달라.

“영국이 지금 엄청난 예산을 사회복지비로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일하는 것 보다 노는 게 더 돈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보장제도를 악용하는 영국민들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보장 제도가 갖춰지지 않아서 굶어죽는 사람이 생기는 것 보다는 악용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낫기 때문에 복지비 지출을 줄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실업자들을 상대로 일을 하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반드시 정해진 시간 동안 직업훈련을 받아야만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게끔 제도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영국의 사회보장제를 악용하는 영국민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담 및 정리/ 이태곤 기자
사진/ 노윤미 기자

작성자이태곤 기자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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