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권리, 장애인에게도 보장해야 한다” > 세상, 한 걸음


국민의 권리, 장애인에게도 보장해야 한다”

세계DPI 비너스 일레건 前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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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호 기자  
 
장애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다섯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장애인이 됐다. 많은 이들은 내가 여자고 장애가 있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비장애인과 똑같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나로 인해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싶어 장애운동을 시작했다. DPI에서 일을 하게 된 건, 몇 년 전 장애인협회 회의에 참가했다가 그곳에서 일하기 시작해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필리핀의 장애인 현실은 어떤가.

“전체 인구의 40% 정도가 장애인이다.
20여 년 전 장애인을 위한 마그나카르타(대헌장)가 제정됐지만 장애인의 생활에 전혀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한다.

필리핀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일자리가 없어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실효성 있는 취업정책이 나와야 하건만, 겉만 번지르르할 뿐 취업이나 가계수입과 연계되지 않고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보장정책도 전혀 없어 장애인을 위한 수당이나 연금 등은 생각도 못하는 게 필리핀 장애인의 현실이다.”

직업도 없고 생존을 위한 수당 등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는가.

“가족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다. 대부분 가난하게 살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으면 최소한 생계 걱정은 안하면서 살아간다. 나는 운이 좋아 대학교까지 공부할 수 있었고 직장에도 다녔지만, 절대 다수의 필리핀 장애인은 교육권 박탈, 직장에서의 차별 때문에 특별한 직업을 갖지 못하고 빈곤의 악순환을 대물림하고 있다.”

한국은 장애인의 상당수가 여러 가지 이유로 지역사회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수용시설에서 생활한다. 필리핀은 어떤가.

“수용시설이 있긴 하지만 입소해서 생활하는 장애인은 그리 많지 않다. 시설도 최소한의 지원이 있어야 운영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한국에서는 여성장애인들이 이중적인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필리핀 여성장애인들의 삶은 어떨지 궁금하다.

“필리핀은 여성장애인에게 모성법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문장 상으로만 멋지게 쓰여 있을 뿐,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다. 특히 필리핀의 여성장애인들은 직업권, 교육권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급한 방법은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상황은 절대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신문 방송 등 미디어도 장애인 인식개선운동에 앞장서서 동참해야 한다.”

임기 중 ‘장애인권리협약’ 체결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 ‘장애인권리협약’에 대한 의미를 조명해 달라.

“‘장애인권리협약’은 전 세계 모든 장애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법안이다.
현재 108개국의 정부에서 이 협약을 비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각 국가 장애인 단체들은 체결 이후에도 이 협약이 실생활에 유용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돈이 없다’는 이유로 권리협약 체결을 뒤로 미루거나 체결하지 않으려는 나라도 있다고 한다. 이는 무척 슬픈 일인데, 장애인은 똑같은 국민이 아닌지 이들 국가의 지도자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이번 세계장애인한국대회를 끝으로 세계DPI 의장직을 그만두는데, 앞으로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차기 의장을 도와주는 일이 가장 큰 일이다. 이밖에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장애아동을 위한 프로젝트를 비롯해 유엔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몇 가지를 맡아서 진행할 예정에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장애인 현황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작성자전진호 기자  01627296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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