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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희망노트 만들어요

마포 FM ‘함께 쓰는 희망노트’팀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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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숙 기자  
 

“On Air(방송중)”에 불빛이 들어오고, 배경음악이 깔리면, 연출자의 손짓에 따라 우렁찬 멘트가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함께 쓰는 희망노트입니다!”

마포 주민이라면 주파수 100.7MHz를 통해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2시면 어김없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 바로 ‘함께 쓰는 희망 노트 (이하 희망노트)’ 제작진을 만나보았다.

서울시 마포구 반경 2km내에서 들을 수 있는 지역 공동체 라디오 마포FM에 자리 잡고 있는 희망노트는 장애인들이 직접 기획,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장애인을 객체로 다루었던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국내 최초 장애인 제작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시작한지 1년이 된 희망노트는 현재 월요일엔 장애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세상의 중심 마포에서 장애인을 말하다’와 장애인의 숨겨놨던 끼를 맘껏 발산할 수 있는 ‘마이크를 잡아라’를, 수요일엔 장애여성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그녀들의 수다’와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생생한 콩트형식으로 들어보는 ‘두리의 일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작년엔 ‘2007 전국 공동체 라디오 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주목받는 방송이다. 기존 매체에도 장애인을 위한 방송이 있지만, 눈높이가 비장애인에게 맞춰져 있어 장애인들이 보기엔 거북할 때도 많은 실정.

희망노트 팀은 “소규모 공동체 라디오라 우리 방송만으로 사회 전체의 의식을 바꾸긴 힘들겠지만, 우리 방송 제작이 좋은 선례가 돼 타방송의 제작에 영향을 주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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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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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숙 기자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그녀들의 수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나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사는 중증장애인이다. 요즘 흔히 말하는 얼짱, 몸짱 축에 끼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끼기에는 어림도 없지만… 그들과 비교하는 것도 우습고, 나름대로 장애도 개성임을 주장하며 살기 때문에 당당하게 살고 있는 여성’이라 정의내린 이들의 성, 연애, 노동, 육아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다.
현실에 깊게 뿌리내려 그 고민의 향기가 더욱 깊은 그녀들의 수다는 2007년 한 편의 책으로 출판되기도.

희망노트를 처음 제안한 진행자 김동희 씨는 지역사회의 사람들이 희망노트를 통해 장애인들의 일상의 삶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단다.

“자립생활 개념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도 자립하려는 의지를 가진 중증장애인들이 많이 있어요. 이들이 자립하여 살기 위해선 집도 구하고, 일도 하는 등의 일상의 조건들도 갖춰져야 하는데, 막상 지역사회에선 이러한 장애인들의 삶을 어색해 하고 불가능한 일로 생각해요. 장애인이 직접 집을 구하러 찾아가면, 많이들 당황하죠.

우리는 장애가 있는 이들의 일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려 해요. 같은 지역주민으로서 장애인의 삶을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활동보조인서비스 등 장애인을 위한 제도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까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잖아요.”

한 복지재단의 후원을 받아 방송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는 희망노트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장애인들이 많아지면서 방송 쪽으로 관심이 많아요. 아카데미와 희망노트가 장애인들이 방송이라는 전문분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라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봄 개편을 앞두고 더 많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창구를 고민 중인 그들. 그들의 외침이 이 마포를 넘어 우리 사회의 큰 울림이 되길 기대해 본다.
작성자김형숙 기자  odyssey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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