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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니라 우리는 다 함께 가족입니다”

<인터뷰> 장애인먼저실천홍보대사 정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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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먼저실천홍보대사인 연기자 정선경 ⓒ채지민 객원기자
‘연예인’ 또는 ‘방송인’이란 호칭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은 언제나 극(極)과 극의 평가가 함께 따른다. 누군가에겐 절대적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질시와 비난의 대상으로 끊임없는 논란의 소재를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일반 소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금액을 연례행사처럼 선행의 기부금으로 남몰래 내놓는 누군가가 있는가 하면, 광란의 소비행태로 국민적 비탄과 공분을 들끓게 만들어내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게 오늘날의 시대상이다.

일반 대중들에게 ‘드러나는’ 면이 많아야 하는 게 그들의 특성이기 때문일까? 그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드러내려 애를 쓰지만, 면전에서의 환호 뒤에는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냉소가 짙게 깔린다는 게 최종 소비자인 국민들의 판단이기도 하다.

그런데 들리는 소식도 없는 뒤쪽 어딘가에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연예인과 방송인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 모르게’ 하라는 역사적인 조언처럼, 지금도 언론의 관심 뒤에 숨어서 묵묵히 자신의 선행을 이끌어가는 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12월호에서는 그런 몇몇 착한 사람들 중 연기자 하나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선행은 북을 치며 떠들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일부러 <함께걸음> 중간지점에 이 내용을 넣는다. 대강 읽는 분들한테는 모르는 정보로 넘어가도록, 대신 꼼꼼하게 읽는 분들한테는 이 사람의 마음이 확인될 수 있도록 말이다.

장애인먼저실천홍보대사인 연기자 정선경 씨가 이 공간의 주인공이다. 드라마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1월 10일 낮, 고양시 일산구에 위치한 모 중학교 인근 공원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여기에 옮긴다.

▶ 함께걸음(이하 함께): 장애인먼저실천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정선경 (이하 정):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면, 대학교에서 추천을 받았다. 원래 송윤아 씨가 1기였고 내가 2기가 되는 거다. 학교에서 추천해 주셔서, 이렇게 좋은 인생의 인연들을 소중하게 맺게 됐다.

▶ 함께: 1기 2기의 순서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번 시작했으면 평생 해야 한다는 불문율을 혹시 알고 있나

▶ 정: 어, 그런 게 있었나? 그동안 그런 사실을 몰랐다 해도 좋다. 평생? 당연히 그렇게 할 거다. (웃음)

▶ 함께: 홍보대사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한 건가

▶ 정: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함께: 홍보대사로서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구체적으로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지가 궁금하다

▶ 정: 주최 측에서 준비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정말 다양하게 많다는 점에 먼저 놀랐다. 나는 전부 다 처음 해보는 것들이라서 너무 좋았다. 살던 집을 새롭게 고쳐 주는 작업을 했던 게 정말 많이 기억에 남는다. 모든 활동이 다 좋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연기자니까 오늘 보셨던 것처럼 장애인를 위한 이런 영상물을 촬영하는 게 저한테는 가장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63빌딩 같은 곳을 놀러가고, 다양한 공간에서 함께 했던 시간들 하나하나가 전부 다 기억에 남겨지는 것 같다.

▶ 함께: 지금 막 장애인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 정: 그렇다. 나는 평소에도 늘 장애인라고 말을 한다.

▶ 함께: 장애인인식개선을 위한 영상물에는, 출연료 없는 자원봉사로 항상 참여하신다고 들었다. 그동안 몇 편에 출연하셨나

▶ 정: 지금 찍고 있는 이번 작품까지 네 편인 것 같다. CF가 두 편 있었고, 작년에 UCC 촬영한 게 한 편 있다.

▶ 함께: 1일 명예교사 활동도 하셨다고 들었다. 실제로 해보니까 어땠는가

▶ 정: 사랑의 복지관과 우진학교라는 특수학교에서 했었다. 그런데 나 혼자만 한 게 아니다. 여러 분들이 같이 한 자리라서, 너무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게임으로 즐기는 갖가지 놀이를 통해 치료한다는 놀이치료를 같이 했던 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

▶ 함께: 홍보대사 활동을 하게 된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볼 때, 장애인에 대한 개인적 인식이 어떤 부분에서 많이 바뀌었나

▶ 정: 처음 제안을 받고 직접 하기 전까지는 잠시나마 주저했던 게 사실이다. 저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선입관 같은 인식이 있지 않은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나볼 수 없고 경험해 볼 기회나 여건이 없었기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던 건 사실이었던 것 같다. 이건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거다.

▶ 함께: 솔직한 답변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 법이다. 그 이후로 어떤 변화 같은 게 생겨나게 됐는가

▶ 정: 그런데 1년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그렇게 햇수가 거듭 쌓이면서 나도 모든 게 자연스러워졌다. 그동안의 선입견에서 확실하게 자유로워진 거다. 아직까지도 미흡한 점들이 남아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임무이자 역할은 장애인먼저실천홍보대사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나의 모습을 통해, 그런 내 노력을 통해 그런 인식들이 많이 개선되면 좋겠다는 희망과 기대를 갖는다.

   
▲ ⓒ채지민 객원기자
▶ 함께: 유독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과 친하게 지내시는 것 같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 같은 게 있는가

▶ 정: 나는 모든 어린이들을 다 좋아하고 사랑한다. (웃음) 특별한 이유라고 구분 지으며 얘기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장애를 가진 어린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며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 함께: 그동안 살아오면서 생활 주위에서 장애를 가진 분과 함께 했던 경험이 있는가

▶ 정: 나도 얼마간 그 대목을 진지하게 떠올리며 고민해 봤다.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 하나가 생각이 났다. 그 친구가… 글쎄, 지금도 간질이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는지 모르겠는데….

▶ 함께: 똑같이 사용한다. 그 증상도 장애등급에 포함된다

▶ 정: 그 증상을 가지고 있던 친구 하나가 있었다는 게 또렷이 기억났다. 당시에는 통합교육이라는 개념은 전혀 없고, 무조건 같은 반에 60명이든 70명이든 가득 채워 넣던 시절이 아닌가. 그 친구가 수업 도중에 갑자기 발작 증세를 일으켜서, 그 친구를 데리고 집에 몇 차례나 데려다 주곤 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1년을 같이 생활했었다. 그 친구의 경험 이외에는… 장애를 가진 친구가 곁에 가까이 존재하거나 함께했던 일은 없었던 것 같다.

▶ 함께: 일상생활 속에서 장애인를 위해 이러이러한 점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개인적인 판단이나 의견을 가진 게 있는가

▶ 정: 그런 문제에 대한 판단이나 의견은 정치나 행정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더 잘 하며 더 잘 알고 계시지 않겠나. (웃음)

▶ 함께: 개인적인 생각이나 느낌이면 뭐든 괜찮다. 생각했던 바를 얘기해 달라

▶ 정: 내 개인적인 느낌 위주로 말씀드리겠다. 나는 지금 일본에서 살고 있다. 오사카에서 살고 있는데, 그 곳은 정말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길을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아예 계단이 없다. 지하철 역시 항상 장애인를 기준으로 하면서, 엘리베이터나 전용도로 같은 게 굉장히 잘 만들어져 있다.

▶ 함께: 그렇다면 일반적인 거리에서 장애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건가

▶ 정: 쉽게 만나는 게 아니라 언제나 자연스럽게 마주친다. 지하철에서도 편하게 마주대한다. 편의시설 개념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는 것이다.

▶ 함께: 그런 시스템을 직접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정: 내 생각은 그렇다. 요즘 신도시를 만들 때, 처음부터 아예 기획도시처럼 모든 걸 계획하며 만들지 않는가. 최초의 기획 단계부터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위한 시설을 1차적으로 배려한다면, 그래서 그런 시스템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된다면 정말 좋겠다는 희망을 늘 떠올리곤 한다.

▶ 함께: 장애인먼저실천홍보대사 이외에, 사회봉사활동 차원의 임무나 역할을 맡고 있는 분야가 있는가

▶ 정: 우선적으로 연기자 친구들끼리 조직한 ‘따사모’라는 모임이 있다. 6년 정도 됐는데, 주로 소년소녀가장돕기 활동과 불우한 선후배 연기자들을 돕는 그런 모임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 함께: 얼마 전에 장애아동들을 위한 생활시설인 모 재활원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고 들었다

▶ 정: 따사모 이외에 각 연기자들이 각각의 단체에 홍보대사를 맡고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장애인먼저실천홍보대사로 활동하듯이, 대한사회복지회 홍보대사인 김정은 씨 활동을 도울 겸, 우리 회원들이 다 같이 가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자매결연을 맺었던 바 있다.

▶ 함께: 김정은 씨의 예와 같이, 다른 연기자 분들도 홍보대사 활동을 많이 하실 게 아닌가. 혹시라도 이 분처럼 활동을 하고 싶다고, 나름대로 존경스럽게 비춰지는 분들이 계시는지 궁금하다

▶ 정: 내가 개별적인 활동에서는 잘 만나지 못한다. 대신 단체적인 만남으로는 따사모 활동이 주된 모임이다. 따사모 팀을 자화자찬하는 게 아니라, 정말 전부 다 너무나도 열심히 활동해 주신다. 요즘의 젊은 20대 연기자들의 경우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는 게 사실 아닌가. 서로가 짬짬이 시간을 내서 봉사 활동을 한다는 거, 그리고 정말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묵묵히 열심히 활동하는 친구들이 너무나 많다. 물론 선배님들은 몇 배나 더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다는 점을 빼놓을 순 없다.

   
▲ ⓒ채지민 객원기자
▶ 함께: 장애인 역할의 연기를 실제로 해본 적이 있는가

▶ 정: 예전에 ‘아홉 살 인생’을 촬영할 때, 시각장애인인 엄마의 역할을 그때 처음 장애 역할로 해봤다. 하얀 렌즈라고 말해야 하나? 불투명한 콘택트렌즈를 끼고 연기를 해봤는데, 등장하는 씬(scene ; 드라마나 영화의 각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너무… 굉장히 불편했다. 촬영 전후로 이틀씩, 전부 합쳐 한 달 가까이 그 렌즈를 착용한 상태로 촬영에 임했는데, 너무 불편했다는 체험담이 또렷이 기억난다. 그러니 실제 장애를 가진 분들은 얼마나 힘이 들겠나.

▶ 함께: 그럼 앞으로 신체적 장애가 있는 배역을 새롭게 맡게 된다면, 어떤 마음자세로 그 역에 몰입하고 싶은가

▶ 정: 내가 유심히 봤던 영화가 이창동 감독님의 ‘오아시스’였다. 문소리 씨 주연의 그 영화를 탐독하듯 관찰하면서, 문소리 씨의 연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 내게 기회가 된다면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 대신 그런 연기는 일반적인 연기보다는 훨씬 큰 집중력이라는 굉장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런 역할도 연기자의 욕심과 의욕으로 꼭 해보고 싶다.

▶ 함께: 지금 촬영하고 있는 드라마 ‘지희의 꿈’에서의 역할은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 역할이지 않은가. 최근에 출산하셨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역할에 대한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다

▶ 정: 그렇지 않아도 대본을 보면서 막 눈물이 났다. 요즘은 아이를 낳고 난 이후라서 그런지, 감정이 너무 풍부해져서 조금만 슬퍼도 막 눈물이 난다. 대본을 보면서도 찡했는데, 모든 엄마들의 마음은 다 똑같이 하나가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불편함을 가진 아이를 낳은 부모의 마음이라는 건… 그건 정말 어떻게 말로 표현을 못할 것 같다. 어떻게 내가 감히 그 심정을 안다고 말을 할 수 있겠는가.

▶ 함께: 여담이지만, 연기를 하면서도 따님 생각이 많이 났을 것 같다

▶ 정: 그렇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 함께: 앞으로 장애인먼저실천홍보대사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싶나

▶ 정: 지금까지 워낙 본부에서 프로그램을 잘 짜 주셔서, 아주 만족스러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참 좋은 게 있다. 이런 모든 것이 일회성이 아닌, 같은 활동으로 매년 지속된다는 점이다. 그건 나한테도 아주 좋은 공부가 되는 것 같다. 지금 하는 활동 이외에도 더 다양한 프로그램에 다가서고 싶다. 더불어 지금 촬영하고 있는 장애인 우선의 내용을 담은 필름이, 중고교 학생들한테 좋은 반응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이런 인식개선 드라마가 일회성의 단발성 기획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매년 새로운 대본으로 새롭게 재탄생하면서 더 많은 배우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정말 좋겠다. 모두가 더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하고 싶다.

▶ 함께: 이 글을 읽게 될 장애인 및 모든 가족 여러분들께, 홍보대사의 입장으로 전하고 싶은 희망의 메시지가 있는가

▶ 정: 누구나 조금의 불편함은 가지고 사는 것 같다. 물론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또한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의 불편함, 일정한 불편함은 누구나 다 갖고 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대신 그걸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가 관건이다. 모두들 같이 힘을 합쳐서, 혼자보다는 다 함께 모두가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 함께: 마무리 질문이다. 연기자로서 앞으로 어떤 미래를 구상하고 있는가

▶ 정: 나도 이제 데뷔했을 때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들었다. 또한 내 아이도 출산을 했다. 좀 더 연기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그만큼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다. 그게 기쁘다. 연기자로서는 나이를 먹는다는 게 한편으로는 너무 좋은 일이다. 내 나이와 내 경험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들을 연기로 승화시키고 싶다. 예전처럼 다작(多作)은 아니어도 좋다. 이삼 년에 한두 편이라도 상관이 없다.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나서, 평생 연기자로 살아가고 싶다는 게 나의 꿈이다.
작성자채지민 객원기자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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