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장애인복지 허브로 자리매김 하겠다" > 세상, 한 걸음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장애인복지 허브로 자리매김 하겠다"

[만난 사람]국민연금공단 장애인지원실장 유금상

본문

국민연금공단은 장애등록심사 등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핵심 기관이다. 특히 장애종합판정체계 개편이 최근 장애계의 패러다임으로 떠오름에 따라, 장애판정 심사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하 공단)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부각되는 시점이다. 작년 8월에 부임, 누구보다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유금상 국민연금공단 장애인지원실장을 만나 장애등급판정체계 등 시급한 현안을 진단하고, 공단이 이후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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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바쁜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잘 오셨다. <함께걸음>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이번 만남을 통해 독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Q. 지난 8월 부임한 뒤 약 5개월이 지났다. 감회가 어떤가

전에도 장애인 지원 사업을 현장에서 경험했지만, 막상 직책을 맡고 보니 장애계의 역사적 흐름과 다양한 욕구,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특히 어려운 과제인 장애판정체계 개편까지 시작되고 있어 녹록치 않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면서, 장애인지원사업의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느끼고 있는 중이다. 장애인의 생활과 직결된 등급심사, 활동지원 인정조사, 서비스 연계지원 업무 등을 어떻게 하면 당사자의 시각에서 보다 더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Q. <함께걸음> 독자들에게 공단 업무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린다

공단은 1988년 설립된 이래 국민연금법상 장애연금을 지급해 오면서 오랜 기간 장애등급 심사를 수행했다. 20여 년이 지난 2007년 장애인복지법상 중증 장애등급에 대한 장애심사 업무를 시작, 2011년에는 본격적으로 모든 장애등급에 대한 장애심사・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인정조사 등까지 업무를 확대했다. 그간 쌓아온 전문성을 기반으로 장애등록심사, 장애인 활동지원 인정조사와 사후관리, 장애인 서비스 연계지원 등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목표로 성심껏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국민연금에서 확대된 연금과 복지서비스로 국민의 행복한 삶에 공헌한다는 기치 하에 장애인과 그 가족의 복지서비스 체감을 향상하고자 노력해오고 있다. 크게 본다면 장애등급심사, 활동지원, 서비스연계지원 등 세 가지가 핵심 골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Q. 부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업무는 무엇인가

현재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업무는 장애등급판정체계를 새롭게 개편하는 일이며, 이와 함께 장애인서비스 연계지원 사업의 본격 시행, 그리고 장애계와의 쌍방향 소통을 더욱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장애인이 심사서류를 구비할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찾아가는 서비스와 비용지원, 공단이 병원으로부터 바로 진료기록 등을 받는 직접 확보 서비스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장애종합판정체계 구축사업은 2015년 시범 사업을 거쳐 2016년 중 복지부에서 관련법령을 개정하고 시행할 예정이고, 장애인활동지원 제도는 서비스 신청대상을 2015년 6월부터 장애 3급으로까지 확대하고, 장애인서비스 연계 사업은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통하여 조만간 사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Q. 장애등급판정체계 개편은 현재 장애계의 가장 큰 관심거리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또 여기서 공단의 역할은 무엇인가

짧은 기간 안에 장애계가 보편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정책적으로 실현 가능한 이상적인 결과를 내놓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기본적인 판정도구안에 대한 접근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확정됐다기보다는 진행중이라고 보는 게 옳겠다. 주요 장애인단체 관계자, 실무전문가 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단에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현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종합판정체계에 대한 장애계의 기대와 정부 정책추진의 중심에서 실무적으로 여러 지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Q. 내년 시범 사업 계획은 어떻게 잡혀 있나. 적용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상을 그릴 수 있는 단계인가

보완중인 단계다. 올해 기본적인 도구안을 만들어서 한 1천여 사례 정도 모의적용을 했고, 보건사회연구원에서 분석을 하고 있다. 분석이 끝나면 평가를 거쳐 다시 시행가능한 판정도구를 만들게 된다. 그게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하반기에 몇 개 지역 정도를 골라서 시행・조정을 해 보고, 또 보완을 해서 다음 년도에 넓힌다든지 하는 단계적인 일정을 계획 중에 있다. 내년 상반기에 조금 더 구체적인 도구가 나오면, 앞서 언급한 과정들을 다시 진행하게 될 것이다.


Q. 장애인 복지와 관련,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장애인 각각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별적인 지원이 가능한 서비스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수없이 언급됐듯, 현재 의학적 손상 중심의 장애판정으로 인해 개별 특성과 욕구와 상관없이 장애등급별로 획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공급자 중심의 전달체계로 서비스 간의 연계가 부족하고, 장애판정과 서비스 이용체계가 달라 이용 불편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어떻게 하면 개인별 욕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시급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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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장애계의 주요 요구사항 중 하나인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24시간 지원 보장에 대한 공단의 입장은 어떤가

2013년에는 장애 2급까지 신청자격을 확대하고 서비스 급여량을 대폭 늘린 결과, 수급자가 42% 이상 증가한 6만4천여 명에 달하고, 급여량 또한 최중증 독거가구의 경우 최대 월 391시간까지 확대되는 등의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일부 장애인의 경우에는 현행 활동지원 급여량으로는 부족한 것이 맞고, 이들을 위한 사회적 돌봄 환경도 미흡한 상황이라는 것을 정책 당국도 인식하고 있다. 활동지원 급여 사각지대 축소를 위하여 올해 6월부터는 장애 3급까지 활동지원 신청자격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제도 운영을 위해서 보다 발전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Q. 장애등급 하락이 염려되어 활동지원을 신청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말하자면 생존의 문제인데,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없나

장애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을 많이 들었다. 결국 과거에 받은 장애심사와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유지해온 건데. 다시 현재 기준으로 적용하면 떨어질 우려가 있는 것은 맞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활동지원서비스 신규신청자까지 사전의견진술 기회 부여대상을 확대했다. 종전에는 활동지원서비스를 수급 중인 사람이 재판정 등을 받는 경우에 한해서 사전의견진술기회를 부여했다. 사전의견진술이란 장애심사결과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3급 이하로 확인되면 공단에서 심사결과를 지자체에 통보하기 전에 심사대상자에게 이의 여부를 확인해서 장애 상태에 관한 추가자료 등을 제출하면 다시 확인심사를 한 후에 최종적인 심사결과를 지자체에 통보하는 제도이다.


Q. 장애등급판정이나 활동보조지원 외에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나

2012년 정부지원 서비스에 대한 장애인 인식조사 자료를 보면, 조사대상자의 60% 이상이 장애인 등록 후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였다고 응답하고 있다. 제도 및 예산증가에도 불구하고 체감도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부터 전년보다 12개 지사가 늘어난 20개 지사(47개 지자체)에서 장애인 원스톱 서비스연계지원 사업을 펼친 바 있다. 2016년까지 우수 전문인력을 통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전국에 확대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내년에는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다.


Q. 원스톱 서비스 연계지원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전에는 장애판정 후 그걸로 끝이었다면, 공단에서는 누가 어떻게 판정받았는지 알기 때문에 보다 현실에 맞는 욕구를 파악할 수 있다. 등급을 받고 나서도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약 80여 가지가 있는데, 담당 직원들이 방문해 개별 욕구를 파악한다. 이후 공공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건지, 민간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건지 파악을 해서 연계를 해 주고, 우리가 가진 복지자원 인프라를 통해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전까지 개별적으로 제각각 흩어져 있던 업무를 공단 차원에서 단일화해서 진행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Q. 서비스 접근성과 호응도는 어떤가

우선순위는 새로 등급을 받으신 분들이지만, 기존 분들도 요청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시행은 2007년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금년의 경우에 서비스를 시행하는 지사를 늘려 호응도가 꽤 높다. 특히 장애인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잘 몰랐던 실질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까, 필요한 일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장애인 복지 서비스의 완성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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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부에서는 자체사업도 힘든데, 왜 자꾸 사업을 확대하려고 하냐, 하는 비판도 있다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인 요구에 호응하고 있는 것이다. 심사기준도 바뀔 것이고 활동지원 대상도 확대되고, 서비스 연계도 더 전면적으로 해야 한다. 장애등급심사, 활동지원, 서비스연계지원 등의 커다란 골격에 내실을 갖추는 고민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


Q. 전국적인 연결망들이 있지 않나. 지사들도 있고. 장애등급심사, 활동지원, 서비스연계지원 등 세 가지 서비스를 합친 장애인복지의 전달기구화도 가능하지 않겠나

그렇지는 않다. 수탁 범위 내에서 틀대로 하고 있다. 기존 장애인지원센터가 각 지사에 설치되어 있고, 지사의 한 부서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공단의 장애인지원사업은 내부적으로는 전체 직원의 20%에 가까운 인원이 투입되고 있어 핵심 업무 중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지만, 뚜렷한 필요성 없이 어떤 일을 진행한다는 것은 공단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기존 사업도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도 내실이 먼저인 것 아니겠나.


Q.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보람된 점, 그리고 어려운 점을 각각 꼽는다면

제도가 무르익지 않은 단계에서 현장과 직접 접촉하고, 장애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실제 정책으로 이끄는 역동적인 업무과정이 마음에 든다. 공단 장애인지원실은 3년 여의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구성원들의 열정과 헌신을 통해 장애계와 마음을 터놓고 진실된 소통을 갖는 기회를 확대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어려운 점은 한정된 예산과 인적자원을 가지고 보다 많은 장애인이 고르게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 발전시키는 부분일 것이다. 좋은 취지와 제도를 다수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운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법과 제도도 살아있는 생물처럼 항시 변화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고자 한다.


Q. 장애계 혹은 장애인에 대한 평소 고견이 궁금하다

아직도 사회 전반의 인식은, 장애인이 무조건 약자이고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 할 거라 여기며 ‘베풂’과 ‘봉사’의 대상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러나 장애인은 그냥 불편함을 가진 동등한 사람이기 때문에 장애인을 단순히 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비장애인과 똑같은 권리를 누리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때문에 장애등급제를 강력한 사회적 요구에 의해, 본인의 서비스 욕구와 생활상태 중심의 종합판정체계로 발전시키려는 변화가 가시화되는 것은 의미가 아주 크다.


Q. 끝으로 <함께걸음>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그동안 공단은 판정기준을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활동지원급여 서비스 품질 향상과 함께 수급자의 급여선택권 보장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아울러 전국적인 장애인 서비스 연계 지원 사업을 통해 장애인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때 누릴 수 있게 하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도 장애인복지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한 제도개선을 통해 장애인의 행복한 삶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데 앞장서겠다. 장애인 복지하면 언제나 공단이 떠오를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 허브(Hub : 중심)기관의 비전을 달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모쪼록 장애인단체, 장애계 언론 및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작성자대담 이태곤 편집장|사진·정리 박성준 기자  natalir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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