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안전이 우리 모두의 인권이다 > 함께 하는 세상


아이들의 안전이 우리 모두의 인권이다

국제아동인권센터 InCRC International Child Rights Center

본문

아이들의 인권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됐던 건 최근 1년여의 기간이 전부가 아니었나 싶다. 상상으로도 떠올리기 힘들 끔찍한 만행의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자 장기결석 학생들의 전수조사를 뒤늦게 벌이게 됐고, 실종 학생들의 소재를 파악하는 과정 중에서 은폐됐던 사건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기도 했다. 장기결석 학생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국가는 몰랐고, 그 사유가 뭔지를 알아보려는 지자체와 교육계 차원의 탐문과정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했다.
‘내 아이’를 제외한 ‘우리의 아이들’에 대한 인권의식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 흉악한 범죄 속에만 아이들의 인권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모든 게 인권이다. 안전도 인권이고 올바른 성장발육도 인권이며, 마음껏 놀 수 있는 자유 역시 인권에 해당된다. 세상 모든 권리가 아동의 인권이라는 거, 그 사실은 우리 삶 자체가 ‘만인을 위한 만인의 권리’를 지키고 누려야 할 공동의 책임을 지녔음을 의미한다. 보이는 곳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크고 뜻 깊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국제아동인권센터(InCRC)를 찾아갔다. 그들의 손길과 발걸음 하나하나가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할 의무였음을 확인하게 됐음이 큰 수확인 것 같다. 그 활동을 여기에 소개한다. 도움의 말은 센터의 정병수 사무국장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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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동인권센터(InCRC)
 

국제아동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는 대한민국 서울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다. 모든 아동들이 자신들의 권리, 존엄성, 진실성이 존중받는 환경 속에서, 스스로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해 그들의 삶을 증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만드는 게 센터의 중심점이 된다. 인권센터의 모든 활동은 유엔아동권리협약과 세계인권교육 선언문을 기반으로 하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따르고 글로벌 경험과 지식을 통해 인권문화형성에 앞장서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활동의 범위와 내용 또한 폭넓고 포괄적이다. 다양한 국제협력사업이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고, 교육훈련사업과 연구자문사업에도 남다른 중점을 두고 있다. 인권센터의 모든 교육은 ‘아동인권에 기반을 한 접근(Child Rights-Based Approach)’으로 구성돼 있다. 아동인권옹호, 아동권리 모니터링, 아동인권기반 사업설계 등 모든 활동은 실제 삶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아동인권옹호전문가(CRA) 양성
 

아동인권전문가란 아동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일을 하는 모든 분야의 활동가들을 의미한다. 교육훈련, 프로그램 설계 및 운용, 연구 및 조사와 상담, 지역사회 개발, 연대와 협력 등 다양한 분야가 모두 포함된다. 인권센터는 국내외 모든 아동의 권리와 존엄성과 진실성이 존중받는 환경 속에서, 그들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증진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훈련과정을 운영한다.
이 과정은 업무와 일상에서 아동인권을 적용할 수 있는 이론과 사례, 참여와 토론으로 구성돼 있으며, 상호존중의 문화형성에 기여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아동의 존엄성과 발달적 특성(Evolving Capacity)에 따른 아동의 참여와 자기결정권을 촉진시키고, 아동인권 인식증진과 인권감수성 향상으로 아동을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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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권리 스스로 지킴이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주제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아동권리 스스로 지킴이
 

인권센터의 주요사업 중 아동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의미 깊은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050 아동들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놓고 능동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아동권리를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참여의 장이다. 2015년부터 3년간 전국 각 단위 중심으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는 중이다. 2015년에 수도권과 경상도 지역의 행사를 이미 진행했고, 2016년 올해는 충청도와 제주도에서, 2017년에는 강원도와 전라도 지역에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100여 명의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당면과제와 문제들을 토론하고 대안을 찾아갑니다. 일단 3년 과정으로 진행된 결과를 종합해서, 2018년에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작년엔 지체장애와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참가해서 활동을 같이 하기도 했죠. 100여 명의 학생들 중 20여 명이 지속적인 활동을 자원하고 있어서, 그 학생들 중심으로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매우 긍정적인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인권센터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며 ‘스스로 지킴이’의 불씨를 크게 살려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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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권리 스스로 지킴이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주제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옐로카펫
 

인권센터의 활동영역은 매우 넓다. 2014년에는 체벌과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국제아동권리포럼’을 개최했고, 풀뿌리인권운동의 형태로 ‘찾아가는 아동인권교육’도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과 아동생활시설의 종사자들 및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싶은 건 따로 있었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옐로카펫’이 그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함께걸음>이기에 장애인 당사자들의 안위에도 큰 도움과 힘이 될 만한 참신한 안전중심의 운동이라고 믿어졌기 때문이다.
“저희 인권센터의 사업들 중에서 옐로카펫이 가장 많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는데, 특정 개인의 아이디어라기보다는 집단지성의 힘이 아니었는가 하며 판단하게 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아동권리 스스로 지킴이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주제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안전한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인권 중 하나인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고 아이들이 직접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어요. 왜냐하면 최고의 보호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라는 게 세월호로 증명됐으니까요.”
논의의 과정에서 나왔던 의견은 다양했고, 학교 측과 지역주민들뿐 아니라 아이들한테 직접 문의한 결과는 달랐다. ‘지역사회 안에서 가장 위험이 되는 게 무엇인가?’ 학교폭력과 아동학대 같은 수많은 의견들이 표출됐지만, 인권센터의 시선으로 집중하게 된 건 교통안전과 통학로의 신호등 안전을 지적한 의견들이었다고 한다. 엄마 아빠들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책을 원하는 부분이었고, 실제 어린 아이들이 가장 공포를 느끼던 대목이 바로 동네 안에서의 교통안전이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지역사회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렇다면 그 지역의 안전을 고민하는 이들 또한 지역의 주민들이겠죠. 자신과 이웃의 자녀들이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 함께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답은 지역 주민들께 직접 문의하며 찾는 게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됐던 거죠.”
상세한 설명을 이어간 인권센터의 정병수 사무국장은, 옐로카펫 이전에 수많은 실패 사례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해도, 국가 차원에선 현행법 위반의 잣대로만 바라보는 게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도로 위에 뭔가를 설치하는 것 자체가 실정법 위반이라는 거, 무슨 의미인지는 단번에 이해될 만한 내용이었다.
“저희는 주민참여를 기반으로 시작했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동네에서 가장 위험한 곳을 먼저 찾아다닙니다. 그렇게 모인 의견들을 해당지역의 초등학교에 문의했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토론을 거쳐 투표로 우리 동네의 ‘가장 위험한 횡단보도’를 선정했습니다. 거기에 옐로카펫이 설치가 된 거죠. 관청에선 당장 철거하라는 연락부터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 지자체의 공무원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만약에 이걸 공무원들이 기획해서 시도했다면 절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거다’라고요. 공무원 사회가 여러 부서들의 이해관계로 제각기 뭉쳐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요구사항을 일일이 듣다간 아예 시도도 못했을 거라는 의견이었죠. 그런데 주민들한테 먼저 충분한 질의문답을 듣고 한 시민단체가 나서서 진행한 것이기에, 게다가 전국적인 지지가 뒤따랐기 때문에 아무도 손을 못 대는 상황이 됐답니다. 함께 사는 사회는 결국 국가의 주인인 국민, 바로 시민과 주민들이 결정을 하는 게 아닌지 확인하게 됩니다.”
이 옐로카펫은 세계적인 디자인대회에서 대상도 받았다고 한다. 선진국에서 먼저 인정했다는 의미가 된다. 국제아동인권센터의 활동과 활약이 지구 전체를 뒤덮는 날이 어서 다가오면 좋겠다. 전 세계 모든 횡단보도가 노랗게 물들도록 말이다. 그건 이해타산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이고 복지의 잣대가 될 일이 아닌가. 지구 전체가 노랗게 물들게 만들 국제아동인권센터의 활약을 기대하고 싶다.

작성자글과 사진. 채지민 객원기자  cowalk904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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