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의 주거권은 생존권의 문제입니다
본문
고시원 등 비주택에 사는 전국의 13만 가구 중 서울시의 청년 1인 가구가 18.4%, 즉 2만4천 가구에 이르고 있다. 전국의 비주택 거주 다섯 가구 중 하나가 서울의 청년 1인 가구인 셈이다. 더욱이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2000년대 이래로 꾸준히 증가하며, 현재는 40%에 육박하고 있다. 거기에다 열악한 주거환경, 범죄 노출, 집주인에 의한 사생활 침해, 우울증 등의 피해가 더해진다. 청년세대를 위한 ‘공유주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단순한 필요성이 아닌 절박함으로 이 문제를 마주대해야 하는 현실인 것이다. 그 절박함의 해결에 가장 앞장서는 움직임이 있어 함께 들여다봤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이번 만남의 주인공이다.
정책에 기댈 수 없는 생존권의 문제
통계청이 2012년에 발표한 가계동향조사를 이용한 RIR(가처분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지수) 측정 결과를 보면, 서울의 소득 1분위 청년 임차가구의 RIR값은 대략 50%나 된다. 소득의 절반을 주거비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의미가 된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한정한 조사 결과지만, 전체 연령대 모두 유입인구보다 유출인구가 많은데도, 20대만 유일하게 유입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는 데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2011년에 서울의 모 대학에서 대학생들의 주거권 문제가 불거지게 됐어요. 타지에서 올라온 학생들의 주거권은 교육권과 직접 연결이 돼야 할 시급한 사안이잖아요. 그래서 대학생들의 기숙사와 관련된 운동으로 처음 시작했다가,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보고서 작성을 위한 실태조사에 나섰어요. 그런데 직접 조사에 나서 보니까, 청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주거문제가 예측을 벗어날 만큼 굉장히 심각하다는 걸 확인하게 된 거죠. 그래서 기숙사에 한정할 수 없는 대안을 모색하고자 비영리 대안주거모델을 직접 시도하기로 했고, 청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주거문제를 다루는 민달팽이유니온을 엔지오(NGO) 형식으로 설립하게 된 거예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하 민달팽이조합)의 김솔아 운영팀장은 대안주거모델을 직접 시도하게 된 당시의 시급하고도 절박했던 상황을 자세하게 언급했다. 민달팽이유니온 설립으로 제도 개선과 관련된 운동들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정책과 연결된 제도 개선이라는 건 아무래도 변화가 더딜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 속도에 맞추기는 불가능할 만치의 현실이었기에, 우선 주택협동조합인 민달팽이조합을 설립해서 ‘달팽이집’이라는 대안주거운동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달팽이집은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하나의 일반 주택을 구입 또는 임대해서, 입주를 희망하는 조합원들의 공동거주시설로 만드는 걸 의미한다. 2014년에 첫 번째 집이 문을 연 이후 현재 여섯 번째 집인 달팽이집 6호까지 운영되고 있고, 이제 곧 7호가 마련돼 새 조합원 식구들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한다.
“청년 당사자들은 세입자의 입장으로 늘 주거불안상태에 놓여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들이 모여서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에 따라, 당사자들이 모여서 조합의 주인으로 우리들의 집을 직접 만들어간 것이죠.”
원래의 목표는 조합원들의 직접 출자를 통해, 그 금액으로 집을 마련하는 것이었단다. 하지만 청년들의 현실은 목돈을 가진 입장이 아니었기에, 주택협동조합의 이름으로 공공자금을 대출 받거나 융자사업을 지원하는 정책들을 적극 활용하며 민달팽이집 마련에 노력했다고 한다. “민달팽이유니온의 회원이 6백 명이 넘고요. 유니온 안에 민달팽이조합이 속해 있는데, 조합에는 2백 명 정도의 조합원이 있어요. 이 2백 명이 다 조합비를 내고 있지만, 모두 달팽이집에 살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달팽이집이 생겨야 하기 때문에 ‘달팽이집 선순환구조’라고 해서, 모두가 내는 비용들의 일부를 다음 달팽이집을 마련하는 비용으로 준비하는 상태입니다.”
조합원 스스로 결정하며 거주한다
달팽이집 1호부터 6호까지 여섯 채의 집은 각각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성북구 동선동, 은평구 신사동, 마포구 아현동 등에 위치하고 있다.
적게는 9명부터 많게는 14명까지 공동거주를 하고 있어서, 현재 총 수용인원은 59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2백 명의 조합원을 생각한다면, 더 많은 달팽이집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상황인 건 분명하다. 그렇다면 달팽이집이 될 전제조건 같은 게 있는 걸까? 김솔아 팀장은 조합 차원에서 강조하는 몇 가지 조건을 언급했다. “최우선적으로 주택으로 정식 등록된 집이어야 해요. 그러니까 컨테이너 같은 불법시설물이거나 고시원 형태의 거주공간도 안 되는 거죠. 아파트는 다수인원의 공동생활에 제약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일단 제외를 하고, 일반 가정집 형태를 중심으로 선정하고 있어요. 내부적 기준으로는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실 공간이 있느냐의 여부를 가장 먼저 확인해요. 언제든 모여서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는 거죠. 그 다음으로는 장기계약이 가능한가를 확인해요. 저희는 1,2년이 아닌 5년 내외의 단위로 집 주인과 계약을 하는데, 세입자의 가장 큰 주거불안요인이 바로 단기계약과 계약해지잖아요. 그 불안요소부터 없애는 게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 중 하나가 되는 거죠.”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궁금했던 부분을 질문했다. 남녀의 거주방식은 어떻게 정해지는 건지, 어느 집은 남자 전용이고 어느 집은 여자들만의 공간이 되는 건지의 여부를 알고 싶었다. 그건 각 집의 구조에 따라 달라진단다. 원칙적으로 남녀가 같은 방을 쓰는 ‘혼방’은 안 되지만, 같은 공간의 다른 방을 각각 사용하는 ‘혼숙’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여성들의 방 옆이나 맞은편에 남성들의 방이 존재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그걸 정하는 건, 그 집에서 처음 살게 된 조합원들이 같이 논의를 해서 결정하고 살기 시작해요. 조합의 중앙집행부 차원에서 미리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실제 살아갈 당사자들의 의견을 우선한다는 거죠. 대체로 성별을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화장실 정도예요. 어떤 집에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다면, 아무래도 한 성별이 그 집에 거주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이 나죠. 그런데 화장실이 여유가 있고 공간도 커서, 혼숙이 서로에게 부담스럽지 않겠다는 경우는 혼숙으로 결정이 돼요. 층별로 나눌 수 있고, 같은 층이라도 불편함이 적다면 함께 사는 걸로 진행을 하죠.”
남남이 아니라, 가족이 되어 살아간다
공유주택의 실현으로 청년들의 심각한 주거난을 해결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우선이겠지만, 아무래도 모르던 남남끼리의 거주생활에 부작용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김솔아 팀장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서로 공유한다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저도 달팽이집 3호의 거주자이거든요. 처음 입주해서 살게 됐을 때는 각자의 삶이 너무 달랐어요. ‘잘 지내보자’고 해도,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크게 달랐던 거죠. 그런데 1년 가까이 살다 보니까, 서로 간에 갈등을 잘 다루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억지로 맞추는 게 아니라, 서로가 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도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달팽이집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실제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가, 그 변화를 발견하게 될 때가 참 마음이 편해지곤 해요.”
모든 해결방식은 ‘대화’라고 한다. 그래서 달팽이집 선정기준의 최우선 순위가 커뮤니티 공간의 확보였던 것이다. 월마다 반상회를 하고 층별로도 회의를 하면서, 그 집만의 내부 규칙을 만들고 매번 조정을 한단다. 6호까지 있는 각 집마다의 규칙이 조금씩 다르고, 집의 구조와 각 구성원들의 의견에 따라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지거나 수정됨을 반복한다고 한다.
“저희 모든 조합원들이 ‘같이 산다’는 키워드 다섯 개를 뽑아서 선정했어요. 관계, 공유, 공존, 안정, 자발, 이렇게 다섯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키워드 토론을 하는 거죠. 그랬을 때 ‘자발적인 집은 뭘까?’ ‘공유하는 삶은 어떤 걸까?’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기대하는 것도 있고 우려하는 것들도 대화의 장에 나오는 거죠. 그걸 확인하다 보면 ‘어, 나만 걱정하는 게 아니네?’ ‘나만 이런 걸 하고 싶었던 게 아니네?’ 하며, 더 나은 거주공간을 만들 수 있는 대안을 도출할 수가 있게 되는 거죠.”
현재 여섯 군데의 보금자리가 있다고 했는데, 각 집마다의 풍경이 다 다를 것 같다고 하니까, 그게 정답이라며 김솔아 팀장은 밝게 웃었다. 진짜 다 다르단다. 주거공간의 환경이 주는 영향도 있겠지만, 사람 하나하나가 누구인가에 따라 그 중심이 되는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라진다고 한다. 그렇지만 각 집의 문화들이 일정 부분 다르다 해도, 전체적으로 동의하는 가치는 크게 다르지 않아야 하는 게 조합이기에, 매번 교류회의를 열어 새로운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그걸 ‘달팽이집 교류회의’라 부르는데, 2호집에서 지난번에 했으면 이번엔 6호집에서 여는 식으로 전체 조합원들이 순회하며 만나는 것이다. 각각 여섯 곳의 집에 따로 사는 게 아니라, 소통의 장이 열리는 이웃의 개념으로 산다는 의미가 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질문을 던졌다. 젊은 남녀들이 같은 공간에서 살다 보면, ‘절친’도 생기고 남모르게 ‘짝’도 탄생하지 않을까? 김 팀장은 그런 의미의 기대나 우려(?)와 달리, 실제 이성관계로 발전하는 예는 찾기 힘들다고 했다. 왜냐, 각각의 ‘혼자’들에겐 함께 사는 이들이 가족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각자 타지에서 올라온 친구들이 달팽이집에서 함께 살다 보니까, 혼자인 입장에서 서로가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의 형태로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로맨스보다는 가족애가 우선하게 되는 거죠. 이성인 남자가 아니라 오빠가 되고, 여동생이 되고 형 누나가 되는 거예요. 같이 사는 입장이니까, 서로가 예쁘고 멋지게 꾸미면서 만나는 것도 아니죠. 그 자체가 일상의 가정생활이니까요. 그냥 부스스한 맨 얼굴에 편한 복장으로 다니고, 반상회를 오전에 할 때는 다들 퉁퉁 부은 얼굴로 나와 앉아서 얘기를 나눠요.(웃음) 이성이 아니라 가족인 거예요.”
공급자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틀을 바꾼다
민달팽이조합은 또 하나의 새로운 주거문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직 입주하지 않은 조합원과 예비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수요자 집단형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실제 거주를 희망하는 수요자들이 모여서 새로운 형태의 공급을 이끌어내는 움직임인데,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현재까지의 주택시장은 공급자 중심이다. 건설사들이 각 지역에 크고 작은 주택들을 짓고, ‘와서 살 사람은 분양 받아라’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가격도 공급자 임의로 정하고, 수요자는 거기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돼 있다. 그걸 뒤집어 실행하는 게 바로 민달팽이조합의 ‘수요자 집단형성’이다. ‘이러이러한 형태의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만큼 모여 있다. 그러니까 그런 집을 만들어낼 수 있거나 소유하고 있는 공급자는 우리에게 와라!’ 하는 발상의 전환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집주인 또는 건물주라고 했을 때, 우리는 엄청 부유하고 경직된 사고방식인 대상으로만 생각하기 쉽잖아요. 그런데 집이 정말 딱 한 채밖에 없는 영세 집주인도 적지 않게 있는 거예요. 그런 집주인들의 경우는 집이 빈 공실상태이거나, 주택설비의 유지관리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입주자 관리도 마찬가지의 부담인 거죠. 그런 영세 집주인과 저희 조합 간의 의견 절충이 원만히 진행된다면, 훨씬 수월한 형태의 달팽이집 확대가 가능하다고 봐요. 벽을 뚫는 등의 대수선이 아닌 소소한 주택관리를 조합이 맡고, 입주자 관리와 공실관리도 조합이 맡아서 진행한다면, 집주인 입장에서도 충분히 고려해 볼 긍정적인 여지가 생겨나는 거죠.”
이런 움직임 자체로도 집 문제에 관한 사회구조를 바꾸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하는 발상의 전환이 되는 것이기에, 지금 가장 시급한 건 일단 공유주택을 필요로 하는 더 많은 수요자들이 한데 모이는 게 중요하단다. 수요자들의 규모가 커질수록 발언권과 협상의 여지가 높아지게 되고, 이 취지에 공감하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팽이집 7호가 이런 방식을 통해 현재 의견조율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집 문제가 없는 세상이 가능해진다
주거의 문제는 모든 계층의 시급함과 절실함인데, ‘왜 청년에 한정해서 주거문제 해결을 주장하느냐?’는 의견도 계속 접하게 된다고 한다. 김솔아 팀장의 견해는 명료하면서도 단호했다. 청년들의 주거문제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모든 길이 막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주택정책에서 공공임대정책을 보면, 입주에 우선권을 주는 대상들이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그 가산점을 주는 기준들이 무엇인가 하면, 청년들부터 배제되는 구조가 돼 있는 거예요. 청약의 납입횟수가 많거나, 가구의 인원수가 많을수록, 거기에다 나이가 높을수록 우선권이 주어지죠. 이런 요소들은 사실상 모두 다 나이와 연결되는 부분이고, 청년들은 상대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국가정책이에요. 그렇다면 공공임대주택은 청년들을 아예 제외한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거죠.”
뒤집어 생각한다면, ‘청년들이 살 수 있는 집은 누구나 살 수 있는 집이 된다’는 김 팀장의 견해가 정답이다. 장애인 이동권의 편의시설 확충이, 국민 모두의 편의로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가 된다. 청년들에게도 문호가 열리는 공공임대주택이 된다는 건 또 하나의 배리어프리가 되고, 공유주택의 공급과 수요에 장애인 거주의 배리어프리 개념을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효과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이는 주택의 공급과 거주문제에 있어서 큰 반향을 일으킬 새로운 움직임이 될 게 분명한 일이다.
“우리의 주거문화가 ‘주거 사다리’라는 표현처럼, 일정한 단계를 거치며 올라가게 만들고 있잖아요. 단칸방의 반지하 월세로 시작했다가 위층으로 올라가고, 작게라도 전세로 넘어갔다가, 어떻게든 자기 주택을 소유하는 게 최종 성취이자 완성이라는 생의 주기를 요구하는 거죠. 그렇다 보니 평생의 문제가 바로 ‘집’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사회는 이미 끝났고 새로운 사회가 시작된다는 걸,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거예요. 집을 소유하려고 그만큼이나 애를 쓴다는 건 재산의 가치도 있지만, 사실 집주인으로부터 온갖 권리를 박탈당하는 걸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잖아요. 그런데 집이 ‘소유가 아니라 공유’의 개념으로 정착이 된다면, ‘내 집을 갖기 위한’ 평생의 짐을 내려놓고 사는 게 가능한 사회 환경을 조성하게 되는 거예요.” ‘삼포’와 ‘오포’ 세대라는, ‘헬조선’이라는 자조의 언어가 신조어 아닌 보통명사가 된 2016년의 현실, 청년들은 생애주기 안에 자신의 집을 자신의 힘만으로는 마련할 수 없는 실존의 벽에 막혀 좌절하고 있다. ‘금수저’와 ‘흙수저’의 실제현실은 연일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특정인들의 전횡만으로도 국민 전체를, 특히 청년세대들의 삶의 의지 자체를 꺾어버리고 있다. 가진 자들만 살아남는 대한민국이 됐다는 거, 그렇다면 ‘흙수저’를 손에 쥐고 있는 99%의 대한민국 청년들은 어디에서 답을 얻어야 할까?
스스로 뭉치고 스스로 대안을 찾으며, 생존권 확보를 위해 스스로 움직이는 길밖에 남겨진 방법이 없다. 수많은 가능성의 타진 중에서도, 민달팽이조합의 실천과 시도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그것이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틀을 바꾼다는 것,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으로 인식의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것, 그건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소리가 아닌, 실제 현실에서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실천대안이 되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족 구성원이라고 하면, 적당한 크기의 아파트에 사는 4인 가구를 중심으로 떠올리잖아요. 다들 그게 당연한 일상의 기준이라고 얘기는 하지만, 청년세대들은 그 자체가 불가능한 현실에 놓여 있는 거예요. 당장 연애도, 결혼도 꿈을 꿀 수가 없어요. 그러니 육아는 더 먼 곳 세상의 일이 되는 거죠. 그런 청년들에게 당장의 주거권이라도 마음 편하게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게 미력하지만 저희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움직임이 되는 겁니다. 달팽이집의 존재 자체가 사회 안전망을 확보하는 데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그래서 청년들이 스스로의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여력을 되찾을 수 있다면, 모두가 진정한 대안을 찾아가는 데 큰 디딤돌이 될 거라고 믿어요. 청년들의 답을 청년들 스스로 찾아야 하는 세상이 됐으니까요.”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