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 문화


[신간안내]

본문

 박영선의 인터뷰 사람 향기 / 박영선 지음 / 신국판 / 303쪽 / 나무와숲 펴냄 / 8,900원

  

사람이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겠는가 싶겠지만 일상적인 만남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형식적으로 만나게 되면 일은 대단히 어려워진다. 특히 인터뷰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만나게 될 경우 그런 어려움은 몇 배로 켜진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대상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내기 위해 집요하게 질문하게 되고 당하는 사람들은 생전 처음 만나는 사람과 알지도 못하는 다수의 사람들 앞에 자신의 모든 것이 까발려진다는 사실 때문에 한껏 위축되어 경계심을 늦추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계심은 자신을 인터뷰하는 사람에 대한 인간적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결코 풀리지 않는다.
따라서 인터뷰 진행자는 대상을 편안하게 만들어 인간적인 믿음을 심어주기 위한 나름대로의 방법들을 동원하게 마련이다. 인상과 말투를 부드럽게 바꾸는 것은 기본이요, 때론 가벼운 농담을, 때론 먼저 마음을 열어 은밀한 속내를 보여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실전에서 구사해보고 적절한 순간 활용함으로써 성공적인 인터뷰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 20년간 뉴스의 한복판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왔던 앵커 박영선 기자에게도 그런 원칙과 노하우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그 사람의 세계로 들어가 그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 사람과 충분한 마음의 대화를 하고자”노력하는 것이었다.
이 책 「박영선의 인터뷰 사람 향기」에는 그가 인터뷰라는 이름으로 만나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가 만나왔던 사람들은 그의 20년이라는 기자 경력만큼이나 다양하다.
수필가 피천득, 추기경 김수환,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시인 김지하, 뮤지컬 배우로서의 삶에 전념 중인 윤복희, 아침이슬의 작곡자 김민기, 김영삼 전 대통령,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권도전에 나선 정몽중 의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며 미래연합 대표인 박근혜 의원, 최근 여성문제에 대한 보수적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운찬 서울대 총장, 사퇴를 선언한 붉은 악마 대표 신인철씨, 몸로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로비스트 린다 김, 전태일 동생으로 미싱사에서 노동학 박사가 된 전순옥씨, 실향민 이몽섭과 지난 9월 방북 시 평양에서 만났던 북한 주민들까지.
방송이라는 화려함 속에 묻혀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나머지 이야기들이 박영선이라는 또 다른 눈을 통해 이해되고 소화되어 우리들 앞에 펼쳐진다. 왜 김지하가 시를 쓰기보다 난을 치는데 열중하는지, 정작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백남준을 매정하게 돌려세운 조카의 행동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었는지, 가수로서의 삶을 마감하겠다는 윤복희의 충격적 발언 뒤에 감춰진 새로운 희망과 당당함은 어떤 것이었는지 등 뉴스로서는 별 다른 가치가 없는 이야기지만 정작 그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했던 이야기들을 진솔 담백하게 풀어놓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4박 5일간 남북한 동시 뉴스 진행을 위해 평양에 머물렀던 기간동안 만났던 북한 주민들과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대목을 끄집어내면 이렇다. 달라진 평양의 모습을 묻는 박영선의 질문에 비행기 안에서 만난 북한의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은 이렇게 답한다.
“가서 눈으로 직접 보시라우!”
양형섭 부위원장의 말을 패러디해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마친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박영선 기자의 책에 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나요?”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한번 읽어 보시라우!”

  

 

글 이우일(웹진 ‘부꾸’ 기자 www.bookoo.co.kr)

작성자이우일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