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 문화


[신간안내]

본문

영혼의 식탁 1, 2 / 잭 켄필드 외 지음 / 김이숙 외 옮김 /  

46양장판 / 휴머니스트 펴냄 / 각 권 9,000원

 

  

  처음 만나는 세상, 처음 만나는 사람들. 가족은 당신에게 있어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가?
먹고 살 방법을 찾지 못해 어린 자식의 손가락을 자른 비정한 아버지와 울며 보채는 아이들을 남겨둔 채 남편의 폭력과 무능함을 버리고 떠나야 했던 어머니. 삶의 중대한 순간에 항상 발목을 붙들어 주저앉혔던 형제들과 그들에게 내지르던 절망과 애증의 목소리들.
지극히 극단적이며 비극적인 가족의 모습 뒤로 또 하나의 신기루가 펼쳐진다. 다정다감한 부모와 그 그늘 아래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행복한 아이들. 모든 문제는 대화로 풀어나가고 행복이라는 절대절명의 꿈에 빠져 걱정과 근심이 아예 근접할 수 없는 꿈속의 가족들.
어차피 세상은 행복과 절망의 양 극단을 오고가는 요지경 속이다. 누군가의 행복이 있다면 누군가의 불행이 있고 그 너머에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또 다른 세상들이 펼쳐져 있고 끊임없는 동경과 좌절의 꿈도 난무한다.
규정할 수 없는 일상과 삶 속에서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 돈, 행복, 성공, 자유, 꿈 …. 그 중에서 입에 발린 행복과 감동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 넘쳐난다. TV와 책을 통해 이 이야기들은 확대 해석되고 과장되어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흔한 말로 각박한 세상,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이야기야말로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담백하면서도 매력적인 자양분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삐딱하게 말한다면 무감각하게 세뇌하는 것일 테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자가 되는 법, 성공하는 법 따위를 가르치는 책들이 우리 사회 베스트셀러로 각광받았다. 그 뒤를 이어 이번에는 휴머니즘의 옷을 입은 책들이 은근슬쩍 끼어 들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천박한 TV의 호들갑스런 추천도 이런 책들의 인기에 한 몫 단단히 하고 나섰지만 좀 더 내밀한 이유를 따지고 들어가면 대단히 역설적이며 모순적인 현대인들의 욕망과 만나게 된다.
눈은 미래를 향해 있지만 다리는 과거를 향해 돌아서 있는 기형적 인간상. 현재에 대한 불안을 과거에 대한 향수와 인간 냄새로 버텨내려는 애처로운 현실. 이런 현실을 앞에 두고 또 한 권의 가족 이야기를 들이민다는 것이 과연 독이 될 것인지 득이 될 것인지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부디 독보다는 득이 되길 간절히 희망할 뿐이다.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책.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시리즈 중에서 ‘부모편’과 ‘임산부’편이 각각 「영혼의 식탁」이라는 제목을 달고 번역 출간됐다. 원작 시리즈 중에서 우리 실정에 어울리는 글들을 각각 100편씩 가려 뽑아 수록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가정 안에서 오해와 반목을 허물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를 일러준다.
문제는 바로 1센티미터의 오해. 별 것 아닌 이 높이에 사람들은 저마다 발끝이 걸려 휘청거리거나 아예 그 자리에 드러누워 일어설 생각을 않는다. 반면 가볍게 뛰어넘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 아예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뭔가 특별한 비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어떤 행동을 보여줘야 할 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1센티미터의 높이에 당황하거나 허둥대지 않을 뿐이다.
의무적으로 따뜻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연말연시다. 온화한 불빛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당신의 가족들은 이 1센티미터의 높이를 어떻게 넘고 있는가. 이 책이 독이 될 지, 득이 될 지는 그 높이를 넘어서는 당신과 당신 가족들의 마음과 방법에 달려 있음을.

 

  

글/이우일(웹진 부꾸 www.bookoo.co.kr 기자)

작성자이우일  webmaster@cowalknews.co.kr

Copyright by 함께걸음(http://news.cowalk.or.kr)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걸음 페이스북 바로가기
함께걸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제호 : 디지털 함께걸음
주소 : 우)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22, 이룸센터 3층 303호
대표전화 : (02) 2675-5364  /  Fax : (02) 2675-8675
등록번호 : 서울아00388  /  등록(발행)일 : 2007년 6월 26일
발행 :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발행인 : 김성재 
편집인 : 이미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치훈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함께걸음'이 생산한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by
Copyright © 2021 함께걸음.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