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형(天刑)이 아니라 ‘천혜(天惠)’의 삶였어요” > 문화


“천형(天刑)이 아니라 ‘천혜(天惠)’의 삶였어요”

장영희 유고 산문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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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천형(天刑)같은 삶이라고? 나는 1급 신체장애인이고, 암 투병을 한다. 그렇지만 이제껏 한 번도 내 삶을 ‘천형’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솔직히 난 늘 내 옆을 지키는 목발을 유심히 보거나 남들이 ‘장애인 교수’ 운운할 때에야 ‘아참, 내가 장애인이었지’하고... (중략) ... 그러니 누가 뭐래도 내 삶은 ‘천형’은 커녕 ‘천혜(天惠)’의 삶이다."

지난 5월 9일, 57세의 일기로 별세한 장영희 서강대학교 영미어문 영어문화학부 교수이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사는 ‘천형의 삶’이라 일컫는 세간의 시선을 일축한다.

장영희 교수의 유고 산문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통해 ‘당신이 지금 힘겹게 살고있는 하루하루가 바로 내일을 살아갈 기적이 된다'는 희망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림, 작가 선정부터 제목, 책의 디자인 컨셉에 이르는 모두를 장영희 교수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그의 손을 직접 거쳐 완성 된 것.

장영희 교수는 저서 ‘내 생에 단 한번’ 출간 이후 월간 ‘샘터’에 연재된 원고 57편중에서 단행본에 수록할 것들을 가려내고 중복되는 내용들을 정리했으며 암투병 중인 병상에서 저자가 직접 한편 한편 글을 다듬었다.

이 책에는 2001년 미국 보스턴에서 안식년을 지내면서 체험한 경험들과 척추암 투병이야기, 다시 암이 간으로 전이돼 미국행을 포기하고 한국에 머물게 됐을때의 일들 등 장영희 교수 생애 마지막 9년간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의 제목은 김종삼의 시 ‘어부’ 중 한 구절인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를 변용한 것으로 그녀는 이 책을 통해 ‘희망의 기적’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다. 난 이책이 오롯이 기적의 책이 되었으면 한다."

암투병 환자, 장영희가 아닌 희망을, 기적을 이야기 한 저자는 아프고 힘들어서 하루하루 어떻게 살까 노심초사하며 버텨낸 날들과 앞으로 만들어나갈 ‘아름다운 기적’을 책을 통해 이뤄지길 소망했다.

장영희 교수는 그의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의 프롤로그를 통해 “나, 비가 되고 싶다‘를 제목으로 추천한 독자처럼 나의 독자들과 삶의 기적을 나누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나는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오롯이 기적의 책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다.

장영희 교수, 그의 저서를 읽고 신경숙 작가는 “이 책 속의 글들은 앞으로 나아간다. 뒤로 물러남이 없다. 폭포에서 투명한 물줄기가 힘찬 소리로 떨어질 때 같은 힘이 문장 속에 스며 있다. 체험에서 우러나온 새겨 두고 외워두고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이 냇물처럼 흘러 강을 이룬다. 읽다보면 에너지가 충전된다. 뭔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 보고 싶게 만든다. 이 글을 쓴 그는 이 세상 희망을 퍼뜨리는 바이러스임에 틀림없다!“고 전한다.

또 아나운서 최영아는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마음의 벽을 쌓아갈 때 장영희 선생님은 괜찮다고, 눈물 또한 삶의 일부분이며 어쩌면 행복의 작은 씨앗일지도 모른다고 위로해준다. 울먹이는 등을 토닥이는 따스한 손길을 느끼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살다보면 사람 때문에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무작정 사람을 피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곧 깨닫게 된다. 그 상처 또한 사람으로 인해 치유된다는 것을... 그리고 이 한권의 책으로 많은 위안을 받는다“고 방송인 박경림은 고백한다.

저서의 초입에 장영희 교수는 15년 전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시절, 차 안에서 ‘도둑맞은 논문’을 떠올리며 “15년이 흐른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가슴이 내려앉을 정도로 힘든 경험이었다. 그러나 그 경험을 통해 나는 절망과 희망을 늘 가까이 있다는 것. 넘어져서 주저앉기 보다는 차라리 다시 일어나 걷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미소 짓는다.

그리고 그는 "누군가 지금 불합격과 실패의 좌절을 안고 다시 시작하면서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둑에게 헌정한 내 논문을 보여 주면서 “인생이 짧다지만 '다시 시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15년 전 40살, 초입의 저자와 57세의 삶을 일군 장영희 교수는 그의 저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통해 또 다른 ‘희망의 기적’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가 암투병으로 57세의 힘겨운 생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따뜻한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까닭은 생전에 그녀가 가진 밝고 활력 넘치는 긍정의 힘이리라.

글 : 장영희
그림 : 정일
가격 : 1만 1500원

작성자윤미선 기자  milkkaram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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