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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제 장애인문화시대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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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문화진흥회 방귀희 회장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의미 없는 몸짓에 불과했었지만 이름을 불러주자 아름다운 꽃이 되었다. 문화예술에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는 장애인들은 그동안도 열심히 예술혼을 불사르고 있었지만 그것은 한낱 몸짓에 불과했다.

단지 장애인 이라는 이유로 문화예술로 인정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아까운 능을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런 안타까운 현실의 돌파구로 한국장애인문화진흥회가 오는 18일 창립된다. 장애인문예지 ‘솟대문학’을 18년 동안 제작하며 만났던 많은 장애문인들과 미술인들 그리고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지난해부터 장애인 예능인들을 모아 ‘꿍따리 유랑단’ 공연을 열심히 하고 있는 클론의 강원래 씨와 의기투합해서 사단법인으로 당당하게 장애인문화예술시대를 열려고 한다.

이제 장애를 가진 문화예술인들을 꽃으로 만들어주려고 한다. 시를 잘 쓰면 시인이고 노래를 잘 부르면 가수이고 연기를 잘 하면 배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넓은 인도 땅과도 바꾸지 않겠다며 소중히 여긴 사람은 다름 아닌 가난한 작가 세익스피어였다.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세익스피어는 다리에 장애가 있었다. 그는 앉아서 상상의 나래를 펴며 수많은 작품을 창작했던 것이다. 세익스피어에게 장애는 오히려 작품에 몰두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악상 베토벤은 음악가로서는 치명적인 청각장애 속에서 교향곡 9번을 작곡했다. 교향곡 합창 초연이 끝났을 때 그의 귀에는 환호하는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베토벤에게 청각장애가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그는 악성으로 추앙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세계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도 소아마비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장애가 심했다. 프리다는 화폭에 강인한 생명력과 자유를 담았는데 그것이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 세계 많은 사람들을 그녀의 작품에 끌어들였다.

지금도 얼마든지 세익스피어와 베토벤과 프리다가 탄생할 수 있다.
문화가 힘이다. 문화가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물 것이다. 문화는 소통의 촉매제이다. 그런데 장애인 문화는 여기에 감동을 더 한다. 따라서 장애인문화에는 두 배의 힘이 있다.

장애인문화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사회적 공연(Social Entertainment)을 활성화시켜야 하고
방송, 영화, 출판, 전시회, 공연 등 모든 문화예술활동에 장애인문화예술인을 일정 비율 참여시키는 공공쿼터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그러면 장애인은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갖고 일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우리 국민은 장애인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문화시대가 열리면 우리 사회가 한층 아름다워질 것이다.
작성자방귀희(사단법인 한국장애인문화진흥회 회장)  webmaster@cow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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