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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청소년과 함께 떠난 박물관 시간여행

장애인 맞춤 서울 관광 프로그램 개발 2차 시범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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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장애인복지기금을 받아 ‘장애인 맞춤 관광 프로그램 개발’ 진행하고 있는 한우리정보문화센터는 지난 7월 10일, 두 번째 시범 투어를 진행했다. 여섯 명의 장애청소년(지적장애, 뇌병변장애)과 함께한 박물관 투어는 역사를 가까이서 만나고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이현석     ⓒ이현석 전쟁기념관에서 헬기도 타고 고속정도 타고

장애인 맞춤 서울 관광 프로그램 개발 두 번째 시범 투어에는 자폐성 장애, 지적장애, 뇌병변장애가 있는 중․고등학교 남학생 6명이 참가했다. 처음 만나는 사이라 다소 어색할 수도 있었을 텐데 10대 특유의 친화력으로 분위기는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용산 전쟁기념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전쟁사 종합박물관으로 ‘전쟁’이라는 단어 때문에 무겁고 엄숙한 느낌을 주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를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역사교육장이다. 더불어 야외에는 넓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의 현장학습이나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인기가 좋다.

이곳에는 9,000여 점에 이르는 자료가 3층에 걸쳐 전시되어 있다. 1층 ‘전쟁역사실’에서는 선사 시대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이 땅을 지켜온 전쟁 역사와 각종 군사 유물을 만날 수 있고, 2ㆍ3층 ‘6ㆍ25 전쟁’실에서는 한국 전쟁에 대한 이해를 돕는 전시물과 조형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는 6ㆍ25전쟁 60주년을 맞아 기획한 ‘아! 6ㆍ25’ 특별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관 관람을 하려면 2층 매표소로 입장해 1층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계단과는 별도로 경사로가 마련되어 있어서 휠체어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이번 기획전시는 시간을 들여 읽어야 하는 설명 자료보다 이해가 빠르면서도 흥미를 더하는 시각자료에 중점을 둬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다. 실물 크기로 제작한 사진 조형물을 비롯해 피난시절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인형은 모형은 아이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고, K-21 보병전투장갑차, 국산헬기 ‘수리온’,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등 우리 국방과학기술의 세계적 수준을 보여주는 실물 크기 모형들은 남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현석
   
ⓒ이현석
   
ⓒ이현석
야외전시장 역시 볼거리가 많다. 참가 청소년들이 가장 신나했던 곳도 바로 이곳. 제2차 세계대전, 6·25전쟁, 월남 전쟁 등에서 운용했던 차량, 전차, 야포, 항공기, 장갑차, 함포, 잠수함, 레이더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관람객들이 직접 안에 들어가서 살펴볼 수 있도록 개방해놓았다. 아이들은 탱크 조정석에 앉아 보기도 하고 연못 위에 세워져 있는 고속정에 올라가 신나게 환호하기도 했다.

역사와 문화의 찬란한 만남, 국립중앙박물관

용산에 문을 연 지 올해로 5년이 된 국립중앙박물관은 여러 번에 걸친 세계문명전시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여러 장르의 공연을 기획해 ‘열린 박물관’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박물관이다. 국립중앙박물은 외국의 손꼽히는 박물관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영국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2009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수 조사에서 아시아 박물관 중에서는 1위를 했고 세계 전체로는 10위에 올랐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 또한 세계적 수준이다. 장애인은 관람권을 우선 발행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휠체어를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는 것은 물론, 청각장애인에게 전시를 수화로 설명해주는 ‘수화통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 정규 수화 통역을 둔 곳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유일하다. 현장접수도 가능하지만 예약자를 우선으로 진행하니 이용을 원한다면 인터넷이나 팩스로 희망 시간을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문의: 02-2077-9085)

시각장애인들은 음성 안내기를 활용할 수 있다. 음성 안내기는 상설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소장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최첨단 디지털 가이드로, 북마크 기능과 정보검색서비스를 연계해 소장품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해준다. 하지만 모든 유물이 다 지원되지는 않는다.

경복궁에 자리하고 있었을 때보다 3배 이상 넓어진 전시실 면적으로 전시관 전체를 관람하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설 관람하면서 곳곳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실이 잘 배치되어 있고, 휴게실이 아니더라도 곳곳마다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넉넉히 배치되어 있다.

   
ⓒ이현석
   
ⓒ이현석
   
ⓒ이현석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건물이라 화장실도 무척 잘 되어 있다. 장애인 화장실의 면적이 넉넉해 휠체어로 이동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었고, 화장실 대부분은 점자가 부착되어 남녀를 구별해서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전통 유물만 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곳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박물관 안에 있는 극장 ‘용’과 ‘열린마당’(무료 공연) 클래식·뮤지컬·무용·발레·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즐길 수 있고, 1층 문화상품점에서는 디자이너가 개발한 아름답고 실용적인 문화상품을 쇼핑할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상설전시실에서 다루지 못했던 주제를 재조명하거나 외국의 유물이나 새로 발견된 중요 유물들을 전시한다. 현재 기획전시실에서는 세계문명전 시리즈로 대영박물관 展 ‘그리스의 신과 인간전’이 열리고 있다. 기획전을 관람한 참여 학생들은 만화 ‘그리스 신화’에서 익숙해진 제우스나 헤라 등의 신을 실물 조각상으로 만나는 것이 무척 신기한 듯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웬만한 공원보다 훌륭한 자연 녹지를 자랑해 주말에는 가족 동반객과 출사를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웅장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모습이 비쳐 ‘거울못’으로 이름 붙여진 연못이 파란 하늘 아래 반짝이고 아래쪽 생태연못엔 여러 수초가 자태를 뽐낸다. 곳곳에 고즈넉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있어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는 휴식처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내부에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도 추천할 만하다. 연못 앞에 위치한 ‘거울못 레스토랑’은 박물관의 여러 행사가 열리기도 하는 곳으로, 거울못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주 메뉴인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모두 맛이 훌륭한 편이다. 전시를 즐기다가 다리가 아프다면 전시관 3층에 있는 ‘사유’에서 전통차 한 잔 음미해보는 것도 좋겠다. 여름이라 홍시를 갈아 만든 홍시 주스와 녹차 빙수가 인기다. 두 곳 모두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이현석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 하다고 했다. 특히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가까이서 보여주고 직접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박물관’이 딱딱하고 지루한 곳이라는 인식은 사라진 지 오래. 역사와 문화를 느끼기에 박물관만큼 좋은 장소도 없다.

오늘날의 박물관은 체험하고 즐기며 상상력은 물론 감수성, 예술 감각까지 키울 수 있는 복합문화테마파크다. 역사와 교육,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휴식이 어우러졌던 하루. 넓은 공간과 첨단시설, 장애인을 배려한 시스템으로 더 쾌적하고 즐거운 투어가 될 수 있었다.
작성자김도란(자유기고가)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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