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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김병무

오늘의 궁금이 …
5년 전 교통사고로 척수장애가 있다고 하신 40대의 아이디 흐르는 물님! 하반신 마비가 있어서 그동안 해 오신 정상위 대신에 이불을 쌓아놓고 그 위에 엎드려서 하는 후배위를 선호하신다고 하셨어요. 헌데 얼마 전부터 성관계할 때마다 질에서 방귀뀌는 소리가 난다고 민망하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이런 증상이 교통사고 휴유증이냐고 물으셨어요.

흐르는 물님!
그리고 그 남편분도 지난 5년간은 참으로 어려운 과정이었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 이러저러한 일이 있으셨을 텐데 남편분과 함께 그 어려운 고비를 이기시고 살아오신 걸 보면 대단한 분이실 거란 생각이 들어요.

더구나 이불을 이용한 새로운 체위까지 개발(?)해서 실행해 보신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나, 싶은 생각까지 드네요.

질에서 난다는 문제의 ‘방귀소리’는 교통사고 휴유증이 아닙니다. 처음 경험해 보셔서 당황하셨죠?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성관계 시 체위에 따라서 질에서 공기가 빠지는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소리 때문에 다소 분위기가 싸늘해졌을 수도 있겠지만, 성관계가 매번 로맨틱할 수는 없잖아요? 장애가 있든 없든 말이지요.

조항주 드림

▲ ⓒ일러스트 김병무

1986년,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나’라는 존재가 백마 탄 왕자 신분의 아빠와 신데렐라 엄마의 낭만적이고도 급조된 만남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쩌면 ‘사랑과 영혼’이니 ‘귀여운 여인’이니 하는 류의 영화를 볼 때마다 미간이 찌푸려지며 편두통이 도졌을 때부터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려나 요즘 시도 때도 없이 비슷한 종류의 e메일 상담을 읽을 때마다 전과 같은 편두통이 밀려든다.

각기 다른 고민들을 본 필자 마음대로 함축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머리 떼고 꼬리 떼고 글의 맥락을 짚어보면 대강 이렇다. 누군가와 오래도록 만나고 있다. 헌데 다른 누군가를 만나서 섹스를 해보니 생각보다 좋더라. 나는 둘 중에서 누굴 선택하면 좋으냐? 고 묻거나 어렸을 적 “참 잘했어요.” 라는 도장을 받고 싶어 하는 식이다.

조금 더 살을 붙이면 유부남이나 유부녀를 만나고 있는데 그가 나를 사랑하는 것인지를 묻기도 한다. 그때마다 본 필자는 “제발 그런 것쯤은 알아서 하란 말이야!”를 외치며 짐승처럼 울부짖어대기도 하지만 마음 한 구석 한켠으로는 스무 살을 넘어서 서른이 되어도 자신이 누군가와 섹스할지, 혹은 연애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된다.

조금 더 정직하게 후벼 파보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연후에 우아함까지 챙기려는 이기적인 인간을 대면하고 있기도 하다. 뭐, 누구나 선택의 갈림길에 있게 되기 마련이지만 말이다.

땀이 멈추지 않는 이상한 구월의 한낮!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던 친구의 이름을 모스포츠신문에서 본다. 과거 본 필자와 같이 S-워크샵을 주최했던 친구는 뉴질랜드에서 돌아와 섹스학교가 있어야 한다며 주장을 하더니, 이참에 섹스학교 커리큘럼이며 이름 짓기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모니터 화면에 빼곡하게 정렬된 이메일을 다시금 보는 본 필자는 뜬금없는 기원을 하게 된다. 섹스학교든 연애학교든 뭐든 좋으니 빨리만 만들어달라고 말이다. 구월이 가기 전에 친구에게 약발이 빨리 받게 하려면, 지금이라도 남들이 용하다고 말하는 대구 팔공산에라도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