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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하지 않는 서울의 밤하늘 아래

[사진이 사람에게] 아흔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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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순택
비정규직 빨래가 바람에 펄럭~
노동을 하고 싶어도 불안해서 할 수가 없고,
그 불안한 노동마저 짓밟아버리는 우리네 풍경이 펄럭~
“고용이 비정규직이면, 인생도 비정규직이어야 하는가?”
“우리에게 요구되는 모든 법들이, 왜 저분들에게는 요구되지 않는가?”
이런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못하는 서울의 밤하늘 아래,
6년째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가련한 천막 위에,
바로 거기에, 길게 늘어진 빨랫줄에,
놀고 있는 손들이 걸려 펄럭~
기울어가는 밝은 달이 빼꼼,
손들 사이에서 숨바꼭질하듯 고개를 내민다
손들이 춤출 곳은 거기가 아닌데, 손들이 거기서 춤을 춘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219-6번지 기륭전자 옛 사옥 앞
차가운 길바닥 위 빨랫줄에 걸려
손들이, 손을 놓고 있다
작성자노순택(사진가)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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