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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화에서 장애는 어떻게 재현되었는가

이달의 책: 보통이 아닌 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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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와 문학

편재라는 말을 사용하여야 할 정도로 장애를 지닌 인물들이 문학에 자주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초점을 맞춘 문학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최근 장애학이 익숙한 용어가 되어 가고 있고, 장애학적 시각에서 문학 텍스트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장애(인)와 문학의 접점에 대한 관심의 필요성은 재현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문학적 재현은 그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이념이나 세력과 상호작용하게 되고 재현의 결과, 생산된 이미지에 노출되는 독자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그와 같은 이념과 세력의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장애(인)에 대한 관심의 궁극적인 목적 중의 하나가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라면,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태도에 큰 영향을 주는 문학과 장애(인)의 접점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의 선구적 역할을 한 저서가 로즈메리 갈런드 톰슨의 『보통이 아닌 몸: 미국 문화에서 장애는 어떻게 재현되었는가』이다. 『보통이 아닌 몸』은 장애인이며 미국 브렌다이스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여성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톰슨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애 그리고 훈련받은 영문학과 여성학이 교차하는 곳에 초점을 맞춘 결과이다.

 

『보통이 아닌 몸』의 구성과 내용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1장(서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원저자의 저술 목적이 제시되고 있다.

 

“이 책에서의 내 목적은 장애를 인종, 젠더, 사회 계층, 민족이나 성적 취향과 함께 고려돼야 할 또 하나의 문화와 연관된 그리고 육체적으로 정당화된 다름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이 같은 용어들을 바꾸고, 몸의 문화적 구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것이다.”

 

2장에서는 톰슨이 분석과 재해석을 위해 기댄 여러 가지 이념과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인문학적 장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부분이다. 여기서 논의된 것으로는 톰슨 본인의 여성주의적 장애학, 어빙 고프먼의 “낙인” 개념, 메리 더글러스의 “불결한 것”의 개념, 미셸 푸코의 무표적 규범에 대한 생각 등이 있다. 2부 첫 장인 3장은 1840년부터 1940년 사이에 미국에서 기형인간쇼가 대단한 인기를 누린 역사적, 사회적 요소들을 확인하고 있다. 4장은 19세기 중반에 3명의 백인 여성 작가들이 생산한 감상적 사회 항의 소설, 즉 해리엇 비쳐 스토우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1852), 리베카 하딩 데이비스의 『제철소에서의 삶』(1861), 엘리자베스 스튜어트 펠프스의 『침묵의 동반자』(1871)에 장애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념적, 사회적 요인들을 분석해내고 있다. 5장은 톰슨이 흑인 여성 해방 소설이라 부르는 앤 페트리의 『거리』(1946)로 시작해, 토니 모리슨의 『가장 푸른 눈』(1970), 『술라』(1973), 『솔로몬의 노래』(1977), 『타르 베이비』(1981), 『빌러비드』(1987)를 거쳐, 오드리 로드의 자서전적 소설 『자미』(1982)에 등장하는 장애 인물들의 재현 과정과 그를 둘러 싼 장애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분석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에 초점을 맞추고 기형인간쇼, 감상적 사회 항의 소설, 흑인 여성 해방 소설을 재해석한 톰슨은 다음과 같은 최종 결론을 내린다. 첫째, 신체적 다름을 토대로 인간을 서열화하는 외모 정치학은 비판받아야 한다, 둘째, 장애는 보상이 아니라 수용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셋째, 장애에 대한 생각을 병적인 현상에서 정체성으로 전환해야 한다. 톰슨이 최종적으로 한 주장은 결국 “장애를 지닌 몸을 비정상, 결여, 일탈이 아니라 그저 보통이 아닌 것으로 보는 태도와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장애의 문학적, 문화적 재현을 주의 깊게 심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이 아닌 몸』의 중요성

『보통이 아닌 몸』은 인문학적 장애학, 특히 문학과 장애(인)의 접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독서이다. 장애학이 친근한 용어가 되어 가면서도 문학 연구 내에서 장애를 분명하게 정치화된 문제로서, 구성주의적 시각 내에 위치시키려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 『보통이 아닌 몸』은 그러한 결여를 메우려는 최초의 그리고 매우 의미 있는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 잠깐 언급하였듯이 이 책은 인문학적 장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이론들을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애를 여성주의 담론과 결합시켜 여성주의 장애 담론을 시도함으로써 (장애를 간과하거나 무시해 온) 기존의 여성주의가 드러내는 일부 한계를 보완해주고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와 문학과 사회 사이에 존재하는 긴밀한 연관성에 대한 관심을 자극할 것이고, 그 결과 수반되는 인문학적 장애학의 실천과 관련된 좋은 모형을 제시해 줄 것이며, 궁극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확장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작성자손홍일 대구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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