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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 강릉, 역사 문화 강릉

휠체어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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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허난설헌 생가터 입구

2016년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새해 첫 여행지는 강릉으로 결정했다. 그렇지 않아도 추운 겨울인데 ‘강원도’라는 지명만 봐도 추위가 몰려드는 것 같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강릉 하면 하얗게 눈 덮인 대관령을 떠올리거나, 찬바람이 세차게 부는 동해 바다가 먼저 떠올라 상상만 해도 추울 것만 같다. 하지만 필자는 겨울 필수 여행지 중 하나로 강릉을 꼭 추천하고 싶다. 산과 바다 같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도 좋지만, 강릉엔 흥미로운 역사 문화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강릉하면 떠오르는 역사 인물은 바로 율곡 이이(栗谷 李珥)다. 우리 삶에서 율곡 이이는 오천원권 지폐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생활과 가까이 했던 역사 속 인물이지만, 강릉에 가서야 율곡 이이에 대한 역사를 더 구체적으로 알아갈 수 있었다.

강릉 ‘오죽헌(烏竹軒)’에 가면 율곡 이이에 대한 이야기를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율곡 이이는 조선 성리학을 구축한 핵심인물이며,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를 아홉 번이나 할 만큼 엄청난 인재였다. 관직에 올라서는 백성을 착취하는 양반을 비판하며 백성의 생활 안정에 힘쓰며 청렴한 생활을 했다.

오죽헌에는 율곡 이이와 함께 이이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의 생애사도 접할 수 있다. 1504년 강릉 신명화의 딸로 태어난 신사임당의 본명은 신인선이다. 시와 그림에 능하여 최고의 여류 화가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또 율곡 이이를 훌륭하게 키워낸 교육방식도 오늘날까지 칭송 받고 있는데, 공부를 흥미롭게 할 수 있도록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자연스럽게 학습에 참여했다는 점이 상당히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오죽헌은 강릉 지역을 대표하는 역사 유적지이자, 한국 주택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집에 속하여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받아 보물 제 165호로 지정되었다. 이 곳에는 오죽헌 외에도 율곡의 영정이 모셔진 사당 문성사와, 율곡의 유품을 소장하고 있는 어제각, 율곡의 저서와 신사임당의 유족 등 유품이 전시된 율곡기념관과 강릉시립박물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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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헌(烏竹軒)

편의시설 Tip

지형상 다른 건축물에 비해 높은 위치에 있는 오죽헌에 접근할 수 있는 경사로가 완비되어 있었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경사로를 찾기 쉽도록 독특한 디자인의 안내가 있어서 관람에 용이했다. 단,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고 경사 끝에 턱이 있는 곳도 있어서 단독 방문 시 주의해야 한다. 장애인 화장실도 구비돼 있다.

 

율곡 이이와 함께 강릉의 대표적인 위인으로 허균과 허난설헌이 있다. 우리에게 허균은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의 저자로 익히 알려져 있고, 허난설헌은 허균의 누이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허난설헌은 허균 못지 않게 여류 시인으로 그 명성이 대단했다. 시와 그림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던 허난설헌의 시집은 당시 중국과 일본에도 번역이 되어 격찬을 받았을 만큼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강릉시 초당동에는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이 있다. 저 멀리 경포호가 보이고, 우거진 소나무 숲 사이에 오래된 한옥이 바로 허균과 허난설헌의 생가터이다. 생가터 근처에는 허균과 허난설헌의 생애사와 문학작품을 전시해 둔 허균·허난설헌 기념관도 있다. 역사 유적지라 하면 지루하고 딱딱한 분위기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 곳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은 관람객들이 허균과 허난설헌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또, 가족 단위 방문객이 모여 휴식을 취하며 역사문화와 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공원이 조성돼 있었다.

 

편의시설 TIP

허균·허난설헌 생가터 대문에 큰 턱이 있어 휠체어로 진입하기 어렵다. 반면 기념관은 경사로가 조성되어 있어서 휠체어로 진입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기념관 내부 복도가 상당히 좁아 부피가 큰 전동휠체어로 진입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수동휠체어는 가능하다). 장애인 화장실은 기념관 밖에 위치해 있는데, 경사로 끝에 약간의 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가지 더. 초당동에서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만 보고 가면 섭섭하다. 초당동에 온만큼 초당 순두부를 꼭 먹어보자. 순두부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초당 순두부는 이곳 강릉에서만 맛볼 수 있는데, 필자는 여러 가지 순두부 중에서도 요즘 뜨겁게 떠오르는 짬뽕 순두부를 맛보았다. 짬뽕 순두부의 얼큰함이 코끝을 시리게 했던 추위를 달아나게 만들었다.

초당동에서 경포호 맞은편을 바라보면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과학 박물관(이하 참소리 박물관)’이 있다. 조금 어지러운 건물 외관 때문에 필자는 처음에 선뜻 박물관 내부로 들어설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필자는 무릎을 탁 쳤다. 참소리 박물관이야말로 강릉 여행의 필수코스라고 추천하고 싶을 만큼 재미있고 유익했기 때문이다.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 이름이 상당히 긴 이 박물관은 손성목 관장이 40여년간 수집한 60개국의 축음기를 모아 1992년 처음 박물관을 개관한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2007년에는 경포호수 주변으로 재 이전했는데, 개인이 수집한 수집품들이라고 하기엔 그 규모가 실로 어마어마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참소리 박물관에서는 1800년대 축음기에서부터 근대에 개발된 전축과 라디오까지 소리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아주 오래 전 음악을 듣기 위해 사용했던 실린더와 LP판을 이용한 축음기까지 음악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돼 왔는지 그 역사를 볼 수 있었다.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 바로 옆에는 에디슨 박물관이 있다. 축음기와 에디슨은 상당히 깊은 관련이 있다. 바로 축음기를 발명한 사람이 에디슨이기 때문이다. 참소리 박물관에서는 전시된 축음기에 이어 자연스럽게 에디슨의 발명품들을 접할 수 있도록 박물관 두 곳이 이어져있다. 에디슨 박물관에는 가장 대표적인 발명품인 전구와 축음기, 영사기는 물론 전기자동차와 세탁기, 오븐 등 오늘날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발명품들이 가득하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곳 에디슨 박물관에 전시된 에디슨의 발명품이 무려 800여점이며, 그 중 축음기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에디슨 박물관보다 더 많은 진품이 전시돼 있다. 과학 교과서에서나 볼법한 에디슨의 발명품을 강릉에서 이렇게 쉽고 가깝게 만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다만 박물관에 전시품이 너무 많아 작품마다 설명이 구체적으로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박물관 도슨트가 수시로 방문객들에게 쉽고 유익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으니 참소리 박물관에 간다면 반드시 도슨트의 안내를 받아 관람을 해보자. 시간이 금새 지나갈 만큼 흥미롭다.

 

편의시설 TIP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은 휠체어로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 그러나 에디슨 박물관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없어 2층은 휠체어로 접근할 수 없다. 도슨트의 안내를 받아 관람을 하게 될 경우, 휠체어 이동 경로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장애인 화장실의 경우 일반 화장실 내 전용 칸이 마련되어 있으나 크기가 작아 전동 휠체어로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

 

강릉의 역사 문화 여행도 흥미로웠지만, 그래도 강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동해 바다이다. 강릉 경포해변을 끼고 있는 솔향기 공원에는 휠체어가 다니기 좋은 소나무숲 산책로와 해변 산책로가 있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휠체어로 해안가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하지만 추운 겨울 산책로에서 차가운 바닷바람을 마주하기 싫다면, 경포해변 아래 있는 안목 해변으로 가면 된다.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동해 바다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 한잔 하며 분위기에 취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필자는 안목해변 커피거리에 들러 고소한 풍미가 가득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며 겨울 바다를 잠시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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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설 TIP

안목해변 커피거리의 일부 카페만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다.(주로 커피체인점 위주) 장애인 화장실은 커피거리 근처 해맞이 공원에 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바닷가도 싫다면 남강릉 IC 근처에 있는 커피공장 <테라로사>는 어떨까. 강원도 어느 한적하고 작은 마을에 운치 있는 커피공장이 있다. 유럽의 어느 카페 못지 않게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커피 한 잔하며 여유롭게 여행을 마무리해도 좋을 것 같다.

 

편의시설 TIP

입구에 10cm가량의 턱이 있으나, 직원의 안내를 받아 출입할 수 있다. 실내가 조금 좁아 부피가 큰 전동휠체어는 회전 시 주의해야 한다. 장애인화장실은 없다.

 

글·사진 홍서윤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대표
KBS 3Radio 내일은 푸른 하늘: ‘토요일엔 다함께 떠나요’ 진행
여행블로그 <Travel with wheels> 운영

작성자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대표 홍서윤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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