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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여행하며 장애인 접근성 조사하느라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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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스펙전쟁이 시작된다. 학기 중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 새도 없이 자격증과 해외연수, 인턴 등 이력서 한 줄을 추가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자기계발이라는 포장 속에서 자격증, 영어, 대외활동이 취업의 공식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쟁에서 잠시 비켜나 여름방학을 보내는 50명의 대학생들이 있다. 토익책 대신 줄자와 각도기를 들고, 책상 앞이 아닌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장애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뜨거운 10박 11일을 보낸 하모니원정대 대원들이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이 무더운 여름 더위와 물리적 장벽에 맞서고 있는 걸까?

 

“누구나 여행할 수 있는 세상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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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원정대가 활동을 하는 여름은 휴가의 계절이다. 집을 떠나 관광지로 모인 인파들로 가득한 진풍경이 펼쳐진다.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사람들 중 장애인은 얼마나 될까?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교나 직장에 다니는 것도 쉽지 않은 그들은 여행은 그저 꿈이라고 말한다. 무더위를 이겨내고 시원한 여름을 나기 위해 휴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관광지를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여행하기란 어렵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수 약 250만 명이다. 이 중 여행을 희망하는 장애인은 93%로 대부분이 여행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2015년 보건복지부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여행을 경험한 비율은 9.8%에 불과한 약 24만 명으로, 국민 전체 국내여행 경험 87.9%(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여행실태조사)와 비교하면 8배나 차이가 난다.

여행에 대한 욕구가 있음에도 여행을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이동편의시설 부족이 74%로 가장 컸고, 장애인여행상품 부재가 그 뒤를 이었다. 하모니원정대에 참여한 장애학생들의 경우만 보더라도 장애인 관광활동의 현실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장애학생들은 여행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손에 꼽힐 정도였으며,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여행을 가더라도 출입구의 턱과 장애인 화장실과 같은 편의시설 부재 때문에 제대로 여행을 즐기지 못하고 돌아온 경험을 가진 이들이 대다수였다.

하모니원정대는 장애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열린 관광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3년부터 장애대학생과 비장애대학생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50명의 하모니원정대가 10일간의 대장정을 다녀왔다.

 

장애인 관광활성화를 위해 전국을 누비는 청춘들

2013년 출범한 하모니원정대는 사단법인 그린라이트와 기아자동차가 함께 하는 대학생 프로그램으로, 장애대학생 2명과 비장애대학생 3명이 한 팀을 이뤄 전국 문화관광지의 장애인 관람접근성과 관광편의시설을 조사한다. 조사대상은 문화관광지의 장애인 전용 화장실, 주차구역, 주출입구 문턱의 높이, 접근로의 경사로 여부, 경사로의 기울기, 장애인 관람 및 이용 편의시설 설치 여부 등이다.

1기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총 164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해 359개 지역에 방문, 587개의 관광지의 장애인 관람접근성을 조사해 96개의 무장애 관광지와 169개의 일부개선필요 관광지를 발굴했다. 특히 2016년부터는 문화관광지의 관광편의시설 정보제공뿐 아니라 무장애 여행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활동기간 동안 다양한 경험과 가치들을 공유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대학생들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장애인 관광활동에 대한 인식 개선에 앞장서기도 한다.

 

어김없이 이어진 하모니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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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어김없이 하모니원정대의 도전은 이어졌다. 지난 7월 11일 서류합격자 중 최종 참가자를 선발하는 면접이 진행돼, 총 50명의 학생들이 선발됐다. 이들은 7월 25일 발대캠프를 시작으로 10박 11일 동안 뜻깊은 여름방학을 보내고 8월 4일 해단했다. 올해에는 더욱 폭넓은 여행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문화관광지, 체험관광, 맛집 탐방 등을 확대 조사했으며, 각 지점을 연결한 무장애 여행코스를 개발했다.

하모니원정대에 참여한 대학생 전 군은 “중학교 시절 수학여행에 참여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하모니원정대를 통해 또래 친구들과 여행하며 달래보았다”며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또 휠체어를 밀어주는 친구들에게 미안해 늘 집이나 학교에만 있었다는 대학생 송 양은 “하모니원정대가 꿈을 향해 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됐다. 장애가 장애물이 되지 않는 세상이 올 때까지 여행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 하모니원정대의 활동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여행정보는 기존 책자형식과 초록여행 홈페이지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자립에 대한 자신감, 흥미진진한 경험, 다양한 커뮤니티까지 네 가지 테마로 진행된 장애인식개선 캠페인은 UCC 형식으로 초록여행 홈페이지와 동영상 콘텐츠 업로드 사이트(유투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작성자글. 채수연/사단법인 그린라이트 매니저  cowalk1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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